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다큐

신경 끄기의 기술 / 넷플릭스 다큐 __ 우리는 특별하지 않다

릴라~ 2024. 1. 5. 21:54

 

동명의 책이 있나보다. 책의 내용과 얼마나 겹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자가 직접 등장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솔직히 재미있다고는 말 못하겠다. 마약에 빠져 보냈던 저자 자신의 청년 시절의 경험과 2차대전이 끝나고도 30년을 필리핀 정글에서 숨어 살았던 오노다 중위의 이야기가 나란히 전개되는데, 이야기들의 초점이 분명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주 인상적인 대목이 하나 있었다. 70년대부터 '자존감'을 중시하는 교육관이 등장하면서 부모와 교사들이 아이들을 향해 '너는 특별하다'고 가르쳤다는 것이다. 한 세대의 아이들이 그러한 가치관을 지니고 성장했다. 저자는 그것이 가져온 해악을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나는 특별하다고 여기는 아이들은 특권 의식을 지니게 된다. 나는 이러저러한 것들을 누릴 만한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것, 가지고 있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된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실제 그렇다. 그리고 현실이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는 분노가 따라온다. 저자가 십대에 마약을 학교에 가져온 이유도 자신은 특별해서 걸리지 않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경찰이 출동하면서 그 신념은 단번에 부서지고 말지만. 

 

진실은 우리 모두, 그 누구도 특별하지 않다는 사실에 있다. 내가 특별하다는 자아상을 만족시킬 만한 것이 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더 중요한 건 우리가 특별하지 않다는 사실이 우리의 행복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확고부동한 행복은 타인에 대한 우월감이 아니라 내가 살아 있는 이 순간, 이 시간과 공간의 맛과 향기를 온전하게 느낄 때, 내적 안정감과 평화가 깃들 때 찾아오므로.

 

자신이 특별하지 않다는 사실로 고통 받는다는 건 이 시대의 질병일 것이다. 정신적 성숙이란 우리 자신이 특별하지 않음을 받아들이고, 밤하늘의 이름 없는 무수한 별들이 반짝이듯 그저 우직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그저 우리 자신이기에 소중할 뿐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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