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교육 관련

들뢰즈와 가타리를 통해 유아교육 읽기/ 리세롯 마리엘 올슨

릴라~ 2018. 4. 22. 21:52




들뢰즈와 가타리의 철학을 심도 있게 다루지는 않는다. 이들의 기본적 개념을 바탕으로 유아교육을 새롭게 이해해보려는 시도이다. 논문을 옮긴 것인데 번역 때문인지, 이론적 기초 - 논의 - 결론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논문쓰기 형식과 달라서인지, 이야기가 눈에 쏙 들어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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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와 가타리는 구조적 폐쇄성에 갇혀서 철학과 주체를 사장시킨 철학자와 연구자들이 언어구조와 같이 중요하게 여겼던 문제에는 관심이 없었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구조와 체제의 첫 번째 조건을 틈으로 보았다. 따라서 지금의 형이상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철학을 생산해내야 하고, 철학자들의 과제는 새로운 개념들으 창조하는 것이 된다. 창조와 생산은 철학사에서 도구상자와도 같다. 즉 오래된 개념들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현 사회에 접속시키며, 지금 상황에 적합한 문제들과 연결시키는 작업들이 바로 창조와 생산이다. pp6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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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에서 보는 결핍으로서의 욕망이 아니라, 생산으로서 욕망을 바라본다면, 교사가 아이들을 바라보는 방식은 완전히 달라진다. 아이에게 부족한 점이나 필요한 것을 찾기보다는 아이가 욕망을 통해서 무엇을 생산하고자 하는지 볼 수 있다. 이것은 혁신적인 변화이다. 생산성으로서의 욕망은 도움이 필요한 아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게 함으로써 실재를 완전히 바꾸어놓는다. 욕망을 부족하고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정의한다면, 교사는 권위자이자 심판자로서, 아이들을 미리 정해진 정상적인 발달 유형에 맞게 자라고 있는지 감독하고 판단하는 역할을 맞게 된다. 교사는 이러한 판단에 근거해 아이들의 활동을 계획하고, '정상적으로' 발달하도록 도와주려는 야망을 가진다. 이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자신의 삶에 영향을 줄 만한 기회를 주기란 극히 어렵다. 


그러나 욕망이 생산으로 정의된다면, 교사는 가장 먼저 교실에서 어떤 유형의 욕망이 존재하는지 경청하고 찾으려 노력할 것이다. 욕망은 아이들의 요구 사항이 아닌 학습을 시작할 수 있는 아주 강력한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교사는 아이들이 교실 생활에서 자신의 욕망을 표출할 수 있도록 시간이나 공간, 일상생활과 같은 교육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아이들의 욕망을 경청하고 생산적이라고 생각한다면, 활동을 계획할 때에도 아이들의 욕망을 반영하게 될 것이다. (...)


들뢰즈와 가타리에 따르면, 욕망은 언제나 배치되고 사람 간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어느 하나의 대상을 욕망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관계 속에서 그 대상을 욕망한다. 연구에 참여한 유아학교에서는 이 개념을 통해 교사들이 개별 아이들을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관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려고 했다. 욕망에 관해 어떤 유형의 배치가 그룹 내에 존재하는가? 아이들이 탐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교실 내에서 아이들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아이들은 어떤 의례들을 만들어내며 그 기능은 무엇인가? 아이들이 각각의 상황에서 가장 좋아하는 물건은 무엇이며, 이 물건으로 아이들은 무엇을 하는가? 아이들이 함께 탐구할 때, 개인의 노력이 잡단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했는가? 아이들이 각각의 상황에서 집단적으로 혹은 개별적으로 사용하는 단어와 표현이 있는가? 이러한 단어와 표현은 어떤 기능을 하는가? 이러한 질문을 통해 교사는 개별 유아의 부족한 점이나 요구 사항에서 벗어나 완전히 관계적 상황 속에서 비롯된 조합체로 생산적인 욕망에 초점을 두었다. pp164-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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