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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교육 관련106

가르침의 재발견 / 거트 비에스트 _ 학습에서 가르침 해방하기 요 몇 년 새 읽은 교육학 관련 책 중 최고다. 이런 책을 만나면 너무너무 행복하다. 오랜만에 한 구절 한 구절 감탄하며 읽은 책. 옆동네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비에스타 책은 사서 다시 줄 그으며 봐야지 싶다. 평소 내가 감으로는 느끼지만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던 부분을 조목조목 근거를 들어 밝혀주고, 새로운 개념으로 보충해준 책.  우리는 흔히 교수-학습을 한 쌍으로 놓고 교수를 학습을 위한, 혹은 학습을 촉진하는 활동으로 보지만, 저자는 그것이 현재의 교육적 혼란을 야기한 주범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교수 즉 가르침을 학습과 분리하되 그렇다고 해서 학생을 대상으로만 보았던, 가르침에 대한 전통적 관점으로 회귀하지 않는다. 아렌트, 랑시에르, 레비나스 등 다양한 철학자들을 경유하면서 '세계와의 만남' .. 2024. 4. 28.
사춘기 마음을 통역해 드립니다 / 김현수 왜 외국 영화에 나오는 학생들은 명찰을 달고 있지 않을까. 책에 등장하는 학생은 이렇게 질문한 뒤 답한다. 서로 이름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명찰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요즘 아이들의 심리를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지금 어른들은 다수 학급에서 익명의 상태로 지내는 게 익숙했지만, 요즘 아이들은 반대다. 잘하는 몇 명과 말썽꾼 몇 명만 알아주는 학교에서 종일 존재감 없이 지내는 게 고역이며 무의미하다 느낀다. 요즘 아이들에겐 '존재감'이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다.  후루룩 읽었지만, 종일 사춘기 아이들과 생활하면서도 내가 놓치고 있었거나, 느낌은 있어도 명확히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 저는 요즘 사춘기 아이들의 방황 또는 반항의 원인을 외로움이.. 2024. 4. 26.
[책] 학생이 질문하는 즐거운 수업 만들기 (놀이 편) / 정혜승 외 수업 준비를 할 때, 다룰 작품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해서는 관련 주제의 책을 다 빌려보는 게 제일 확실하다. 시간이 부족해 꼼꼼하게 다 읽지는 못해도 발췌독으로도 도움이 많이 된다. 그 작가나 주제에 대해 내가 무엇을 얼마나 다룰 수 있을 지 머릿속에서 대강의 아우트라인을 잡는 과정이다. 수업에서 어떤 내용을 어느 수준에서 다룰 지 결정되었으면 그 다음 단계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다. 내용을 학생들에게 조금 재미있게 전달할 방법을 찾는 데는 초등쌤들이 쓴 책이 상당히 유익하다. 내가 소화한 내용을 말로 그대로 전한다고 중학생들에게 전해지지 않는다. 좀 아기자기한 방법들을 가져와야 한다. 이 책 에는 응용할 만한 아이디어가 잔뜩 들어 있다. 초등처럼 한 시간 내내 놀이 위주의 수업은 맞지 않지만 적절한 시간.. 2023. 9. 4.
[책] 공부하고 있다는 착각 / 대니얼 월링햄 제목을 넘 잘 붙인 책이다. 400쪽 두꺼운 분량에 비해서는 참고할 내용이 많지 않았다. 대학 강의를 듣는 대학생들을 위주로 한 내용이라 그런 면도 있고. 돌이켜보면 참 많은 강의를 들었지만 그냥 쓱 흘려지나간 게 많다. 대부분 교수들이 이 강의의 목적, 여기서 다룰 주요 개념, 이해를 위한 예시 등 강의를 체계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그냥 내용을 죽 이어 말하기 때문에 그런 면도 많다. 이 책의 초반에는 그런 점을 지적하고 수업 체계를 학생들에게 분명히 안내할 것을 권하는데 내가 많이 쓰는 방법이기도 하다. 실제로 수업할 때 나는 오늘 어느 부분을 어디까지 다룰 것인지 그것이 왜 의미가 있는지 설명하고 수업을 한다. 우리가 다룰 내용의 의의를 충분히 알려주면 확실히 집중도가 올라간다. 읽기 전략은 이 책.. 2023. 8. 24.
[책] 세상에서 가장 쉬운 본질육아 / 지나영 “OO이는 하늘에 반짝이는 별 같은 존재야. 별에는 분화구도 갈라진 부분도 있어. 그런 걸 다 합한 것이 별이야. 사람은 누구나 더 잘하는 면도 있고 더 못하는 면도 있고 더 강한 면도 있고 약한 면도 있어. 그걸 다 포함해서 그 자체로 아름다운 별이야. 보석도 안을 잘 들여다보면 조금씩 흠이 있지만 그것까지 합해서 보석인 거야.” 유튜브에서 지나영 교수의 강의를 우연히 본 적이 있다. 유튜브의 순기능 중 하나라면 이렇게 유명 저자를 가깝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겠다. 시류에 왔다갔다 하지 않는, 분명한 철학과 가치관이 있는 분이었다. 그래서 책 제목이 '본질육아'일 것이다. 제목을 참 잘 붙였다 생각했다. 본질은 언제나 심플하다. 변명이 없기 때문이다. 눈앞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세상 사람들 말에 이리.. 2023. 8. 15.
[책] 트라우마 공감학교 / 수잔 크레이그 사전을 찾아보면 트라우마의 정의가 이렇게 나와있다. "트라우마는 실제적이거나 위협적인 죽음, 심각한 질병 혹은 자신이나 타인의 신체적(물리적) 위협이 되는 사건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후 겪는 심리적 외상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흔히 얘기하는 스트레스의 범주를 넘어 안전과 생명에 위협이 될만한 사건을 겪었을 때 트라우마가 발생할 수 있다." 트라우마에는 육체적 트라우마와 정신적 트라우마가 있다. 대체로 아동학대, 가정폭력, 학교폭력, 성폭력, 언어폭력 등의 사건들로 인해 발생한다. 사건 이후에도 공포나 나쁜 기억 등이 지속적으로 떠올려지면서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우울증, 조울증, 피해망상, 강박장애, 무기력증을 불러올 위험이 크다. 최근 뇌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아동기의 트라우마는 위에 언급된 모든 위험을 .. 2023. 7. 23.
[책] 선생님도 아프다 / 양곤성 상담을 전공한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썼다. 교사들이 학교에서 겪는, 반복되면서도 다루기 어려운 다양한 감정들을 구체적인 사례와 적절한 처방 및 조언을 통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김현수 박사의 가 정치사회적인 맥락을 폭넓게 다루면서 교사 노동의 어려움을 이야기한다면 이 책은 교사 개개인이 겪는 감정, 심리학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 권 나란히 읽었는데 의외로 겹치는 내용이 많지 않고 두 권 다 읽을 가치가 충분했다. 책 내용 중에서 기억할 만한 몇 가지를 메모해두도록 하자. 첫째, 인정불안. 대상관계이론은 나-양육자 사이의 관계 패턴이 그 후 접하는 모든 인간관계에서 되풀이된다고 주장한다. 나-엄마와의 관계가 상대만 바뀌어 일생 동안 재현된다는 의미이다. 동료와의 관계를 엄마와의 관계와 동일시하여 .. 2023. 7. 11.
[책] 선생님, 오늘도 무사히 / 김현수 정신과 의사 선생님 중에 이분만큼 학교와 교실 상황을 잘 이해하는 분도 없을 것 같다. 실제로 아이들과 선생님 대상으로 많은 책을 썼으며 대안학교 '별'을 직접 운영하시는 분이기도 하다. 이 책은 김현수 선생님의 최신작??(2021 출판)으로 교사 소진과 트라우마를 주제로 삼은 책이다. 개념은 현상을 제대로 들여다보게 해주는 안경 역할을 한다. '감정 노동'이란 말이 등장하면서 우리는 서비스직 관련 노동자들이 왜 힘든지 상황을 좀 더 분명히 인식하게 되었다. 그리고 교사들의 노동 중 많은 부분이 '감정 노동'임도 알게 되었고. 이 책에는 감정 노동, 우울증 등 흔히 알려진 개념 말고도 여러 개념이 등장한다. 소진 만성 피로 행동화 공감 피로 대리 외상 적응 장애 외상 후 울분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2023. 7. 10.
[책] 핵심 질문 / 제이 맥타이 외 - 인상주의 미술의 특징은 무엇인가? - 예술가는 전통을 왜, 그리고 어떻게 깨는가? 그 결과는 무엇인가? 위 두 질문의 차이는 무엇일까? 전자는 내용 질문이며 후자는 핵심 질문이다. 전자는 일련의 특징에 대해 예상되는 답이 존재하는 유도 질문이며, 후자는 예술 경향에 대한 조사와 학습자의 일반화를 요구하는 탐구 질문이다. 이해교육과정이 현장의 대세가 되고 있지만 여전히 '핵심 질문' 자체가 무엇인지 개념조차 정립되지 못한 채 그냥 막 쓰이고 있다. 핵심 질문은 핵심 내용을 묻는 질문이 아니다. 핵심 질문은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질문이며 탐구할 가치가 있는 질문이다. 핵심 질문은 객관식 평가와 가장 거리가 먼 것인데 우리나라는 항상 그렇듯이 좋아 보이면 마구잡이로 수입하여 아무데나 갖다붙이고 있다. 이 책.. 2023. 4. 18.
[책] 문학시간에 영화 보기 1 / 박일환 “사실을 의심하면 시가 된다” 2023. 2. 28.
[책] 아주 작은 습관의 힘 / 제임스 클리어 __ 정체성이 변해야 행동이 변한다 성공 운운 하는 자기계발서류를 싫어하는데 이 책은 꽤 인상적으로 읽었다. 그저 그런 자기계발서가 아니기 때문. 좋은 책은 어떤 대상이나 개념을 바라보는 관점을 변화시키는 책이고, 이 책은 '습관'에 대한 우리의 통상적인 개념이 잘못되었음을 짚어주며 철학적 의미에서 관점의 변화를 이루어낸다. '행동'을 바꾸려는 목표 우선적 사고방식과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은 실패로 돌아가기 십상이지만 '정체성'을 검토하고 이를 변화시키면 습관의 변화가 따라온다는 저자의 통찰은 심오한 교육학적 영감을 준다. ## 1퍼센트의 성장은 눈에 띄지 않는다. 가끔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이는 무척이나 의미 있는 일이다.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지극히 작은 발전은 시간이 흐르면 믿지 못할 만큼 큰 .. 2022. 9. 17.
질문의 힘 / 사이토 다카시 __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질문 능력 대화,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핵심이 '질문'임을 명쾌하게 해설해주는 책. 수준 높은 대화를 위한 질문법. ## 사람이 성장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이다. 테니스를 배울 때와 비유해 보면, 테니스에서 실력 향상의 비결은 자기보다 잘 치는 사람과 연습하는 것이다. 능숙한 사람은 자기보다 못하는 사람을 배려하며 경기를 한다. 덕분에 빠른 공을 보는 데 서서히 익숙해지며 공을 칠 타이밍도 배울 수 있다. 따라서 그 사람과 함께 테니스를 하고 난 뒤에는 금방 실력이 늘었다는 느낌이 든다. 커뮤니케이션도 마찬가지다. 대화에 능숙한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 구명보트를 던져준다. 그런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가 질문을 많이 던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럼 그때 기.. 2022. 7. 31.
삶을 위한 수업 / 마르쿠스 베른센, 오연호 _ 덴마크 교사들의 이야기 "행복한 나라 덴마크의 교사들은 어떻게 가르치는가"라는 부제에 이끌려 도서관에서 책을 집어들었는데 기획자가 오연호라 더 관심이 갔다.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깨고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쉽게, 술술 잘 읽힌다. 덴마크 교사 10명의 수업 이야기를 생생한 대화와 함께 엮어갔기 때문이다. 수업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수업 철학과 삶의 철학을 쉽고 간명하면서 핵심을 간파하며 읽을 수 있는 책. 한 마디 한 마디가 내 생각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 모두에게 권한다. ## 덴마크를 포함한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은 아이들이 야외에서 노는 것을 어찌 보면 광적으로 좋아한다.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은 야외 활동이 아이들의 성격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왕성하게 자기 인생을 사는 데 보탬이 된다고 믿는다. 자연에서.. 2022. 7. 26.
시간과 공간의 흐름을 타는 국어수업 / 김명희 교사들이 쓴 책은 거의 다 읽었지만 영감을 준 분을 딱 한 분만 꼽으라면 이분이다. 이십대에 어느 연수에서 처음 뵈었는데 그분한테 배운 감정 어휘 수업을 지금도 시 수업에 응용해서 쓰고 있다. 지식이나 수업방법보단 말과 글의 소중함과 가치에 대한 영감을 주신 분이다. 이 책은 예전에 읽었는데 참고할 게 있어서 도서관에서 새로 빌렸다. 이분의 문법 수업이 좋아서다. 시간이 없어 충분히 적용은 못했지만 다음엔 제대로 해볼 참. 가치 수업과 품사 수업 예시를 남겨둔다. 2022. 6. 19.
읽는 인간 리터러시를 경험하라 / 조병영 책에서 의미 있었던 지점 1. 디지털 시대, 읽기에서 중요하게 가르쳐야 할 것은 정보의 출처. 대부분 정보가 원천 정보가 아니고 가공에 가공을 거듭한 것이며 정보는 원출처에서 멀어질수록 오염도 증가함. 2. 가짜뉴스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영국 브렉시트. 수업 예시로 좋음. 3. 사람들이 시험에 매몰되는 이유는 교실에서의 가르침과 배움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 4. 학습의 책임은 학생에게 있음. 학습의 결과에 대한 책임이 교사에게 있다는 잘못된 관념이 시키는 사람만 바꾸면 된다는 사교육을 불러옴. 배움은 자신의 배움을 책임지는 과정. 읽기는 책임을 지는 과정. 그래서 전문가가 최고의 책임을 짐. 5. 정신의 관료화를 경계하라. 읽기는 세상에 참여하고 세상을 바꾸는 것. 6. 이 말 좋다. 칼 세이건의 말이라네. 2022. 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