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sheshe.tistory.com

책 이야기/교육 관련106

미래교육의 불편한 진실 / 박제원 _ 역량중심 교육과정 비판 지식중심 교육에 대한 비판으로 등장한 역량중심 교육과정. 2015년 개정교육과정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우리 교육은 좋아졌는가? 그에 대한 내 대답은 No이다. 역량을 기르는 게 아니라 온갖 종류의 과정평가로 학생들이 차근차근 개념을 학습하는 게 아니라 '노가다'에 몰두하게 한다. 지식이 있어야 적용도 하고 비판도 하고 상상도 하지. 물론 이 지식은 주입식으로 우겨넣어서는 안 되며 학생이 '공감'하고 '소화'할 수 있도록 감성적으로 배려하되 그 지식 체계의 본질적 논리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너무 많은 잡다한 지식이 방해가 되는 이유는 학생이 개념과 맥락과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식의 범위와 양은 적절하게 제한되어야 하지만, '필수 지식'을 놓쳐서는 안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 2021. 7. 15.
인공지능 시대 사람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 권재원 _ 인공지능의 한계, 인간의 가능성 일본의 아라이 박사는 딥러닝에 기반한 3세대 인공지능 도로보군을 개발한다. 도로보군은 직접 시험지에 쓰인 글씨를 읽으며 문제를 풀었고 상위 10퍼센트 대학에 진학할 정도의 성취를 보인다. 그러나 아라이 박사는 3세대 인공지능의 특징상 여기서 더 나아갈 수 없다면서 연구를 중단한다. 도로보군이 문제를 푸는 방식은 문제의 답을 엄청나게 누적된 과거 자료(빅데이터)를 통해 확률적으로 찾아내는 것이다. 즉 그는 이것이 왜 답이 될 수 있는지 스스로 생각하거나 다른 답을 모색하거나 그것이 우리 삶에 주는 의미를 설명할 수 없다. 다만 많은 자료 중에서 '확률적으로' 이것이 답이라고 찾아낼 뿐이다. 즉 답을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찾아내는' 기술이다. 그래서 인공지능은 "답을 맞힐 수는 있지만 그것에 대해 알지.. 2021. 6. 14.
공감의 뿌리 | 메리 고든 _ 타인을 돌보는 경험을 통해서만 배우게 되는 것들 경력이 좀 있는 교사라면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학생들의 감정 조절 능력, 대인 관계 능력, 타인을 이해하는 능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음을. 초임 교사 때만 해도 학교 생활에서 '사회성'을 강조한 적이 별로 없었다. 독립성, 주체성 등이 중요했지. 그런데 요새는 교사들끼리 만나기만 하면 '사회성' 타령이다. 아이들의 전반적인 '사회성'이 떨어져서 학급에서 일 년 내내 크고 작은 문제들과 씨름하기 때문이다. 이 책 제목 '공감의 뿌리'는 저자가 캐나다에서 진행한 교육프로그램 이름이다. 생후 몇 달쯤 된 아기와 엄마를 한 달에 한 번 유치원이나 학교에 초대해서 일 년 동안 아기의 성장 과정을 함께 지켜보는 프로그램이다. 아기들이 상황에 반응하고 행동하고 움직이고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면.. 2021. 4. 1.
교사를 위한 교육학 강의 | 이형빈 ㅡ 이론과 현장을 연결한 최고의 교육학 개론서 언젠가 이런 책이 나오길 바랬다. 교육학 공부를 하면서 교육학 이론을 현장과 연결해서 쉽게 설명하는 책이 나오면 좋겠다 했는데 올해 나왔다. 저자가 현직 교사로 꽤 일하다가 교수로 옮겨간 사람이라 가능한 것 같다. 이 책에는 우리가 대학에서 이름을 들어본 거의 모든 교육학자들이 한 번씩 등장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들을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교육과정-수업-평가 혁신을 위한 교사의 전문성], [혁신교육에 대한 철학적.사회학적 성찰]이라는 두 가지 주제로 교사가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머뭇거리게 되는 모든 지점들을 친절히 짚어가면서 교육과정을 어떻게 재구성하고 교육에서 변화를 이끌어낼 것인가를 이야기한다. 현장의 문제를 골고루 건드리되 이를 관련 이론/철학과 함께 개념화한다. 그래서 이다. 교사.. 2020. 9. 3.
완벽하지 않을 용기 | 우치다 타츠루 ㅡ 교사는 부모와 다른 말을 해주는 사람 우치다 타츠루의 신간이 나왔다. 일본 사회의 변화 과정이 우리와 닮은 꼴이기에, 그리고 그 변화를 관찰하는 안목, 그 변화에 대처하는 방식에 대하여 경험과 지성과 연륜에서 우러난, 다른 곳에서 결코 들을 수 없는 견해를 들려주기에, 이 작가의 책은 꼭 챙겨보게 된다. 이 책도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 짐작컨대, 양국의 학교교육이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학교교육을 시장원리에 기초해서 말하고 사고하는' 방식이지 않을까 합니다. '학교교육을 시장원리에 기초해서 말하고 사고한다'는 것은, 교육을 이야기할 때 시장이라든지 수요, 비용 대비 효과와 조직관리, 공정관리와 같은 공학적, 시장적인 용어를 반복해서 입에 담는다는 의미입니다. p7-8 ## 학교의 인류학적 기능은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바로.. 2020. 6. 18.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 김성우, 엄기호 ㅡ 리터러시의 본질을 고민하는 책 유튜브에 대해 논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영상 매체가 점점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는 이 유튜브 시대에 문해력, 즉 리터러시의 본질을 묻고 있다. 우리가 텍스트를 읽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텍스트를 읽는 힘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평소 내가 늘 고민하던 주제라서 재미있게 읽었다. 우리가 책을 읽고 세계를 읽고 맥락을 읽는 것은 결국 타자의 세계를 이해하고 그에게 다가가는 과정이다. 글에 대한 표면적, 단선적 이해로는 거기에 이를 수 없으며 깊이, 흠뻑 빠져들어 읽어야 한다. 타인에 대한 진실한 이해는 언제나 자신에 대한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타인을 아는 만큼 자신을 알며 자신을 아는 만큼 타인을 이해할 수 있기에. 그래서 읽기는 처음엔 저자와 그가 보여주는 세계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하.. 2020. 5. 11.
페다고지 | 파울로 프레이리 | 다시 읽기 ㅡ 교육의 소명은 '인간화' 페다고지의 부제 '억눌린자를 위한 교육'이 순간 '억눌린 교사를 위한 교육'으로 읽히다니!!! 최근 스트레스를 어지간히 받았나보다. 온라인개학과 함께 밀어닥친 온갖 공문과 세부 지침, 수정 공문에 넌덜머리가 난다. 기본만 정해주고 자율적으로 좀 하면 안 되나. 시수 계산이 그렇게 중요한가. 초임교사 시절에 읽은 이 오래된 고전을 다시 펴든 이유는 뭔가 위로가 필요해서였다. 무엇이 교육이고 교육이 아닌가. 복잡하고 혼란한 상황에서 마음의 줄기를 잡아주는 것은 언제나 교육철학이다. 그게 철학의 역할이기도 하고. 물론 지금은 프레이리가 과거 브라질에서 목격했던 것과 같은 종류의 억압은 없다. 그러나 지금 이 디지털시대에는 억압이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미시적 통제이다. 강하게 군림하는 권력은 없지만 온갖 세부.. 2020. 4. 12.
윌리엄 파이너와 교육과정이론 | 윌리엄 파이너 ㅡ 무엇이 가치있는 지식인가? 파이너의 책은 두 권이 번역되었다. '교육과정이론이란 무엇인가'가 쿠레레를 다각도로 설명한다면, 이 책은 좀 더 문학적인 에세이이어서 파이너의 문제의식이 섬세하게 감지된다. 교육은 궁극적으로 주체를 형성하는 것이고 그것은 외부 세계나 사회체제에 대한 관심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으며 개인의 목소리를 회복하는 과정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 그가 자서전적 방법(쿠레레)에 천착하는 이유이다. 파이너에 따르면 외부 세계가 내게 어떤 흔적을 남겼는가를 분석하지 않고는 자신도 세상도 변화시킬 수도 없다. 파이너의 책을 더 읽고 싶은데 원서는 엄두가 안 나고...ㅠㅠ 이 두 권에 만족하려니 너무 아쉽다. 번역은 이 책도 별로다. ## 항상 위험스러운 모든 것을 자신과 연결 짓는 강박으로 나타나는 자기애적 수용에 국한된.. 2020. 3. 27.
교실 속으로 간 이해중심 교육과정 | 온정덕 외 ㅡ '핵심질문'으로 수업을 설계하기 이 책에서 볼 만한 부분은 이해중심 교육과정을 설명한 1부이다. 그런데 내용이 좀 소략한 것이 아쉽다. 이론은 이론 그 자체로 풍부하게 설명해주어야지 뒤에 실천 편이 있다고 해서 개념이 잘 와닿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실전 편은 초등에서 이해중심 교육과정 설계의 실제를 보여주는 것인데, 학교 급이 달라서 그런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해중심 교육과정은 한국 현실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 '핵심질문'을 중심으로 수업내용을 설계하는 것은 그간 많이 언급되어 왔으나, 이해중심 교육과정에서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수업에서 단편적 지식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배운 지식이 개념과 원리로 확장되어 삶의 다양한 상황, 자신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 2020. 3. 27.
교육과정이론이란 무엇인가 | 윌리엄 파이너 ㅡ "복잡한 대화"로서의 교육과정 내가 학교 일로 우울할 때마다 가끔 들쳐보는 책이다. 교육과정을 짤 때 평가 중심의 '목표-실행' 패러다임을 금과옥조처럼 받드는 분위기에 답답함을 느끼다가 이 책을 읽으면 숨통이 트인다. 그리고 내가 틀리지 않았음을 재확인한다. 올해도 학년 초라 여러 가지 계획서를 내는데 동료 중 국가교육과정의 지침을 '성서'처럼 여기는 분이 있어 속터져 하다가 다시 이 책을 손에 잡았다.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은 관련 전문가(?)들이 특정한 관점에 의거하여 정한 것으로 그것이 절대적 진리가 아니다. 그것에만 초점을 맞추다가는 국어교육이 산으로 간다. 그건 기본적 지침일 뿐 실제 수업에서는 교사가 학생의 성장과 발달에 맞게 다양하게 변주하는 게 맞다. 성취기준을 구체화하는 것은 교사의 몫이다. 파이너는 교사가 학교 교육과정.. 2020. 3. 26.
아동과 교육과정, 경험과 교육 | 존 듀이 ㅡ 다시 읽는 교육학 고전 어쩌다보니 대학원을 10년 다녔다. 직장생활 하며 다니다 보니 중간에 휴학도 하고, 논문 주제 찾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려 석사 마치고 박사학위 받기까지 딱 10년이 걸렸다. 이래저래 교육학 관련 책은 꽤 구경한 셈이다. 물론 학자 한 명 한 명 다 두께가 만만치 않아 깊이 있게 보는 건 엄두도 못 내고 잘 알지도 못한다. 하지만 다양한 책을 구경한 기회는 된 것 같다. 그 중에서 교육적으로 가장 영감을 받은 사람을 꼽으라만 들라면 존 듀이다. 듀이는 내가 관심 있게 공부한 사람도 아니고, 기껏해야 강의 한두 개 듣고, 그의 책을 읽은 게 전부지만, 교육에 관한 기본적 관점을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학자라고 생각한다. 특히 '아동과 교육과정(The child and the curriculum)'은.. 2020. 3. 18.
불협화음론자 비고츠키 | 박동섭 ㅡ 인간의 마음은 어떻게 구성되는가 ## 바흐친과 많은 부분에서 공명하는 관점으로, 개체 혹은 개인의 머릿속에만 관심을 갖는 전통적인 주류 인지심리학에 반기를 들며, 인간의 마음 형성 혹은 행위에 있어서 상황과 만남 그리고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새로운 심리학을 창시한 러시아의 심리학자 비고츠키는 인간의 정신기능 혹은 마음이 단독으로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역사적, 제도적, 문화적 상황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으면서 구성되어 가는가를 밝히려고 하였다. p59 ## 비고츠키는 인간정신을 행위와 실천적 활동으로서 본다. 그런데 심리학에서는 주체 측의 실천적 행위는 연구대상으로서 대접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심리학에서는 상식으로 생각해서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해온 근대이성주의의 발상에 터해서 대상을 지적으로 이해하는 것(에 주력하고--->문장 .. 2019. 11. 17.
대학에 가는 AI vs 교과서를 못 읽는 아이들 | 아라이 노리코 ㅡ AI가 하지 못하는 일은? ## 10!20년 후에도 남아 있을 직업의 공통점을 한번 살펴보자.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나 이해력이 필요한 일자리, 곁에서 돌보기나 논두렁의 풀베기처럼 유연한 판단력을 필요로 하는 육체노동 직종이 많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앞서 2장에서 살펴본 AI가 잘하지 못하는 분야와 일치한다. 요컨대 고도의 독해력과 상식, 아울러 인간 특유의 유연한 판단력이 필요한 분야다. p174 ## [표3-7]은 가장 최근의 RST 분야별 정답률이다. 먼저 의존 구조 해석과 조응 해결은 이미 AI의 사정권 안으로 들어온 표층적인 읽기를 묻는 문제다. 이 두 가지는 인간 수험자도 AI와 비슷한 수준으로 그럭저럭 잘 맞췄다. 그러나 기뻐해서는 안 된다. AI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말은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2019. 11. 14.
교육과정에 돌직구를 던져라 | 정성식 ㅡ 교육과정에 삶을 담자 ## 교육청에서 단위 학교로 들어오는 돈은 크게 학교기본운영비와 목적사업비로 구분된다. 학교기본운영비는 교육청에서 목적 지정 없이 총액으로 교부되며 단위 학교 실정에 따라 자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운영비이고, 목적사업비는 단위 학교 목적사업 수행을 위해 교부되기에 반드시 이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기본운영비를 높이고 목적사업비를 줄이는 것이 학교 교육재정 운영의 자율성과 직결된다. 학교의 목적사업비 비중이 얼마나 될 것 같은가? 주위 몇몇 교사들에게 물어보니 많아야 30퍼센트 정도 될 거라는 대답이 많다. 놀라지 마라. 절반을 훌쩍 넘는다. 인건비와 급식비, 방과후학교 운영비, 각종 공모사업비 등이 목적사업비로 배부되니 이를 제외하고 나면 기본운영비는 절반도 안 된다. 6학급 규모의 작은 .. 2019. 6. 6.
불평할 의무 | 닐 포스트먼 ㅡ 미련함을 줄이는 방법 ## 바로 이것이 제가 교육전문가들에게 제시하는 전략입니다. 아이들을 지성적으로 만들겠다는, 모호하고 오만해 보이고 결과적으로는 헛된 노력을 포기하고 우리의 노력을 아이들이 미련해지지 않도록 돕는 것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제가 의미론의 속임수를 쓰면서 말장난을 한다고 생각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말이 '단지' 의미론적 속임수인 것만은 아닙니다. 우리의 역할에 대해 말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에게 필수적인 제한과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게 됩니다. pp118 ## 두 번째 결론은 미련함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교육 전문가들은 귀중한 시간을 지성이 고정적인가 아닌가, 지성이 유전적인가 환경적인가, 혹은 인종별로 다른가와 같은 의미 없는.. 2018. 1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