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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에세이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1~3 - 김용옥

by 릴라~ 2008. 9. 7.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1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김용옥 (통나무,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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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재미있었다. 불교 관련 책을 많이 읽어보진 못했지만, 내게 있어 이 책의 큰 장점은 수행승들의 언어가 아니라 학자의 래디컬한 언어로, 그것도 쉽게 쓰인 점이다. 논리가 명쾌했고, 그간 희미했던 부분들이 많이 맑아졌다.

1권은 대승불교 이전의 원시 불교, 그 중에서도 인간 고타마 싯다르타의 생애를 추적하고 있는데, 고행이나 선정 수행 모두 당시 인도 문화권에서는 보편적인 수행 방식이었다는 점, 고타마 싯다르타는 이미 그러한 방식의 수행을 체험하고 넘어서 있었으며, 그에게 문제가 된 것은 그러한 수행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인간의 현실적 고통이었고, 그가 궁극적으로 강조한 것은 열반/해탈이 아니라 (열반/해탈은 모든 종교에 나타나는 것으로 불교의 특징이라 일컫기 어려움) '일체를 알았다'는 연기에 대한 깨달음이었다는 점이 내게 새롭게 다가왔다.

그것은 범아일여론 또는 우주와의 합일 사상이 그 진술 안에 내포하고 있는 심신이원론을 깨트리는 혁명적인 앎, 대각이었다고 도올은 말한다.

2권은 도올이 인도 여행 중에서 생각하고 느낀 바를 소개하고 있는데 담담한 내용이었으나 내겐 기존에 나온 그 어떤 인도 여행기보다 의미 있었으며 3권은 불교를 주제로 한 달라이라마와의 진지한 토론을 담고 있는데 역시 좋았다.

책 중간중간에 도올 선생의 학문적 고민과 인간적인 고뇌가 솔직하게 드러나 있어서 더욱 재미있게 읽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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