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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교육 관련106

페다고지를 위하여 | 박찬영 ㅡ 일본 메이지 시대 학교교육의 틀을 고수하는 한국 프레네 페다고지의 불변요소 30가지에 대한 쉽고 간명한 소개도 좋지만(한국에 프레네의 저서를 직접 번역한 책이 아직 하나도 없다고 한다), 우리 학교교육이 일본 메이지 시대 학교교육의 틀을 얼마나 굳건히 지켜오고 있는가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1장이 더욱 눈에 들어오는 책이다. ## 세계 교육사 차원에서 우리의 학교교육은, 가치평가를 떠나 대단히 오리지널한 학교문화를 갖고 있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해서 우리의 학교문화는 유사 학교문화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일본의 학교교육의 문화를 그대로, 아니 그 이상으로 철저히 계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이와 같은 평가가 정당한 것은 거의 모든 측면에서 우리 학교교육이 일본의 근현대 학교교육의 방식을 유산으로 간직하고 보존해왔기 때문이다.. 2018. 5. 5.
가르칠 수 있는 용기 | 파머 파커 ㅡ 교사의 개인적 정체성이 가르침을 좌우한다 몇 년에 한번은 다시 들쳐보게 되는 책이다. 이 책은 교육방법론도, 현장에서 교사가 겪는 어려움에 대한 심리적 처방도 아니다. 가르침이라는 행위가 일종의 테크닉이 아니라 교사의 심원한 내면에서 비롯되는, 교사의 자아 의식과 정체성과 연결된 과제임을 이야기고 있고, 그런 점에서 거의 유일한 책이 아닐까 싶다. 가르침이 자기 자신에게로 더 깊이 다가가는 일이 되지 못할 때 교사의 내면은 분열되고 페르소나만 남는다. 가르치는 자의 내면을 파고드는 통찰이 돋보이는 책이다. ## 내가 들어본 모든 얘기 속에서 훌륭한 교사들은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강렬한 개인적 정체성이 그 수업에 배어들어 있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이렇게 말했다. "A 교수님은 수업을 할 때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하는 것 같아.""B 교수님은 .. 2018. 4. 24.
교육과정-수업-평가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 이형빈 — 교육 혁신은 평가의 혁신에서 시작된다 ## 평가에서 분리가 강하다는 것은 평가의 목적이 학생들 사이의 서열을 정확히 매기는 데 있는 것을 의미한다. 학생들을 1등부터 꼴찌까지 석차를 매기는 형태의 상대평가가 분리가 가장 강한 유형의 평가에 해당한다. 이 경우 평가는 학생들의 서열을 정확히 매겨 이를 상급학교 진학의 도구로 활용하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에 평가의 결과로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하지는 못하게 된다. 또한 학생들 사이 격차를 정확히 측정하는 데에 목적이 있기 때문에 평가의 난도는 높아지고, 단편적 암기 여부 등 양적으로 측정하기 쉬운 영역에 주로 관심을 갖게 된다. 평가에서 통제가 강하다는 것은 지식의 준거가 명확하여 정답의 개방성이 보장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유형이 선다형 평가, 단답형 평가다. 흔히 선다형.. 2018. 4. 24.
학교 민주주의의 불한당들 | 정은균 — 학교 내부의 비민주적 관행을 구석구석 고발한 책 ## 학교에는 인성교육 만능론이 있다. 교권 붕괴, 이른바 문제아들의 패륜적인 문제가 수면 위로 불거질 때마다 인성교육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인성교육의 미비가 공교육 시스템의 붕괴와 학교교육의 파행을 불러왔다는 주장도 있다. 학교교육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모든 문제들이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통해 모조리 해결될 것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 하트숀과 메이으 연구 결과는 로렌스 콜버그의 연구로 이어졌다. 콜버그는 인격교육을 "덕목 보따리"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인격교육은 효과가 없으며, 그것은 자주 교화의 형태를 띤다는 이유에서였다. 우리는 교화가 독재 체제나 전체주의 사회에서 즐겨 사용되는 교육 방식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pp97-199 ## 핵심은 '적응'에 대한 관.. 2018. 4. 23.
들뢰즈와 가타리를 통해 유아교육 읽기/ 리세롯 마리엘 올슨 들뢰즈와 가타리의 철학을 심도 있게 다루지는 않는다. 이들의 기본적 개념을 바탕으로 유아교육을 새롭게 이해해보려는 시도이다. 논문을 옮긴 것인데 번역 때문인지, 이론적 기초 - 논의 - 결론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논문쓰기 형식과 달라서인지, 이야기가 눈에 쏙 들어오지 않았다. ## 들뢰즈와 가타리는 구조적 폐쇄성에 갇혀서 철학과 주체를 사장시킨 철학자와 연구자들이 언어구조와 같이 중요하게 여겼던 문제에는 관심이 없었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구조와 체제의 첫 번째 조건을 틈으로 보았다. 따라서 지금의 형이상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철학을 생산해내야 하고, 철학자들의 과제는 새로운 개념들으 창조하는 것이 된다. 창조와 생산은 철학사에서 도구상자와도 같다. 즉 오래된 개념들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현 사회.. 2018. 4. 22.
시민교육이 희망이다/ 장은주 이 분야의 이론적 기초에 대한 독보적인 책. 철학자가 쓴 책답게 개념을 철저히 규명하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 지금 우리에게는 시민적 주체의 형성, 곧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보통의 사람들, 특히 미래 세대를 민주주의의 참된 주체인 시민으로 만들기 위한 체계적인 사회정치적 노력이 절실하다. 나는 이 책에서 바로 그러한 노력을 이제라도 제대로 시작하기 위한 나름의 이론적 출발점을 마련해 보려 한다. 그러니까 시민교육에 대한 어떤 일반론을 전개하기보다는 한국 사회의 구체적인 문제 상황에서 출발하여 우리 사회에서 시민적 주체는 왜 이토록 허약한지를 나름대로 해명해 보고, 나아가 그 시민적 주체를 새롭고 더 강하게 형성해 보려는 기획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또 우리는 어떤 문제들에 특벽히 주목해야 하는지.. 2018. 4. 16.
핀란드의 끝없는 도전/ 파시 살베르그 핀란드 교육이 최고라고도, 최선의 방법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핀란드는 그들이 고수하는 철학 아래 수십년 간 일관되게 교육개혁을 진행해왔다. 교육에 관한 한 그들 자신의 길을 모색하고 꾸준히 실천해온 셈이다. 우리는 어떤가. 일단 교육 철학이 없다. 이 나라 저 나라의 교육 방법론만 우후죽순처럼 도입했다가 사라져간다. 그들 나라의 교육제도의 기저에 깔린 철학을 보지 않고 무늬만 베껴와서 우리 교육을 '국적 없는' 잡탕으로 만들었다. 요즘은 또 핀란드에서 들여온 '융합'이 유행이다. 교육 철학의 정립이 절실한 시대이나, 우리 사회는 개인의 이익을 극단적으로 추구하고 있기 때무에 교육에 관한 모종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란 요원하지 않을까 싶다. ## 세계 곳곳에서 공교육 제도가 위기에 처해 있다.. 2018. 4. 16.
독일 교육 이야기/ 박성숙 두 자녀의 학교 생활을 통해서 독일 교육의 전반적인 철학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각 과목별 수업 내용과 평가 내용을 학부모의 입장에서 성실히 묘사하고 관찰하여 매우 쉽게 읽힐 뿐 아니라 마치 직접 독일 학교에 다녀온 것 같아서 좋은 책. 경쟁 없는 교육의 장점 - 아이들이 배움 그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엿볼 수 있으며, 줄 세우기를 하지 않기에 교사가 자신의 주관에 따라 수업 내용을 선정하고 평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독일 시험 문제가 생각해볼 가치가 있어 기록으로 남겨둔다. 2018. 4. 15.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엄기호 ## 이들은 이른바 '열린 교육'이라는 것을 받고 자란 세대이다. 그런데 학생들은 '열린 교육'이 한 번도 제대로 열린 적이 없다고 한다. 한쪽에서는 폭압적인 교육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열린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혼돈이 가득한 교육이 아이들의 삶을 괴롭혔다. 학생들의 의사와 배움의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하였지만 그 교육은 또 하나의 강요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가끔은 무책임하기까지 했다. '열린 교육'에서는 가만히 있을 시간이 없었다. 무조건 손을 들고 뭔가를 해야 했다. 역설적으로 이들이 경험한 '열린 교육'은 조용히 있을 자유, 혹은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자유를 박탈하였다. 한 학생은 "스스로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는 수업"을 "자신들의 의지와.. 2018. 4. 15.
학교 내부자들/ 박순걸 학교 혁신의 꿈을 갖고 그 어려운 승진 점수따기의 관문을 통과하여 교감이 된 저자가 학교의 불합리하고 비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섬세하게 짚어낸 글이다. 짐작컨대 이런 마인드를 가진 관리자는 전국에 몇 분 안 될 것 같다. 대개의 교사들은 관리자만 되면 개구리 올챙이 적 시절을 까맣게 잊고 자신의 새로운 업무에 매몰되거나 교장이 되기 위한 점수 따기가 오직 목표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교사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하고 한번쯤 의문시했을 거의 모든 문제들을 담고 있어 술술 잘 읽힌다. 특히 눈여겨볼 만한 것은 저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교무부장' 자리를 없애고 학교의 교무를 교감이 맡도록 개혁한 일 등이다. 북유럽의 교감/교장은 수업은 물론이고 담임 업무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 2018. 4. 10.
이선생의 학교폭력 상담실/ 김경욱 외 2018. 4. 10.
교실을 위한 프레이리/ 아이러 쇼어 이런 책을 읽을 때 자주 목격하게 되는, 앞뒤 맥락을 끊어놓는 어설픈 번역ㅜㅜ ## 이슈를 파악한 뒤 우리는 어떻게 그 이슈들을 교실로 가져와서 토론을 할 것인가? 이러한 이슈들은 정서적일뿐더러 즉각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도 않는다. (....) '코드'(프레이리의 용어로는 코드화codification)라 일컫는 토론에서 귀납적인 질문이 이어지는데,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경험에 터해 토론 내용을 생각하며, 그 경험을 더 넓은 사회적 맥락과 연결 지으면서 대안을 생각해낼 수 있게 된다. 코드는 듣기 과정에서 나타나는 특정 비판적 이슈에 대한 구체적인 물리적 표상이다. 코드는 처음에 교사에 의해 개발되다가 학습 진행 과정에서는 학생들에 의해 대화 기록이나 이야기, 사진, 풍자, 콜라주, 노래 등의 여러 .. 2018. 3. 26.
교사를 세우는 교육과정/ 박승열 ## (...) 현재 우리나라 초중등학교의 교육과정은 교과를 중심으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학교교육은 과연 교육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고 있을까? 이렇게 교과를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교육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두 가지 의문이 있다. 먼저 우리나라 교육과정에 편제되어 있는 교과의 문제이다. 좁은 의미로 교육과정은 곧 교과이다. 교과는 과연 교육의 이상 추구, 인간의 변화와 성장, 공적 세계로의 입문, 좋은 삶의 실현에 도움을 주고 있을까? 아마 교사가 학교에서 교과를 잘 가르치고 학생은 학교에서 교과를 잘 배우면 일부분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교과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적이다. 앞의 교육 목적을 달성하려면 전통적인 교과.. 2018. 3. 26.
공부 공부/ 엄기호 ##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공부를 하지 않아도 경탄하고 압도당할 수 있지만, 공부 없이는 그것을 향유하지 못한다. 무질서에서 질서를 파악하고 이름을 붙이는 지적 과정의 쾌감을 느끼지 못한다. 반대로, 이런 지적 쾌감을 느끼지 못할 때 공부는 그저 괴로운 것이 될 뿐이다. 이게 바로 공부하게 만들려다 자주 일어나는 '공부를 죽이는' 방식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알려면, 경험의 구조를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배우는 이가 자신을 압도해 경탄을 일으키는 대상을 만날 때, 그 경험을 공부에 관한 경험으로 바꿔치기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러면 배우는 이는 분별하는 힘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했다가도 공부 자체에 압도된다. 공부는 '지겹고 고통스럽기만 한 것'으로 겪어버리기 때문에 다시는 .. 2017. 10. 31.
학교를 살려라/ 프랭클린 샤겔 & 제이 스민크 ## 체계적 개혁의 필요성 우리는 중요한 교육개혁 시기의 중심에 있지만 대부분의 노력들은 성공적이지 못할 것이고 다양한 이유로 실패할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시도된 개혁들이 일시적이고, 원인보다는 증상을 다루고 체계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 우선 많은 개혁 노력은 시작과 종결, 진행과 중지의 과정을 거친다. 개혁의 움직임은 성공에 대한 열정이 있는 그룹이나 옹호자들로부터 자극을 받아 우선은 급격한 성장으로 시작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특정 시점이 되면 그것은 정체상태에 도달한다. (...) 원인보다 증상을 다룬다 : 두번째로 대부분의 조직은 문제의 원인보다는 증상을 다룬다. 증상은 겉으로 드러나고 명백하기 때문에 이것은 쉽게 인식할 수 있다. 게다가 사회적으로도 빠른 반.. 2017. 1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