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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어록 - 김구 (도진순 엮고보탬) 백범어록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김구 (돌베개, 2007년) 상세보기  이 책은 1945년에서 1949년까지 백범 김구 선생의 어록을 수록한 책이다. 귀국에서부터 서거하실 때까지의 기자회견, 신문과 방송에 발표된 글들, 성명서, 담화문, 추도사, 대담, 편지 등을 시기별로 일목요연하게 엮어놓았다. 이 책의 특별한 점은 백범 김구 선생의 마지막 모습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글들이 대부분 특정한 사건과 관련되어 씌어진 것이어서, 그가 무엇을 고민했고 어떤 방식으로 해결을 모색했는지를 알 수 있다. 해방 직후부터 6.25 전까지 극심하게 요동치던 국내외 상황을 개괄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것도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이다. 그는 통일 없이는 완전한 독립이 불가능하다고 보았고, 반탁, 우파 협력,.. 2009. 7. 13.
미치겠다 - 지리산댐 이런 류의 뉴스, 사실 더 이상 놀라운 일도 아닌데, 그래도 너무나 놀랍다. 지리산에 케이블카 놓는다 했을 때도 쟤들이 미쳤나 했는데, 이제 댐이라니...허거걱... 그 아름다운 함양 마천이 물에 잠긴다고 한다. 88고속도로 지나 지리산 IC 거쳐 마천 - 백무동 가는 길은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아름다운 길, 수없이 갔던 길인데... 제발 지리산 부근은 그냥 냅두길... http://myjirisan.org/home/ 2009. 7. 12.
세파가 남기는 것 세파는 두 가지 종류의 사람들을 만든다. 살아가는 동안 파도에 자신의 모든 부드러운 면이 다 깎여나가고 억세고 모난 부분만 남은 사람. 또는 자신의 강인한 기질이 다 깎여나가고 부드러움만 남은 사람. 물론 전자보다는 후자가 더 아름답다. 그러나 아름답지만 슬프다. 고교 시절 날카롭고 입바른 소리를 곧잘 하셨던 선생님을 7, 8년 후에 우연히 만난 적이 있는데 그 부드럽고 둥글둥글해진 인상에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그 모습이 좋지 않은 건 전혀 아니었지만, 그 선생님을 다른 분과 구별시켜 주던 그 또렷한 눈빛이 사라져서 왠지 슬펐던 기억. 부드러움을 간직하되 가슴 속에는 언제나 세태와 맞서는 칼날 하나를 품은 사람, 약자에게는 한없이 겸손하되, 강자에게는 참으로 당당한 사람, 그가 바로 노무현이었다. 세파.. 2009. 7. 12.
사람을 겁먹게 해서는 안 됩니다 - 노무현 표적 수사/기사는 조폭보다 더 무서운 권력의 행패 "사람을 겁먹게 해서는 안됩니다. 범죄는 처벌해야 되지만, 선별적으로, 권력이 선택해서 누구는 뒷조사하고, 누구는 뒷조사 안하고 이런…. 표적을 맞춰놓고 수사하고 기사쓰고, 취재하고 기사쓰는… 그 사회는 말하자면… 국민을 겁주는 권력이 행패를 부리는 것이거든요. 조폭은 경찰이 잡아나주지… 이 사회에 경찰도 못잡는 조폭보다 더 무서운 존재들이 있어요. 법에서 주어진 이상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개인이나 집단과 우리가 끊임없이 부단하게 싸우지 않으면 안됩니다. 부단히 월권과 싸워야 합니다. 부단히 완장과 싸워야 합니다. 완장. 완장은 심부름 하는 놈이지 지가 행세하는 놈입니까? 행세하는 완장과는 부단하게 싸우지 않으면 안됩니다.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그 의무.. 2009. 7. 7.
낯선 곳의 아침 - 제주올레 10코스 낯선 곳에서 맞는 아침은 시간의 다른 차원 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우리를 둘러싼 많은 것들이 다르게 지각된다. 잠에서 깨어날 때 피부에 닿는 공기의 질감이 다르고 창으로 비쳐드는 햇살의 강도가 다르고 차창을 열면 만나는 풍경의 색감이 다르다. 아침 밥맛이 다르고 식후에 마시는 차맛의 깊이가 다르고 하루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단 일박일지라도, 아침에 출발해서 저녁에 돌아오는 일정이 주지 못하는 시간의 깊이를 우리에게 선사한다. 여행지에서 맞이하는 모든 아침은 그래서 '세상의 첫 아침'이다. 이 아침의 신성한 기운이 좋아서 가끔 누구도 이 공간에 들여놓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예전에 누구와 여행할 때도 문득 스쳐가는 생각에 나 스스로 놀란 적이 있다. 상대방이 알면 섭섭하겠지만 이 아침을 홀로 만끽하.. 2009. 7. 7.
소크라테스 두 번 죽이기 - 박홍규 저자의 관점에서 보면 소크라테스는 그리스가 보장하는 민주주의 안에서 마음껏 반민주적인 사상을 설파했던 '엘리트' 철학자였다. 민중을 경멸했으며, 모든 그리스인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덕이자 의무로 생각하고 있던 시대에 그것을 부정했고, 자유 도시의 관점에서 아테네를 바라보지 않고 스파르타를 칭송했다. 그러나 그는 스파르타로 망명갈 생각은 전혀 없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아테네의 직접 민주정치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소크라테스가 과연 어떤 사상을 지니고 살았는지, 왜 그리스 민주정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소크라테스가 위험 인물로 비추어질 수밖에 없었는지를 조목조목 증명한다. 그리고 분명하게 잘라 말한다. 자신은 모든 종류의 독재자가 싫고 소크라테스도 거기에 포함된다고. 그런데 저자가 정말.. 2009. 7. 6.
처절한 정원 - 미셸 깽 처절한 정원(개정판)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미셸 깽 (문학세계사, 2005년) 상세보기 과거에 대한 기억을 잊어버린다면 어떻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겠는가 - 책에서 불과 60장 정도 분량의 소설이 프랑스 문단에서 일 년 넘게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다는 책 소개에 이끌려 집어든 책인데, 별 기대 없이 읽었는데,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다. 이야기는 1999년 프랑스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한 재판 장면에서 시작된다. 비시 정부에서 일하면서 유대인 학살 등에 관여한 사실을 감추고 전후 프랑스 고위직을 두루 거쳤던 모리스 파퐁에 대한 전범 재판이다. 그 사건을 계기로 작가는 자신의 어릴 적 추억과 아버지와 삼촌, 숙모를 둘러싼 가족사의 비밀을 하나씩 벗겨나간다. 비시 정부 하의 프랑스 법.. 2009. 7. 4.
김대중 대통령 추도사 우리가 깨어 있으면 노무현은 죽어서도 죽지 않습니다. 나는 지금도 그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동교동에서 독일 〈슈피겔〉 지와 인터뷰를 하다가 비서관으로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때 나는 “내 몸의 반이 무너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왜 그때 내가 그런 표현을 했는지 생각해봅니다. 그것은 우리가 함께 살아온 과거를 돌아볼 때 그렇다는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나는 노 전 대통령 생전에 민주주의가 다시 위기에 처해지는 상황을 보고 아무래도 우리 둘이 나서야 할 때가 머지않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러던 차에 돌아가셨으니 그렇게 말했던 것입니다. 나는 상주 측으로부터 영결식 추도사 부탁을 받고 마음속으로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지 못했습니다. 정부 측에서 반대했.. 2009. 7. 3.
사람 사는 세상으로 가는 길 - 노무현 2007년 6월,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 평가포럼 '21세기의 한국, 어디로 가야 하나'에서 부분 발췌함 1.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세상을 사랑 합니다.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불의에 대해서 분노할 줄 알고 저항합니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탐구해서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방도를 찾고 뜻을 세우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 행동합니다. 사람을 모으고 설득하고 조직하고 권력과 싸우고 권력을 잡고 그리고 정책을 실행하고 이렇게 정책을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서, 보다 좋은 세상을 위해서 참여정부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참여정부가 그동안 많이 흔들렸습니다. 지금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참여정부를 흔들고 깎아내리는 사람도 있고, 여론이 또 이것을 따라가고, 그렇지요? 언론.. 2009. 7. 1.
인간의 깊이가 결정되는 지점  예전에 누가 그러더라. 한 인간의 그릇의 크기는 그가 세상과 맞선 그 지점에서 결정된다고. 공부를 하다보면 총명한 사람들을 더러 만난다. 그런데 거기까지다. 총명한데, 머리 회전이 빠른데, 깊이가 없다. 가볍고 얄팍하다. 대화가 더 이상 진전되지 않는다. (홍정욱 같은 이도 머리야 얼마나 좋겠는가. 삶은 영 아니올시다지만..) 목표는 있는데 영감이 없고 야심은 있는데 비전이 없고 이용/적용은 있는데 고민/철학이 없고 이론은 있는데 실천이 없고 지식은 있는데 미학이 없고 행함은 있는데 분노가 없는... 사무침이 없는... 후자가 없는 까닭은 세상의 모순/편견/불합리와 정면으로 마주한 경험이 없어서다. 결국 한 인간의 깊이는 그의 존재가 세상과 부딪힌 그 지점에서 결정된다. 그가 만난 세상의 크기, 그.. 2009. 6. 29.
안덕계곡에서 화순해수욕장까지 - 제주올레 9코스 다정한 숲길, 안덕계곡 박수기정을 지난 길은 들판과 마을을 거쳐 안덕계곡으로 이어진다. 안덕계곡 숲길은 9코스의 하일라이트였다. 거칠고 험한 자연이 아니라, 누군가 귓전에 속삭이는 것 같은 다정한 숲길. 전설에 따르면 태초에 7일 동안 안개가 끼고 하늘과 땅이 진동하며 태산이 솟아날 때, 암벽 사이에 물이 흘러 계곡을 이루며 치안치덕(治安治德)하는 곳이라 하여 안덕계곡이란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예로부터 많은 선비들이 찾던 곳으로 김정희, 정온 등도 이곳에 유배되어 후학을 가르치고 절경을 즐겼다고. 그 시절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남아있지는 않겠지만(귤밭 등으로 훼손되었다 함), 나는 뭍에서 만나기 어려운 고요한 계곡길의 정취에 반했다. 그 길에서 아무도 만나지 못했지만, 부드럽고 나직하고 맑고 가벼운 .. 2009. 6. 29.
길 위에서 길을 묻다 예전에 서프 논객(김동렬님이었던가) 글에서 읽은 내용이다. 국민을 널리 모으려고 '참여 정부'라는 이름을 지었는데, 참여하려는 국민이 없다고, '참여 정부'를 자신의 정부로 생각하는 국민이 없고 '참여 정부'의 성공을 우리 모두의 성공으로 여기는 국민이 없다는... 대충 그런 내용이었고... 그래서 '참여 정부'라는 이름이 참 뼈아프게 다가왔던 기억이 있다. 뒤늦게 철학자 김상봉님의 추도사를 읽었다. , , 등의 책을 통해 만난 적이 있고 악에 저항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 한국 도덕교육의 문제점을 고발한 '도덕 교육의 파시즘'은 특히 마음에 깊게 남은 책이다. 추도사에 담긴 절절한 자책이 심금을 울린다. 노무현 대통령의 성공과 한계는 한 시대의 성공과 한계이고 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성공과 한계.. 2009. 6. 28.
들뢰즈의 기여 및 한계 - 이성백 이성백 에서 결론만 옮김 최근 읽은 글 중 가장 균형잡힌 시각을 보여줌 (1) 들뢰즈는 차이의 개념을 통해서 사물의 근원적인 존재방식을 파악하는 데에 있어서 새로운 시각을 열어 놓았다. 대립과 모순을 사물의 근원적인 존재방식으로 이해하면서 변증법이 차이를 적극적으로 사유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변증법의 한계를 적절하게 지적하였다. 모순이 아니라 차이가 사물의 근원적인 존재 방식이고, 모순은 차이로부터 파생된 개념이다. 변증법은 모순을 사물의 근원적인 존재 방식으로 고정시킴으로써, 차이를 제대로 사유할 수 없었다. 사물들 사이의 관계를 모순으로만 봄으로써, 변증법은 관계를 부정적 관계로만 파악할 수밖에 없었다. 차이의 긍정은 사물들 간의 관계를 긍정적 관계로 개념화할 수 있는 사유의 길을 열었다. 변증법의 확.. 2009. 6. 28.
들뢰즈 철학에 대한 비판 1. 홍준기 : 들뢰즈의 영향으로 ‘모순’이라는 범주를 불필요하거나 ‘부차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국내의 프랑스 철학 연구자들 사이에 생겨나는 경향이 있다. --> 신지영 : 차이 그 자체의 영역에서 부정이나 모순을 대체하는 개념은 무엇일까. 그것은 차이가 아니라 거리이다. 거리와 간격이 존재하는 이 영역에는, 들뢰즈가 말하듯 조금도 미규정적이지 않은 부정 관사나 부정 대명사, 미분화된 것은 아니지만 과정을 나타내는 부정법 동사, 사람이 아니라 사건을 지칭하는 고유명사가 우글거린다(디알로그 146). 들뢰즈의 차이가 부정을 내포하지 않기때문에 규정도 조직도 생각해내지 못했다는 것은 그러므로 오해다. 2. 신지영 : 라깡이 분석의 끝을 이야기한다고 하지만, 시니피앙으로 이루어지는 분석을 통해 시니피앙.. 2009. 6. 27.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좋아하는 사람들,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한 세상을, 한 시대를 함께 헤쳐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가진 것이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중요한 것은 그런 것이 아니라, 성공/명예/권력 그런 것이 아니라 누구를 만날까, 그들과 무슨 뜻을 공유하면서 한 세상을 헤엄쳐 나갈까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삶의 모든 문제가 사라지기를 희망하지 않고.. 그것들은 우리에게 다른 시각/삶을 열어주는 열쇠이므로.. 문제들을 껴안고 가족/친구/이를 모를 벗들과 함께 삶의 크고 낮은 모든 파도를 넘어가는 것. 도도하게 파도를 타는 서퍼처럼. 문제를 넘고 자신의 벽을 넘고 사회의 벽을 넘고 시대를 넘고.. 사랑의 힘, 진리의 힘, 아름다움의 힘으로... 그렇게 살면 한 생을 잘 살았다는 생각.. 2009.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