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최고의 독설가, 마이클 무어. 현실 풍자에 있어 가히 천재적이라 할 만하다. 이 책에서 그는 911의 비극을 둘러싼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고 그것을 알리고자 애쓴다. 영화 화씨 911의 원작이 된 책이라 한다.
잘못된 현실에 펀치를 날리는 그의 블랙 유머에 가슴 시원하게 웃으며, 동시에 그 비꼬인 현실에 마음 아파하며 읽었다. 그가 진정한 애국자임을, 얼마나 자기 나라 미국을 사랑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책에서 그는 부시 가문과 빈 라덴 가문, 사우디가 어떤 사업 파트너인지 그들이 어떤 이익으로 얽혀 있는지를 상세히 설명한다. 부시는 상식 밖의 대접으로 그들을 배려했으며, 반대로 자기 국민들이 겪는 고통엔 관심이 없었다.
책 내용 중에서 단연 압권은 저자가 부시를 이길 수 있다고 추천한 인물이다. 그는 다름 아닌, 흑인이자 여성이면서 전 미국인의 사랑을 받는 휴머니스트, 오프라 윈프리!!!
이 대목에서 폭소를 터뜨리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는 오프라라면 부시를 이길 수 있다고, 비록 오프라 윈프리 쇼라는 좋은 프로그램을 잃게 되지만, 우리는 날마다 오프라가 미소를 지으며 미국인에게 말하는 걸 들을 수 있다고, 오프라가 부드럽게 '제가 여러분을 돌보겠습니다.'라고 하면 안 넘어갈 사람이 없다고 그는 말한다. 토론에서 부시가 헛소리하면 '닥터 필에게 가세요'라면 끝이라고. (닥터 필은 오프라 윈프리쇼에서 사람들을 상담해주는 정신과 의사)
저자가 자신의 증손녀와 설정한 가상의 대화도 마음에 남는다. 우리 세대는 다음 세대를 전혀 배려하지 않고 지구의 자원을 마구 낭비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우리의 자녀들이 살아갈 세상의 모습이 어떠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들에게 자원이 고갈된, 황폐한 땅이 아니라 아름답고 평화로운 세상을 물려줄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저자의 용기, 지칠 줄 모르는 투쟁에 경의를 표한다. 사람만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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