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교육 관련106 행복한 교실을 만드는 희망의 심리학/ 김현수 정신과 의사들 중에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는 분들이 있다. 세월호 유가족 등 사회적 트라우마를 치유하는데 힘을 쏟는 정혜신 박사가 대표적인 분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또한 특별하다. 대안학교(성장학교 별) 운영과 오랜 청소년 상담을 통해 청소년들의 학교 적응 문제와 다양한 심리적 어려움에 대해 가장 현장과 밀착된 통찰을 보여주는 분이다. 교사와 학부모들의 필독서. ## 우리나라 아이들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결핍 사회의 아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풍요로운 세상에 무엇이 결핍되어 있을까?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제도적으로도 다 갖추어져 있는데 무엇이 부족한 것일까? 관심, 보살핌, 목표 의식, 충만감, 동기, 죽음에 대한 의식, 삶의 소중함에 대한 성찰, 시간의 소중함, 자연의 고마움,.. 2017. 10. 30. 관계의 교육학, 비고츠키/ 진보교육연구소 ## 폴 윌리스가 [학교와 계급 재생산]이라는 책에서 다룬 연구에 보면 '싸나이들'이 나옵니다. '싸나이들'은 어차피 노동계급이 될 자신들의 현실을 '간파'하고 공식적인 학교 문화와 규율에서 벗어나 비공식적인 자신들만의 거친 문화-음주, 흡연, 거친 복장과 말투, 학습 경시, 수업 이탈과 방해, 마초적 행동 등을 행하는 청소년 집단을 가리킵니다. 반면에 선생님 말 잘 듣고 숙제 잘 해오는 착실한 학생 집단을 '귓구멍이들'로 부릅니다. 이들은 나중에 어떻게 되었을까요? 학교 공식 문화에 저항했던 아이들이 커서도 지배체제에 더 저항적일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들에 대한 추적 조사 연구의 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싸나이들'은 음주, 마초, 스포츠 문화에 젖어든 채 지배체제에 순응해갔던 반면 노동운동 .. 2017. 10. 4. 북유럽 교육 기행/ 정애경 외 ## 실제 핀란드가 학교교육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읽기다. 단순한 지식 축적으로서의 독서가 아니라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둔 '글을 제대로 이해하는 의미의 읽기'다. 핀란드의 읽기 중심의 문화는 사회 전반에서 발견할 수 있지만 특히 학교교육에서 명백하게 드러난다. 즉 독서교육이 독립적으로 존재하거나 다른 교과 공부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독서가 바로 모든 공부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핀란드에서 만난 교장선생님은 독서교육을 설명하면서 '읽기 교육'이란 말을 더 많이 사용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읽기'란 단순 암기를 위한 학습이 아니라 제대로 읽기를 목표로 한다고 했다. 창의력 개발과 상상력, 종합적 사고력, 판단력을 골고루 기르는 것이 교육 목표라는 점에서 우리와 다르지 않았지만 읽기가 수단이 아.. 2017. 8. 30. 학교라는 괴물/ 권재원 주목하고 있는 작가이다. 현직 교사가 쓴 교육 관련 저서 중에서 가장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며 '균형 잡힌' 메스를 가하고 있는, 어느 한 쪽의 이념에 근거하여 쓴 것이 아닌, 정치적으로 올바른 시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한 페이지도 버릴 내용이 없는 에세이였다. ## 원래 강단 있고 고집 센 인물로 알려진 곽 교육감이 뜻밖에도 하던 말을 중단하고 "오늘은 듣기만 하겠다. 나를 성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때부터 두 시간에 걸쳐 성난 교사들의 교육감 성토대회가 이어졌다. 밤 10시가 훨씬 지나서 곽 교육감은 "유레카"를 외쳤따. "교육혁신은 뭔가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쓸모없는 일을 줄이는 데서 시작해야 하는 것이군요. 그리고 교육혁신의 중심은 바로 평교사들이군요. 이제부터 저의 핵심 기조를 .. 2017. 8. 25. 경쟁의 늪에서 학교를 인양하라/ 정현주 20년 좀 넘는 경력의 인문계 고교 교사가 학교를 떠나면서 기록한 현장 스케치. '입시 도우미'로 전락한 교사의 현실을 '아주 정직하게' 그렸다. 이야기 모두가 내게는 익숙한 내용이었는데 두 가지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하나는 교사의 역할에 대한 것으로, 교사는 부모가 아니며, 교사가 부모처럼 모든 노력을 동원하여 자기 아이를 좋은 학교에 보내야 한다는 압력, 즉 다른 학교 아이보다 우리 학교 아이를 우선시하는 것은 비교육적이라는 것. 공립학교 교사는 공정한 평가자로 존재해야 한다는 것. 대한민국의 우수한 학생들이 선발되면 되는 것이지 그것이 꼭 우리 학교여야 할 필요는 없다. 입시 결과를 플래카드로 홍보하는 것을 그만둘 때가 되었다. 또 하나는 저자가 초임 시절일 때, 교감이 저자의 수업 시간에 정부에.. 2017. 8. 15. 교육의 도덕적 원리/ 존 듀이 ## 도덕적 지식(종류를 막론하고 인격의 일부가 되고 따라서 행위의 실제적인 동기가 되는 지식)과 도덕적 행위에 관한 지식(이집트 고고학에 관한 지식만큼이나 무기력하고 비효과적인 지식) 사이의 구분은, 도덕교육에 관한 논의에서 핵심적인 사안이 된다. 부모든 교사든 교육자로서의 임무는 아이들이 습득하는 지식이, 가급적 모두, 행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동인이 되도록 생생하게 습득되게 하는 데 있다. 이런 임무와 기회 때문에 도덕적 목적이 내용을 불문하고 모든 수업에서 지배적이고 보편적인 목적이 된다. 이런 가능성이 부정된다면, 모든 교육의 궁극적 목적은 인격 형성이라는 낯익은 진술은 한낱 위선적 가식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pp7-18 도덕에 관한 지식에는, 예컨대 정직, 순수함, 혹은 친절에 관한 지식에.. 2017. 8. 15. 페다고지 | 파울로 프레이리 | 발췌 ## 인간화humanization에 대한 관심은 곧바로 존재론적 가능성으로서 뿐만 아니라 역사적 현실로서의 비인간화에 대한 인식으로 직결된다. 사실 인간이 비인간화의 범위를 알아차릴 때 과연 인간화가 실행 가능성이 있는가를 자문하게 된다. 역사를 통해 볼 때 인간화와 비인간화는 불완전한 존재인 인간에게 모두 가능한 것들이다. pp31 ## 그러므로 '설교식 교육'이 갖는 두드러진 특징은 말의 공허한 '울림'일 뿐 학생을 변혁하는 힘이 되지 못한다. '4에다 4를곱하면 16이 된다'든지, '파라 주의 수도는 벨렘이다'라고 할 때 학생들은 4에다 4를 곱하는 것이 실제로 무엇을 뜻하는지, 혹은 '파라 주의 수도가 벨렘이다'는 사실에서 '수도'의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말해서 벨렘이 파라에 어떤 의미를 .. 2017. 8. 14. 교사는 지성인이다/ 헨리 지루 ## 지루는 경험이 지닌 변혁의 가능성을 학생들이 알게끔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험의 변혁성을 높이기 위해 교사들은 학생 생활에 적합한 교실지식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가질 수 있다. 즉 교사들은 학생들의 생활 경험에 딱 들어맞는 교육과정 내용과 교육실천을 제공함으로써 학생의 경험을 교육적 만남의 일부로 인정해야 한다. 지루는 또한 교사가 학생들의 경험을 문제제기하고 비판함으로써, 다시 말해 경험 속에 숨겨진 가정을 드러내기 위해 학생들의 경험을 탐구함으로써 학생들이 적합한 경험을 넘어서도록 돕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보았다. 비판적 지도는 학생들이 자신의 경험에 배어 있는 정치적, 도덕적 의미를 인식하도록 하는 데 꼭 필요하다. 그래서 학생의 경험과 활동이 인종차별과 성차.. 2017. 8. 13. 도덕교육의 파시즘/ 김상봉 근 십 년만에 다시 읽었는데도 새롭다. 도덕교육의 현실을 비판한 책이지만 도덕교육으로 대표되는 우리교육 전반에 대한 성찰이라고 봐도 좋겠다. 그 성찰은 책이 출판된 지 십 년이 지난 지금에도 유효하다. 그동안 교실수업개선을 위한 수많은 방법론이 도입되었지만 교육에 관한 철학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학교교육의 문제를 다룬 그 어떤 책보다도 풍부하고 논리정연한 근거를 제시하면서도 구체적인 전망 또한 놓치지 않고 있다. 한 페이지도 버릴 게 없는 책이다. ## 타율적 강제에 길들여진 노예든 자율적인 자기절제가 습관화된 자유인이든 결과적으로 도덕적 규범을 어기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일 수도 있는 것이다. (...) 그러나 똑같이 도덕적 행위가 습관화된다 하더라도 타율적인 억압과 노예적인 길들여.. 2017. 8. 11. 학교를 넘어서/ 존 홀트 ## 나의 경우 내가 알고 있는 것의 대부분은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소위 '학습 환경'이라 부르는 곳에서 배운 적도 없다. 즉 뭔가를 배우려는 목적으로 의도된 경험에서는 배운 적이 없다는 뜻이다. 나는 '뭔가를 배울 목적으로'는 어떤 것도 하지 않는다. (...) '배움의 경험'에 관해 말할 때 생기는 어려움은 그 말이 모든 배움을 두 종류, 즉 뭔가를 배우게 되는 경험과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하는 경험으로 나눌 수 있다는 뜻을 내포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무 것도 배울 수 없는 경험이란 없다. 우리는 우리가 행하는 온갖 일, 우리에게 일어난 온갖 사건, 또 우리에게 가해진 온갖 행위로부터 뭔가를 배운다. 우리의 배움은 우리를 보다 박식하게도 무지하게도, 지혜롭게도 바보스럽게도, 강하게도.. 2017. 8. 9. <마이클 애플의 민주 학교> - 마이클 애플 ## 민주학교라는 아이디어는 큰 안목에서 봤을 때 어려운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그 징후들은 사방에서 감지된다. 공립 학교들은 모든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학교들은 학생들이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한함으로써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만들어내는 주범으로 비난 받기도 한다. 정치적인 수사에서는 현장의 결정을 한껏 고양하지만, 실제로는 연방정부의 정책이 국가 수준의 성취 기준과 표준화되고 상세화된 교육과정, 그리고 국가 수준 일제고사의 방향으로 학교들을 몰아세운다. 이렇나 정책들은 부작용이 심할 것이라는 뚜렷한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행된다. 비판적인 사고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커지고 있지만, 정작 학교에서 사용되는 교재와 프로그램에 대한 검열은 증가하였다. 인구센서스 자.. 2017. 7. 16. <독일 교육 두 번째 이야기> - 박성숙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간 읽어온 핀란드, 스웨덴, 미국 등의 교육 이야기보다 훨씬 의미 있었다. 그 이유는 이 책이 단지 독일 학교의 수업이나 학교 운영 방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독일 사회가 전체적으로 꾸려지는 방식과 함께, 그 방식의 일환으로서 교육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학교 참관이 아니라 아들이 독일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쓴 글이기에 가능했으리라. 독일 사회가 얼마나 수준 높은 사회인지를 교육을 꾸려가는 방식을 통해 짐작할 수 있었다. 한 꼭지, 한 꼭지가 모두 재미있었지만, 특히 인상적인 것은 독일에서는 투표권이 주어지는 18세가 되면(지방선거는 16세부터 가능) 성인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18세가 되는 12학년이 되면 가정통신문을 비롯해서 학교에서 가정으로 보내는 어떤 연락도 없.. 2017. 7. 11. <교사 상처> - 김현수 ##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교사 집단은 어떤 문제가 생기면 반드시 '정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속성이 강하다. 어쩌면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나라에 프레네 교육이 확산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프레네 교육에는 이른바 '답이 없는 경우'가 허다해서 애매모호한 채로 견뎌야 하고, 정해진 하나의 답이 아니라 여러 갈래에서 길을 찾아야 하고, 새로 길을 내기도 해야 한다. 우리는 빠르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원하는 동시에, 거대담론에서만 해답을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내가 털어놓은 문제,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를 굉장히 높고 큰 곳에서만 찾느라 털어놓은 이후에는 할 일이 없어져 버린다. 하려는 이야기가 죄다 거대담론이 되어서 언제 실현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교사 개인이 .. 2017. 7. 4. <청소년을 위한 발도르프학교의 문학수업> - 데이비드 슬론 청소년들의 자아를 향한 여정의 동반자로서의 문학의 가치와 문학수업의 사례들을 보여주는 책이다. 오디세이아, 신곡, 햄릿, 템페스트, 파우스트, 워즈워드와 휘트먼의 시 등 인간과 세계의 깊이를 한껏 탐구하도록 이끌어주는 작품들과 함께 청소년기를 보내는 발도르프의 교육이 부러웠다. 아니, 그런 고전이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 문학수업에서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은 수업방법이나 스킬이 아니라 작품을 잘 고르는 것이다. 작품이 직접 말하게 하는 것, 작품의 소리를 듣는 것, 그것이 핵심이다. 우리도 청소년기의 각 단계마다 학생들의 성장에 영감과 자극과 치유의 동반자가 될 수 있는 작품들의 목록을 만들어야 한다. 문학사적 가치를 지닌 작품과 청소년기의 성장에 유익한 작품이 꼭 일치하지는 않는다. 햄릿이나 파우스트, 오.. 2017. 4. 2. <교사, 삶에서 나를 만나다> - 김태현 ## 특히 국어 교사로서, 한국의 고전을 생생하게 가르치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현대시, 현대소설은 학생들의 삶으로 연결하기가 수월한데, 고전 산문은 현대적으로 적용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홍길동전, 춘향전, 장끼전과 같은 고전 소설은 내용적으로 세련미가 없는데다, 한자어가 많이 섞여 있어서 학생들과 재미있게 소통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문제를 고민해봐도 학생들에게 의미 있게 가르칠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냥 교과서에 있는 문제를 기계적으로 풀면서, 줄거리를 설명하고 작품의 의미를 정리하는 식으로 수업을 할까 하는 유혹이 들기도 한다. 그러던 중에 재벌 2세 남자와 가난한 여자 스턴트우먼의 사랑을 다룬 한 TV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이야기는 뻔했다. 돈 많은 남자와 가난한 여자가 우연히 만나.. 2017. 4. 2.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