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다큐

[넷플 다큐] 비룽가 Virunga __ 마운틴고릴라를 지키는 사람들

릴라~ 2019. 5. 22. 19:37

인간은 고독한 종이다. 같은 종이 70억명이나 곁에 있지만 서로를 불신한다. 상상력은 우주로 무한히 뻗어가지만 우리 바로 곁에 있어왔고 우리에 관해 소중한 무언가를 말해줄 수 있는 존재들은 무시한다. 그들이 지적 능력이 없고 단순한 원숭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우리는 우리를 낳은 어머니인 지구 생물권의 세계를 사랑하고 그것과 조화롭게 지내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수만 년에 걸친 문명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다큐 <비룽가>는 콩고민주공화국에 있는 비룽가 국립공원을 지키는 관리인들에 대한 영화다. 콩고, 르완다, 우간다, 세 나라가 만나는 국경 지대에 비룽가 화산지대가 있다. 전세계에서 마운틴고릴라가 유일하게 서식하는 곳이다. 현재 800마리 정도가 남았다. 르완다와 우간다는 상황이 안정되었지만, 콩고 쪽은 여전히 반군과 밀렵꾼이 끊이지 않는다. 그 일대가 천연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석유까지 발견되면서 다국적기업 SOCO까지 분쟁에 가세했다. 국립공원 보호가 해제되기를 바라는 점에서 반군과 다국적기업의 이익은 일치한다. 마운틴고릴라와 삼림지대를 지키기 위해 지금까지 백 수십 명의 관리인이 희생되었다. 

왜 그들은 목숨을 걸고 마운틴고릴라와 공원을 지키고자 하는 것일까. 그들은 말한다. 석유는 유한자원이지만 동식물은 무한자원이라고. 마운틴고릴라를 잃으면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무언가를 잃는 거라고. 자신들의 임무는 이 공원이 영원히 지켜지는 것이라고. 다국적기업 직원은 그런 그들을 결코 이해하지 못한다. 단지 고릴라 때문에 그럴 리가 없다고, 다른 꿍꿍이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말해주는 존재는 저 하늘 높은 곳에 있는 신이 아니다. 지구의 모든 환경과 생물종 모두가 얽혀 있는 이 생명의 연결고리가 우리의 기원을 말해준다. 그 수많은 생물종 중에서 영장류라 불리는 마운틴고릴라, 침팬지, 오랑우탄, 긴팔원숭이는 인류와 가장 가까운 종이다. 약 이백 만 년 전에 갈라진 인간의 사촌 쯤 되는 종이다. 우리가 어디서 왔는가에 관한 열쇠는 화성인이 아니라 이 지구에서 수백만 년을 함께 살아온 그들이 쥐고 있다.

인류의 종말 또한 그들이 보여줄 것이다. 생물종을 파괴하는 문명이 지구에서 오래 존속하리라 생각할 수 없다. 고릴라들이 사라진다면 인간의 종말도 멀지 않았다. 그래서 마운틴고릴라를 지키고 이해하고 사랑하는 일은 이 시대 가장 고귀한 신앙의 행위이다. 비룽가 국립공원 관리인들은 마운틴고릴라와 함께 하며 그 사실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영화는 비룽가 국립공원 일대를 중심으로 공원 관리인, 반군 지도자, 밀렵꾼, 다국적기업 관계자의 시각을 교차해서 보여주고 그들에 의해 좌우되는 광활한 자연과 마운틴고릴라의 운명을 이야기한다. 아프리카가 처한 현실을 통찰하게 하는 좋은 영화다. 그리고 그것은 단지 아프리카의 현실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처한 현실이기도 하다. 자연보다 비즈니스 이권을 훨씬 중요하게 여기는 세태가 영화에 그대로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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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룽가 화산지대와 마운틴 고릴라

우간다, 콩고(민주공화국), 르완다 세 나라의 국경이 접한 곳에 '비룽가 화산지대'가 있다. 삼천에서 사천미터급의 화산 봉우리 5개가 솟아 있는 곳, 최고봉은 르완다에 있는 4500미터의 '카리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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