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 노벨상, 마땅히 받을 만한 사람이 받았다
어젯밤 친구가 톡을 보내왔다.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아~~
평소 한류에 상당히 시니컬한 나도
(아이돌 양성 과정이 무슨 예술이냐고)
정말 깜짝 놀라고 가슴이 벅찼다.
이건 정말이지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야…
한국 근대사의 깊은 어둠 속,
정치와 어긋난 욕망이 겹겹이 엉켜
사회가 길을 잃고 혼탁할 때도
한국문학은 언제나 살아있었다.
언제나 시대를 정직하게 응시하고
세파에 휩쓸려가지 않고
어둠 속에서 올빼미눈으로 어둠을 갈라온
수많은 작가들이 있었다.
왜 한강이냐고?
한국문학이 번역의 장벽 땜에 제대로
조명받지 않은 탓도 있지만
노벨상 선정위원회의 수상 이유가 핵심을 말해준다.
“실험적인 문체, 시적 산문”
가끔 이게 시인가, 소설인가 싶을 만큼
섬세하고 은유가 풍부한 문장,
과거와 현재, 산 자와 죽은 자를 넘다드는
예상을 뛰어넘는 스토리텔링의 힘,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정말 치열한 진실 추적.
한강은 역사성과 시대성을 담보함은 물론
사회적 폭력 앞에 개인적 연약함을 여성적 감수성으로 조명하고
독창적인 문체와 서사까지 모든 걸 갖춘 작가다.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만큼.
마땅히 받아야 할 작가가 받았다.
“작별하지 않는다” 책 뒤편 추천사에
‘정말 사력을 다하는 작가’란 말이 나오는데
읽으면 안다. 정말 사력을 다한 작품이고
피로 쓴 문장이라는 걸..
노벨문학상 소설을 원서로 읽는 감동을 누릴 분께
한강 소설을 추천하자면
채삭주의자 - 내 취향 아님. 요건 호불호 갈리는 독창적이고 미학적인 작품.
희랍어시간 - 시인지 소설인지, 다만 작가 감수성 보고 천재구나 했음. (다시 읽어봐야겠다)
소년이 온다 - 고통스런 이야기지만
다른 작품보다 서사가 분명해서
처음 보시는 분은 이 작품 젤 추천.
작별하지 않는다 - 예상치 못한 깊이에 놀라면서
나도 모르게 울고 있음. 마치 동굴 입구는 좁지만
그 너머 까마득한 낭떠러지가 있는 것처럼.
소년이 온다 다음으로 추천.
흰 - 기억이 안 나네, 대충 봤나 봄. 다시 보자.
사람들이 한강 작가 시집 좋다는데 그것도 봐야겠다.
소년이 온다, 10주년 리커버판 소장용으로 산 것을
찾아 꺼내어 흐뭇하게 보면서…
내용이 넘 아파서 다시 읽진 못했는데
요번에 다시 봐야지.
결국 우리 문학의 최고 성취는
5.18 광주 시민들의 저항과 희생이 그 토양이구나
한국이 전세계에 영감을 주는 지점은 그곳이구나
다시금 깨닫게 되는 시간이다.
요건 기록용으로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