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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교육 관련106

듀이와 인문학교육 | 폴 페어필드 ㅡ 교육은 세계에 대한 경험의 이행 책의 거의 매 페이지마다 밑줄을 그으며 읽은 책. 교육철학 관련 책 중에서 오랜만에 좋은 책을 만났다. 교육이란 무엇인가, 교육활동 그 자체에 대한 풍부한 설명이 단비처럼 반가웠다. 번역은 어색하지만 그럭저럭 봐줄 만은 하다. ## 우리가 가장 근본적으로 분석하고자 하는 교육이 무엇이든 간에, 교육은 단순히 하나의 목표를 위한 수단이 아니다. 항상 일반적으로 교육은 학생들에게 직업 및 졸업 이후의 삶에 준비시켜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교육의 의미는 이것에 제한되지 않는다. 교육의 의미는 특히 경제적 효용에 제한되지 않는다. (...) 우리가 교육의 본질과 목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교육을 인간의 경험이라는 더 넓은 맥락 속에서 보아야 한다. 철학적으로 정의된 경험 개념은 우리의 주제를 설명하기에 적절한 관점.. 2018. 11. 19.
14세 아이를 가진 부모들에게 | 우치다 타츠루 외 ㅡ 토론은 최악의 교육 ## 우치다/ 프라이버시는 그 장소에 있는 사람들의 매너 문제지요. 여자가 집에 오면 모두 예컨대, '아, 잠깐 가게에 갔다 오겠습니다', 혹은 '아, 정원을 청소해야 하는데'라고 말하고(웃음) 자리를 피해 주죠. 그런 배려를 함으로써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고 싶은 쪽이 자력으로 획득하거나 탈환하는 것이 아니라 주위에 있는 공동체의 다른 구성원들이 인공적으로 만들어 주는, 그런 미묘한 상태라고 해야 할까요.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는 마음 씀씀이가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맹장지와 장지문의 문화에서 프라이버시가 성립할 수 없었겠지요. 유럽의 벽돌로 만든 집 같으면 두꺼운 벽이 있어서 문을 닫으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물리적인 조건이 프라이버시를 담보해 주지만 일본에는 그런 것이 없었죠. 그래서 종이 한 .. 2018. 10. 31.
질문이 있는 교실 | 전성수 외 ㅡ 좋은 질문의 조건 ## 좋은 질문이란 한 마디로 생각을 촉진하고 사고를 정리해주는 질문이다. 좋은 질문이란 상대방에게 영감을 주는 구체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이다. 특히 대답하는 사람이 질문받기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생각을 떠올릴 수 있다면 이것은 창조적이고 뛰어난 질문이다. 일반적으로 질문에 따라 대답도 달라진다. 질문의 수준에 따라 대답의 수준도 달라진다. 질문 능력이란 대답하는 사람이 미리 준비한 사항을 얘기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각을 자극하고 영감을 주는 질문을 하는 것이다. 좋은 질문의 조건을 몇 가지로 정리해보자. 첫째, 질문은 무엇을 묻는지 분명해야 한다. 질문을 할 때 아주 길게 설명하는 경우가 있다. 질문은 짧고 간결하며 요지가 명확해야 한다. 하브루타를 잘한다는 것은 말을 장황하게 하는 것을 의미.. 2018. 10. 4.
우물쭈물하다 끝난 교사 이야기 | 유기창 ㅡ 국어교사의 솔직담백한 교육 인생 회고록 한 국어교사의 36년간 교육 인생의 회고록이다. 1981년부터 2017년까지 저자가 경험한 학교 현장의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전교조 해직 교사이기도 하다. 1989년 전교조 가입으로 해직되었다가 5년 뒤에 복직되었다. 이 책은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교육 문제를 고민하고 실천하려 애써온 교육운동 1세대의 기록으로 의미가 있다. 다만 대부분 인문계 고등학교의 이야기이고, 또 저자와 내가 세대가 달라서 고민하는 지점 또한 달라서 내가 특별히 주목할 만한 내용은 없어서 듬성듬성 훝어보았다. 그러다가 반전은 책 마지막에 있었다. 저자의 솔직담백한 고백에 충격과 함께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다. 36년 교단 회고록의 마지막 내용은 저자가 정년퇴임을 한 학기 앞둔 시점에서 학생들로부터 수업 교사 교체 요구를 받은 .. 2018. 9. 15.
칼리의 프랑스 학교 이야기 | 목수정 ㅡ 프랑스 학교의 학생평가 항목 서구의 교육방식이 무조건 우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떤 교육 철학과 교육 방법이 요청되고 실천된 맥락을 보지 않고 그 결과물인 교육 방법만을 마구잡이로 수입한 것이 오히려 우리 교육을 더 엉망으로 만들 때가 많다. 지금 학교 현장에는 온갖 나라의 방법론이 들어와 있지만 그것들은 우리 교육을 바꿀 근본적인 동력이 되지 못하고 일시적 유행에 그쳐버린다. 몇 년 지나면 다른 교육방법이 새로운 유행이 된다. 이스라엘 하브루타까지 수입하면서, 정작 등수 매기기와 상대평가는 없애지 않는다. 이 책의 장점은 단순히 교육방법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프랑스 교육을 관통하는 철학이랄까 관점을 느낄 수 있는 점이다. 프랑스 교육은 그 사회의 전통 혹은 그 사회 구성원이 시간을 들여 합의한 결과일 것이다. 가장 인상적인 .. 2018. 9. 6.
행복한 독일 교육 이야기 | 김택환 ㅡ 선행학습을 버린 독일 박성숙의 '독일교육 이야기(1~2)'에 비해 특별히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 박성숙의 책이 훨씬 재미있었다. ## 왜 독일 부모들은 한국과 달리 자녀가 더 뛰어난 성적을 거두도록 미리 공부시키지 않을까? 이에 대한 답은 명료하다. 선행학습이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하고, 수업 분위기를 망치기 때문이다. 또한 토론과 발표 위주의 독일 수업에서는 선행학습이 성적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과 독일 교육을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는 '선행 교육의 여부'다. 독일도 한때 선행 교육을 했다. 이미 19세기 미하엘 자이러 등 교육학자들은 선행교육의 문제점으로 폭력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선행교육의 우월주의는 나치와 전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우리 아이는 이미 알파벳을 다 깨우치고 책도 읽을 수 있어요. 다른 아.. 2018. 9. 2.
교장제도 혁명 | 한국교육네트워크 ㅡ 가장 시급한 교육개혁 과제, 교장제도 ## 교장의 자율성이 곧 학교의 자율성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는 우리 교육 현장을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하루빨리 교육의 기본 원칙에 대해 합의하고 이를 바로 세워야 한다. pp45 ## 한때 중학교 교사들 사이에 "교사는 학생만 없으면 참 좋은 직업이다."라는 말이 있었다. 사실 이건 학생들 가르치기 싫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교육이 고된 일이라는 뜻이다. 이 고된 일을 하면서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 하는 사람" 취급을 받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마저 게으름 피우는 사람" 취급을 받으며 온 사회의 질시를 한 몸에 받는 교사들의 자조감 역시 이 말 속에 들어 있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 학교에서 교사들은 학생들을 얼마나 많이 접하는가 하는 순서대로 서열이 매겨진다. 많이 접할수록 서열이 .. 2018. 9. 2.
학교를 말한다 | 이성우 ㅡ 식민지 시대에 만든 불합리한 승진 제도 ## 예전과 달리 지금 승진파 교사들 가운데 건강한 교사가 적지 않다는 사실로 현행 승진제도를 정당화할 순 없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그 좋은 교사들이 승진의 암흑 터널을 거치지 않았다면 더욱 좋은 교사로 성장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릇 건강한 국가정책은 개인의 발전과 국가 발전이 함께 가도록 개인을 유인할 것이나, 보다시피 현행 승진제도하에서 이 둘은 정반대로 기능한다. 일제강점기에 이 제도를 만든 취지가 그랬다. 식민지 교사들에게 소모적인 경쟁을 부추겨 교육혼을 말살시키고 그 대열에서 살아남은 가장 비교육적인 인간을 높은 자리에 앉혀 교단을 길들이려 한 것이다. 현행 승진제도의 반교육적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알면서 이 망국적 제도를 존치해야 한다며 총력투쟁에 나선 분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 2018. 9. 2.
시험 국민의 탄생 | 이경숙 ㅡ 시험제도에 대한 탁월한 역사적 분석 시험에 대한 역사적/철학적/사회학적 분석을 시도한 책. '시험'이 '교육'을 대체한 한국 현실에서 시험과 교육이 각각 제자리를 찾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뒤틀린 현실을 정확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뻔하지 않은' 관찰과 분석으로 독자들에게 그런 귀한 기회를 제공한다. ## 학교 안이건 밖이건 대한민국 사람들 모두에게 공통되는 생애의 교육과정이 하나 있다면 단연코 '시험'이다. 시험을 통해 배웠고, 시험을 통해 지식을 선정했고 시험을 통해 인생의 순간을 결정했다. 천 년 세월 동안 과거 시험으로 인해 만들어진 양반의 삶과 국가권력, 일제시대를 통해 사회적 일상공간에까지 뿌리 내리게 된 다양한 경쟁시험, 그리고 해방 이후 객과닉 위주의 시험방법이 학교와 사회를 장악하게 된 시간. 오랜 세월 동안 한.. 2018. 8. 21.
학교지식의 정치학 | 마이클 애플 ㅡ 표준화된 교육과정과 교직에서 '노동의 가치 하락' 번역투 문장이 쉬운 내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 미국 뿐 아니라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및 그 외 지역에서도 공공정책에서의 강조는 불이익을 극복하기 위하여 국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쟁점에 두어지지 않았다. 예컨대 평등 문제를 보자. 평등 개념은 넓은 의미로 보든 좁은 의미로 보든 재규정되었다. 이제 평등은 더 이상 과거에 그러했듯이 집단 알력과 불이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평등은 단순히 '자유 시장'의 조건 아래 개인의 선택을 보장하는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따라서 (다양한 의미를 가지며 사회적으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수월성'이 강조되는 현재 추세는 교육적 담론의 성격을 바꾸었고, 그 결과 학업 부진은 또다시 학생의 잘못으로 인식되는 사례가 늘어나게 되었다. 학생의 학업 실패는 최소한.. 2018. 8. 19.
안녕하십니까 학교입니다 | 권재원 ㅡ 교육현장을 왜곡시킨 '수요자 중심 교육' ## 사람들은 흔히 저를 진보 성향으로 분류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른바 민주, 진보 정권이라던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매우 부정적입니다. 심지어 그 시절의 교육정책을 생각하면 분통이 터집니다. 특히 김대중 정부에서 끌고 들어와 유행어처럼 정착시킨 '교육 수요자'라는 말은 듣는 것만으로도 이가 갈립니다. 교육 수요자라는 말은 마치 교사를 교육이라는 상품의 판매자처럼, 학부모는 그것을 구매하는 소비자처럼 느껴지게 만들었습니다. 학부모가 낸 세금으로 월급 받는 교사는 돈 낸 사람 뜻에 따라야 하는 것 아니냐, 대략 이런 식의 천박한 논리가 널리 퍼졌습니다. 이 논리를 따라 '선택권 강화'라는 말이 학교에 스며들었습니다. 시장에서 여러 생산자가 서로 경쟁하고 소비자가 그중에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듯,.. 2018. 7. 8.
어쩌다 혁신학교 | 고은영 외 ㅡ 혁신학교 운영과정에 대한 생생한 보고서 대구는 전국에서 혁신학교가 없는 유일한 지역이다. 전 교육감 우동기는 혁신학교는 세우지 않고 쓸데없이 수백억 들여서 인문계 고등학교에 기숙사를 지었다. K고 같은 경우는 학교 옆이 아파트 단지여서 학생들이 바로 옆에서 등교하는데도 기숙사가 있다보니 기숙사 인원을 못 채워서 애를 먹었고, C고는 기숙사 부지가 없어서 학생들이 수업하는 건물 위에 층을 더 올려 기숙사를 짓기도 했다. 대구가 그런 헛짓을 하는 사이에 경기도는 혁신학교가 벌써 10년이 되어간다. 적지 않은 경험치가 쌓인 것이다. 이 책은 세종시 혁신학교의 하나인 소담초의 이야기다. 혁신학교를 지원한 교사들과 학부모, 학생, 관련되는 사람들의 감성이 담긴 경험담을 묶은 글이라 마치 내가 직접 그 학교에서 생활하면서 학교를 직접 관찰하는 것 같았고.. 2018. 7. 5.
교사, 이오덕에게 길을 묻다 | 이무완 ㅡ 우리 말을 살려야 아이들도 산다 ## 학생은 배움의 주체이고 학부모는 돌봄의 주체이며 교사는 가르침의 주체이다. pp45 ## 제 말을 숨기고 안으로 움츠러드는 건 남의 것을 따라가고 흉내 내고 부러워하는 마음에서 나온다. 남들이 어떤 눈으로 자신을 볼까 하고 자꾸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기가 발 디디고 선 현실을 똑바로 보고 솔직하게 드러낼 때 오히려 자기다움이 지켜진다. 어린 아이일수록 정직하다가 나이가 들수록 거짓에 물들어 간다. 남의 것에 마음이 더 기울고 제 것을 보잘것없다 여길 때가 많다. 학교 교육을 받으면 받을수록 더욱 솔직해져서 자기 것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자기 목소리를 분명하게 내는 사람이 되어야 할 텐데 남의 것과 자꾸 견주고 자꾸 안으로 움츠러든다. 이는 교육의 실패로밖에 볼 수 없다. pp105 ## 말이 났으니 .. 2018. 7. 1.
미래, 교육을 묻다 | 정광필 ㅡ 성실한 직장인이 아니라 각성된 시민을 키우는 교육 ## 조금 더 넓은 시각에서 접근해 보자. 지난 100년 동안 학교의 역할은 무엇이었나? 현란한 수사를 걷어 내고 나면 학교의 역할은 '성실한 직장인'을 양성하는 것이었다. 기술과 사회구조의 발달에 따라 다양하고 질 높은 노동을 감당할 노동자가 요구된다. 최근에는 기술과 사회 변화를 쫓아가지 못해 학교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지만 오랫동안 학교는 그런 역할을 감당해 왔다. 그래서 현재와 같은 성취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들이 감당해야 할 미래 사회의 모습은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학교에서 훈련된 아이들이 로봇과 인공지능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고, 대다수가 실업 상태에 처한다. 구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과잉생산이 지속가능하지 않으니, 기본소득이 확대된다.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 2018. 6. 25.
학교가 꿈꾸는 교육 교육이 숨쉬는 학교 | 권재원 ㅡ 학교는 공적 기관이지 가정을 대신하는 양육 기관이 아니다 ## 교육인적자원부는 참여정부에서도 그 이름을 유지하였다. 노무현 대통령 성향상 여기에 권위주의 탈피, 교육민주화가 굵은 방점과 함께 추가되었다. 좋은 말이다. 그런데 그 출발부터 문제가 생겼다. NEIS 문제 때문에 출범하자마자 전교조와 갈등이 폭발했다. 이 갈등은 진보성향의 신임 교육부총리와 전교조를 이간질시키려는 세력들에게는 대다한 호재였다. 결국 진보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윤덕홍 교육부총리는 뭐 하나 해 보지도 못하고 교육관료들에게 휘둘리기만 하다가 물러났다. 이때를 기회 삼아 대전에서 전국의 교장들이 모여 노무현 대통령을 '노무현 씨'라고 부르면서 불법집회를 열었다. 학교 권위주의의 또 다른 한 축인 사립학교 재단의 민주화를 위해 시도한 사립학교법 개정도 강력한 저항에 가로막혀 결국 후퇴하고.. 2018. 5.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