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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교육을 묻다 | 정광필 ㅡ 성실한 직장인이 아니라 각성된 시민을 키우는 교육

릴라~ 2018. 6. 2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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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넓은 시각에서 접근해 보자. 지난 100년 동안 학교의 역할은 무엇이었나? 현란한 수사를 걷어 내고 나면 학교의 역할은 '성실한 직장인'을 양성하는 것이었다. 기술과 사회구조의 발달에 따라 다양하고 질 높은 노동을 감당할 노동자가 요구된다. 최근에는 기술과 사회 변화를 쫓아가지 못해 학교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지만 오랫동안 학교는 그런 역할을 감당해 왔다. 그래서 현재와 같은 성취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들이 감당해야 할 미래 사회의 모습은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학교에서 훈련된 아이들이 로봇과 인공지능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고, 대다수가 실업 상태에 처한다. 구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과잉생산이 지속가능하지 않으니, 기본소득이 확대된다.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앞서 칼럼에서 다루었던 '강한 인공지능을 허용할 것인가?' 또는 '경제적 불평등이 생체 불평등을 초래하는 유전자 조작을 허용할 것인가?' 등 소수의 기술 주도 엘리트가 던지는 많은 난제들을 감당해야 한다. 이를 감당 못할 때 아이들의 미래, 인류의 미래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술, 도박, 마약에 찌든 인디언의 실상을 반복할 수 있다. pp21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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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1~5% 아이들은 자기들이 알아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대다수 95%의 아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가 아닐까? 그렇다면 다수인 95%의 아이들에 맞춰서 학교가 운영되어야 한다.


95% 다수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학교가 지금처럼 '성실한 노동자'가 되도록 열심히 준비시켜봐야 로봇이나 인공지능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30년 후 지금의 10대가 40대가 된 미래에는 대다수 인류가 노동으로부터 해방된 사회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대부분의 노동을 감당한다. 높은 생산력과 다수의 실업에 따른 소비의 급격한 위축과 양극화가 심화될 텐데, 이런 문제는 기본소득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다수 인류가 먹고사는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될 것이다.


그러면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그 해답은 인류가 그들의 할일을 Labor가 아닌 Work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먹고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동료들과 함께하는 가운데 답을 찾을 수 있게 된다. 


미래의 물음에 오늘의 교육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주어진 과제를 성실히 수행하는 모범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힘, 야성을 키워 주는 것, 아이의 성장을 긴 호흡으로 바라보고, 발달단계에 맞게 기획하고 자극하는 것. 아이들의 발심과 활동이 중요하지만 그 활동의 경험을 해석하고, 사물과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 '성실한 직장인'이 아니라 '각성된 시민'으로 성장시키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pp22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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