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영화, 드라마
테이킹 우드스탁
릴라~
2010. 9. 6. 20:53
|
우드스탁 페스티벌의 음악을 기대하고 갔는데, 공연 장면이 거의 없는 점이 아쉬웠다. 그러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여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열리게 된 기적 같은 과정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도 1960년대 반전 운동과 히피 문화의 분위기에 젖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 시대를 온몸으로 통과했던 젊은이들의 자유와 열정이 물씬 풍겨나는 영화다.
가족의 굴레에 얽매여 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돌보지 못했던 주인공 엘리엇은 이 페스티벌을 통해 자기 자신을 새롭게 발견해간다. 늙음을 곧 죽음이라 여기며 표정 없는 삶을 살던 엘리엇의 아버지가 삶의 모든 활기를 되찾는 장면, 베트남전 후유증을 앓고 있는 엘리엇의 친구, 모텔 경호를 맡은 성전환 대령, 마을 주민들, 마약을 하는 젊은이들 등 조연들의 캐릭터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이 모든 사람들은 우드스탁 페스티벌이라는 큰 만남의 잔치를 통해서 고립된 자기 삶 밖으로 걸어나갔고 삶의 정수를 다시 발견한다. 그리고 말한다. 삶은 아름답다고.
50만명이 참가해서 단 한 건의 폭력 사고도 없었다는 우드스탁 페스티벌. 그 젊은이들은 지금 다 어디로 갔을까. 히피들이 온 세상을 뒤엎는 날이 다시 찾아올까. 한 때 히피처럼 살기를 꿈꾸었는데, 교육공무원으로 후기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완전히 틀에 박힌 삶을 살고 있는 지금,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들의 자유와 연대, 저항 정신이, 그 시대의 분위기가 참으로 그리웠다. 책도 좋다는데 사봐야겠다.
300x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