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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란 무엇인가 & 은유가 만드는 삶 / 김용규, 김유림 은유 시리즈로 책을 세 권이나 내다니... 은유 수업 다 끝나고 읽고 있는데, 신세계다. 다음 은유 수업은 훨씬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은유 시리즈는 총 3권이다. 1편 '은유란 무엇인가'는 은유에 대한 관점을 재정립하는 부분이어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고, 2편 '은유가 만드는 삶'에서는 새롭고 다양한 은유 작품의 예시를 보아서 좋았고, 3편 '은유가 바꾸는 세상'은 제목 위주로 훑어보았으나 사회적으로 천박한 은유가 삶을 어떻게 천박하게 만드는지 확실히 이해하게 됐다.  은유란 무엇인가. 저자들에 따르면 은유는 단지 수사법에 국한되지 않는다. 은유가 없다면 창의가 없고 우리 문명도 없다는 것이 저자들의 생각이다. 은유적 사고는 시와 노래뿐 아니라 회화, 조각, 음악, 무용 등 '비언어적 표현'에.. 2024. 5. 4.
안치환이 거기 있었네 _ 지리산, 너 지리산이여~ 유툽 알고리즘에 갑자기 안치환 '지리산, 너 지리산'이 떠서 클릭~ 와, 막걸리 한 잔 마시는데 술맛이 열 배로 맛있어짐... 근 십여 년 만에 듣는 듯하다. 잊고 있었다, 안치환을... 사실 명곡은 다양하게 좋아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젤 좋아하는 가수를 꼽으라면 나는 안치환 한 명인데... 이 노래를 잊고 있었다. 연이어 '타는 목마름으로'도 들어보고... 난 운동권과는 거리가 아주 멀지만, 학생 때부터 운동권 노래는 꽤 좋아했다. 그 장중함이랄까, 가사의 스케일이랄까, 뮤지컬 느낌을 주는 노래여서인 듯... 가사가 지나치게 직설적인 것은 예술성이 떨어져 별로지만 훌륭한 노래가 참 많다. 사실 뮤지컬 '레미제라블'에 필적할 만한 노래는 운동권 노래만한 게 없는 듯... 김광석 노래도 아주 좋지만, 김광석 .. 2024. 4. 30.
가르침의 재발견 / 거트 비에스트 _ 학습에서 가르침 해방하기 요 몇 년 새 읽은 교육학 관련 책 중 최고다. 이런 책을 만나면 너무너무 행복하다. 오랜만에 한 구절 한 구절 감탄하며 읽은 책. 옆동네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비에스타 책은 사서 다시 줄 그으며 봐야지 싶다. 평소 내가 감으로는 느끼지만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던 부분을 조목조목 근거를 들어 밝혀주고, 새로운 개념으로 보충해준 책.  우리는 흔히 교수-학습을 한 쌍으로 놓고 교수를 학습을 위한, 혹은 학습을 촉진하는 활동으로 보지만, 저자는 그것이 현재의 교육적 혼란을 야기한 주범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교수 즉 가르침을 학습과 분리하되 그렇다고 해서 학생을 대상으로만 보았던, 가르침에 대한 전통적 관점으로 회귀하지 않는다. 아렌트, 랑시에르, 레비나스 등 다양한 철학자들을 경유하면서 '세계와의 만남' .. 2024. 4. 28.
윤동주가 나를 살리다 올해는 정말 3월을 넘기기가 힘들었다. 학교 이동에, 한 반 인원은 서른 명 가량, 교실은 좁아터지고, 중간급 학교인데 업무는 작은 학교급으로 많고, 십여 년 전에나 하던 잡무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고... 유명하신 폭탄 두 분이 하루가 멀다 하고 학교를 뒤집고, 교감쌤, 학생부장이 번갈아 뛰어오고... 거기다가 학교 건물까지 공사한다고 가림막을 쳐서 창밖으론 가림막만 보이고... 유독가스가 진동하고... 진짜 학교 다니겠나 싶었다.  다이어리를 보니 4월 14일까지 주말에 울렁거리는 증세가 있었다. 울렁거림이 안 나으면 그냥 휴직 들어갈 생각이었는데...  어찌어찌 큰 고비를 모두 넘기고 처음으로 약간 안정됐다. 중간고사 원안도 넘겼고 담주 시험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올해도 나를 살린 건 윤동주였음을.. 2024. 4. 27.
사춘기 마음을 통역해 드립니다 / 김현수 왜 외국 영화에 나오는 학생들은 명찰을 달고 있지 않을까. 책에 등장하는 학생은 이렇게 질문한 뒤 답한다. 서로 이름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명찰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요즘 아이들의 심리를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지금 어른들은 다수 학급에서 익명의 상태로 지내는 게 익숙했지만, 요즘 아이들은 반대다. 잘하는 몇 명과 말썽꾼 몇 명만 알아주는 학교에서 종일 존재감 없이 지내는 게 고역이며 무의미하다 느낀다. 요즘 아이들에겐 '존재감'이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다.  후루룩 읽었지만, 종일 사춘기 아이들과 생활하면서도 내가 놓치고 있었거나, 느낌은 있어도 명확히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 저는 요즘 사춘기 아이들의 방황 또는 반항의 원인을 외로움이.. 2024. 4. 26.
수업 팁 _ 배경 그리기 국어수업에서 매시간 비주얼씽킹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다.개인적으로 국어수업에서 그림 그리기가 꼭 필요하다고 여기는 건 두 가지 경우다.  1. 소설에서(가끔은 시) 소설속 공간이나 주인공의 행동 경로를 직접 그려보면작품이 훨씬 생동감 있게 다가올 때다.  2. 두 번째는 소설 속 인물들의 성격을 그림을 통해 구체화할 때다.  그림만 그려도 작품이 확 와닿을 때, 그때만 그린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는 않고 10분 정도 시간을 주고 스케치할 때가 많다.  아래는 소설 '꿩' 수업에서 학생들이 소설을 토대로 주인공 용이가 학교 가는 길을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걸 직접 그려보면, 무거운 짐을 메고 산허리를 세 바퀴나 돌아학교에 가는 용이 심정이 잘 느껴지고, 등굣길이 최소 1시간 이상임을 짐작.. 2024. 4. 26.
'미래학교'에 미래가 있을까 수성구 지역 학교를 벗어나니 아주 아이러니한 광경이 펼쳐진다. 교육청의 잡다한 사업이 모두 열악한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  IB학교와 미래학교도 마찬가지. 뭐 다문화가 절반인,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다수인 n중학교에서도 논술형 평가를 주 내용으로 하는 IB 시범학교를 한다니... 그런 데일수록 학부모 민원이 없으니까. 수성구라면 쓸데없는 거 왜 하냐며 민원이 폭주할 터.우리 학교는 IB는 아니고 미래학교다. 조만간 미래학교가 IB학교가 된다 하니 IB 전단계라 보면 되겠다. 미래학교 담당자 연수라고 불러서 가보니 알맹이는 하나도 없다. 가르친 걸 평가함은 당연하지만 모든 단원에서 수행평가를 하라는 건 미친 짓. 평가 못해 죽은 귀신이 붙었나. 평가를 위해 가르치는 건 배움을 .. 2024. 4. 26.
펌) 혐오가 교실에 퍼지기 전에 / 차승민 쌤 페이스북을 더러 읽는데, 거기서 내게 가장 많은 깨우침을 준 분들은 초등 쌤들이다. 초등은 아이들을 일 년을 맡다보니 학급 운영에 고수인 분들이 많이 계시다.다양한 무림의 고수들을 보며, 와, 중등은 학생 파악조차 못하고 일 년이 가는구나 했다.다양한 사례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사례.  ###혐오가 교실에 퍼지기 전에. “선생님 제 필통에 있던 지우개가 이렇게 되었어요” 점심시간이 끝나고 5교시 영어가 시작되기전 현철(가명)이는 차쌤에게 자신의 여러조각으로 부서진 지우개를 보여준다. 현철이는 어제 다른 아이와 화해공감수업을 한 상태다. 전학 온 아이인데 기존의 아이들과 불협화음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차쌤도 심리전을 준비하고 있던 차에 일이 벌어졌다. 같이 수업하던 원어민에게 양해를 구하고.. 2024. 4. 25.
국립신암선열공원 _ 구한말 의병에서 광복군까지 여기 꼭 한 번 가야지, 가야지 하던 게 이제 이루어졌다. 금호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다보면 마주치게 되는 곳. 우리 집에서는 자전거로 한 시간 가량 걸린다.  지역에 있는 국립묘지라 의무감에 한 번은 답사해야지 했던 길인데 가보고는 깜짝 놀랐다. 그리고 아주 깊은 인상을 받았다. 52분의 독립운동가들이 잠들어 계신데, 그분들의 약력을 읽다보면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까지 우리의 모든 역사와 마주치게 되기 때문이다.  의병에서부터 파리장서운동, 3,1운동, 신간회, 광복군, 미군 OS부대 참여까지 역사의 주요 순간에 함께 한 지역분들이 계셨다. 김구 선생이 연루되었던 105인 사건 관계자분도 계신다. 그 모든 순간에 열정을 바치고 고난을 감수했던 분들이 계셨다. 몇 년 형에서 10년 형, 법정 최고형.. 2024. 4. 23.
책은 위험하다 / 박노해 2024. 4. 23.
파묘, 그 중의성... 올해 영화를 딱 두 편밖에 못 봤네. 서울의 봄이랑 파묘. 오컬트류나 공포영화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파묘는 볼 생각도 안 했는데 언론에서 유명해지니 모친께서 꼭 보고 싶다 하셔서 모시고 가서 관람했다. 기대보다 훨씬 재미있었고, 직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이야기 속에 숨어 있는 이야기, 그 겹겹의 비밀을 파헤쳐가는 과정에 매혹되었다. 파묘는 단지 묘를 파는 행위가 아니다. 묘를 파면서 과거를 다시 파헤치는 행위다. 그 과거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우리의 현재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고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인공들은 파묘하고 알지 못했던 과거의 지층 속으로 한 발 한 발 걸어들어간다. 그 과거는 식민지 시대와 연결되고, 결코 죽일 수 없는 일본 요괴 오니처럼 우리의 현재에 깊은 어둠을 드리우며 현재를.. 2024. 4. 20.
4.19에 읽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 그리고 학급 공동체 요새 중간고사 준비로 넘 바빠서 오늘이 4.19인 줄도 방금 생각남. 1교시 수업은 걍 지나갔는데, 3교시부터는 한 번 언급해야겠다 싶다. 4.19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등장하는, 대한민국 역사에서는 가장 중요한 사건이니까. 잠깐 쉬는 시간에 헌법 전문을 읽으며 많은 생각이 오간다. 이걸 제대로 가르치고 있지 않구나, 하는... 헌법에는 공동체의 이상과 목표가 담겨 있다. 지금 우리 사회가 길을 잃은 건 바로 그것인데, 헌법 전문에서 다시금 길을 찾는다. 헌법 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한다,,, 고 되어 있다. 헌법 정신에 반하는 사람들은 대체 뭔지... 올해 나의 꿈은 우리 반 28명이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다. 그건 교사가 엄격하든 너그럽든 교사가 자기 방식대로 철저히 관리하는 걸로 되는.. 2024. 4. 19.
4월, 봄꽃의 향연 토욜 오전, 셤 문제 내려니 속이 울렁거렸다. 넘 바삐 달려오다가 딱 쉬어야 할 타이밍인데, 할 일이 태산이어서... 이럴 땐 먼저 바람부터 쇠야 한다. 가까운 욱수골로 달려갔다. 덕원고 뒷산 산불초소에서부터 성암산까지 왕복 두 시간 등산... 야산이지만 길섶마다 마주치는 봄꽃의 향연에 내내 황홀했다. 하늘의 별들이 부서져 그 별가루가 지상에 다시 피어난 것 같은 봄날... 자연의 생기로 심장과 허파를 채우고 나니 좀 살 것 같았다. 오후엔 가벼운 마음으로 셤 문제를 냈다. 2024. 4. 14.
펌) 송승훈 쌤님 '소나기' 수업 질문 선생님 페북에서 보고 퍼왔다. 고등학교 문학수업 '소나기' 질문. 재기발랄한 내용이 많아서 다른 작품을 수업할 때도 벤치마킹할 부분이 있다. ## 소설을 다 읽은 사람은 다음 질문에 답해보자. 시골 소년이 서울 소녀에게 매력을 느낀 이유는 무엇인가 소녀의 매력이 드러나는 지점으로 소년의 눈에 들어온 신체 부위는 어느 부분인가 왜 이 부분에서 소년은 소녀에게 매력을 느꼈는가 누가 먼저 연애를 걸었는가 어떤 방식으로 연애를 시도했는가 소녀는 왜 개울가 징검다리에 있었는가 자신 또는 친구들은 어떤 방식으로 연애를 거는가 이들이 연애할 때 간 장소는 어디인가 이 장소에서 무엇을 하며 연애를 하는가 자신 또는 자기 친구들은 연애할 때 어디로 가는가 자신 또는 친구들은 무엇을 하며 연애릉 하는가 연애 장소는 어떤 .. 2024. 4. 7.
오래된 편지 _ 세 번째 독립출판 4년만의 독립출판. 실은 그 사이는 글을 새로 쓰지 못했고, 나와 D가 아주아주 옛날, 이삼십대에 주고받은 편지 200여 통을 모아서 엮어보았다. D 생일선물로 주려고. 분량이 많아서 편집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메일을 복사해서 붙여넣기 하면 한 줄씩 다 띄어져서 한글파일에 붙기 때문에... 2월에 대강 편집을 다하고 3월 정신없이 보내다가 이제야 정리해서 마무리. 오타는 계속 나온다. 바쁜 일 지나고 한 번 수정해야겠다. 자그마치 451쪽이라서 분량이 많아 그런지 책값이 2만원이 넘는다. 이걸 누가 2만원 넘게 주고 사보겠냐 싶어서 책 만들기에 돈을 하나도 안 들이기로 했다. 표지도 부크크에서 주는 무료 표지. 무료 표지는 날개가 없기 때문에 알라딘 등 인터넷서점에는 입고가 안 되지만, 뭐 살 사람도.. 2024. 4.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