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특히 한국 사회에서 '자유'라는 말만큼
오해되고 오용되는 단어가 있을까.
상반되는 정치적 견해를 가진 집단들이 모두 '자유'를 주장한다.
그리고 자신들이 '자유'를 수호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자유가 과연 자유일까...
무려 150년도 더 전에 쓴 밀의 '자유론'을 이제야 읽었다.
15년 전에 사놓고 책장에서 장식용 노릇을 톡톡히 하던 책이
드디어 내 앞에서 살아있는 목소리로 존재를 드러냈다.
그리고 '자유'를 철학적으로, 정치적으로, 역사적으로, 개인적으로
폭넓고 풍성하게 조망하는 기쁨을 선물 받았다.
그리고 알았다.
자유란 내멋대로 행동하는 '방종'과 가장 거리가 멀다는 것을...
밀은 자유를 세 가지로 구분하고 자유의 한계에 대해서도 논했다.
1. 내면적 자유. 사상과 표현의 자유라 해도 좋겠다.
이 자유는 실은 '관용'과 동의어이다.
내가 좋아하지 않거나 나와 대립적인 의견을 탄압하지 않는 것.
밀은 민주사회에서 다수의 폭력이 소수 의견의 오류보다 위험하다고 보았다.
사상의 자유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폭력적인 제도 아래서도 천재적 사상가들은 자유롭게 생각하지만
그런 폭압적인 환경에서는 위대한 인민(people)은 결코 탄생할 수 없다.
자유는 인간 성장의 필수 조건이다.
2. 취향을 탐구할 수 있는 자유.
밀이 자유를 그토록 옹호한 이유는 '개성'의 발전이야말로
삶의 목적이라 보았기 때문이다. 그 개성이 문명 발전의 원동력이기도 하고.
문명 전환의 많은 부분이 천재들의 새로운 관점에 의지하고 있기에
그는 개성이 꽃피는 토양으로서 자유가 너무나 소중하다고 보았다.
밀에게 자유를 보장하는 목적은 개성이다.
'개성'의 가치에 대해 자유론에서 이토록 많은 장을 할애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3. 결사의 자유.
마지막으로 같은 의견을 지닌 사람끼리 단체를 결성해 행동할 자유.
이것은 사회적 존재론서, 책임감 있는 시민으로서 자유롭다는 것은
조직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자유이다.
밀은 개성을 탐구할 자유를 너무나 존중했지만
동시에 그것은 사회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자유가 없다면 지키기가 어렵다.
밀은 국가 권력 뿐 아니라 다수의 여론도 개인을 압박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다양한 삶의 방식이 실험되려면 사람들이 함께 모야야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4. 자유의 한계
밀은 타인에게 해를 끼칠 때를 제외하고는
개인의 자유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경멸'과 '처벌'을 구분하고 사회적 비난은 허용되지만
법적 처벌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고 이야기한다.
내 기분이 상했다고, 내 가치관과 다르다고 함부로 처벌하는 것을 경계했다.
이 부분은 지금도 생각할 점이 많다.
밀이 지독한 개인주의자이면서 단체 행동의 자유를 중시했다는 점은 흥미롭다.
밀에게 이상적인 사회는 고립된 개인의 사회가 아니라
자유로운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연결되는 사회였다.
그리고 자유는 혼자 있을 때보다 자유로운 사람들과 함께 할 때 더 강해진다.
밀이 보기에 인간은 혼자서는 완성될 수 없으므로.
자유란 타인에게는 '관용'의 태도이며
자신에게는 '개성'의 발전이라는 것,
사회 속에서는 공동으로 행동할 자유라는 것,
이 책이 왜 영원히 읽히는 고전인 줄 깨달은 시간...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