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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다 __ 몽실수녀님 구독자 모임 후기 인연은 늘 또다른 인연을 데려오는 것 같아요.몽실수녀님을 따라가다가 뜻밖의 분들을 만났습니다. 수녀님의 고교시절 옛친구,우리 다함께 시간을 보냈던 친구와 선배,지금 수녀님과 일상을 함께 사는 수녀님들, 수녀님의 첫파견지에서 맺어진 인연, 캄보디아에서 함께 땀흘렸던 자매님과 청년 형제님... 그리고 화면 너머로 수녀님을 만나온 찐 구독자까지...여주에서, 포항에서, 문경에서..종종걸음으로 찾아주신 마음들... 그리고 알았답니다.몽실수녀님은 캄보디아에서 교육과 선교,다양한 지원사업을 하고 계시지만수녀님이 오랜 시간 해온 일은 그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캄보디아와 한국의 봉사자들을,수도원의 삶과 세상의 삶을,아이와 어른,가진 것과 부족한 것, 서로 모르고 살았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낯선 삶의 기회로 초대한.. 2026. 8. 30.
너의 시간과 나의 시간이 만날 때 ... (모모 / 미하엘 엔데) 1. 엄마를 돌보기 시작하면서 나는시간을 계산하는 사람이 되었다. 내가 매일 저녁 엄마에게 쓰는 시간이 3시간이 넘네...주말은 자그마치 6시간... 이건 내 인생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돌봄 노동이 주는 힘겨움보다도내 시간이 사라진다는 스트레스가 훨씬 컸다.시간은 곧 나의 삶이기에내 삶을 통째로 빼앗기는 기분이었고...엄마에 대한 나의 확고한 애정에도 불구하고시시때때로 올라오는 화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생각했다.이 시간 동안 다른 걸 한다면 얼마나 많은 걸 얻을 수 있을까... 하루 3시간이면 어떤 기술이든 연마하고 창조할 수 있는 시간인데... 회색신사가 이발사 푸지 씨에게 속삭인 말과 꼭 같은 말이일 년 이상 내 안에서도 맴돌고 있었다. 나는 시간을 잃어버리고 있는 거야...이러다.. 2026. 8. 23.
감정이 민주주의를 결정한다... (감정 사회 / 마렌 우르너) 1. '집착'이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물질적인 것을 연상한다. 돈이나 집, 사회적 지위 같은 것.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내게 물욕이나 권력욕은 별로 없지만 다른 것에 엄청 집착해왔다는 것을.내 생각, 내가 옳다는 확신, 내가 사람과 세계를 판단해온 방식을내려놓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것을. 우리의 모든 생각은 '의견'이지 '진리'가 아니다. 사안에 따라 더 나은 의견을 두고 공방할 수는 있지만아무리 좋은 의견도 의견일 뿐 진리는 아니다.해가 지면 밤이 찾아오고사람은 언젠가 모두 죽고...이런 것이 불변의 진리이며우리가 사람과 세상을 두고 내리는 수많은 판단은 실상진리라기보다 의견에 가깝다. 그것을 알면서도 나는 습관적으로 의견에 집착한다.마치 그것이 진리인 것처럼. 2. 우리가 의.. 2026. 8. 16.
세상과 화해하지 못한 남자 ... (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1. 여기 어릿광대가 된 한 남자가 있다.그는 틈만 나면 사람들을 웃기기 위해 애쓴다.사람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때문이었다. 그는 광대짓은 자신의 진짜 감정을 감추면서도사람들의 인정과 사랑도 얻을 수 있는 그만의 생존방식이었다. 하지만...예술가의 섬세한 감각을 타고난 요조는자신이 늘 가면을 쓴 채 살아간다는 걸 안다.남이 원하는 모습만 연기한 그의 내면은날이 갈수록 텅 비고 허약해지고...그 비틀거림의 과정을 작가는담담하면서도 세심한 필치로 묘사해낸다. 2. '인간 실격'은 요조의 타락을 다루고 있다.하지만 그 타락은 결과일 뿐이다.인간과 세상에 대한 뿌리 깊은 공포가 그를술과 여자에 의지하게 했기 때문이다. 요조에게도 자신만의 욕망이 있었다.사춘기의 요조는.. 2026. 7. 30.
진리는 인간을 매혹한다 (태백산맥 3권 / 조정래) 1. 3권을 읽으며 처음엔 이해되지 않았다.사람들은 왜 패배할 걸 알면서도 승산 없는 싸움을 계속했을까.권력욕 때문인가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서일까세상을 간절히 바꾸고 싶었기 때문일까땅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었나인간답게 살기 위한 마지막 저항이었나그 모두였을까그 시대를 살지 못했으니 단언할 수 없지만이 물음을 되뇔수록 문득 떠오르는 문장이 있었다.“진리는 인간을 매혹시킨다.”그것이 옳든 그르든 인간은 자신이 진리라고 믿는 것에모든 것을 걸 수 있는 존재다.자기가 진리를 보았다고 믿는 순간온갖 손해를 감수하고 때로는 목숨까지 걸며그 길을 선택한다.그것이 인간이라는 존재다.2.작가는 각자의 옳음을 따라가는 이념 전쟁의 한가운데서또 다른 길도 보여주고 있다.이념이 아니라 사람을 향하는 길, 소화와 이지숙의 사랑.. 2026. 7. 28.
소통이란 무엇인가 __ (말하지 않고 말하기 / 김정운) 1.​사르트르는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했다. 타인의 시선은 우리를 고정된 이미지에 가둬두기 때문이다. ​이 책 '말하지 않고 말하기'는 전혀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감정 조율'이 이루어질 때 타인은 더 이상 지옥이 아니다. 그때 우리는 서로를 평가하는 대신 함께 같은 세계를 바라보게 된다. ​아이가 넘어져 울고 있을 때 부모가 "왜 울어, 별 것도 아닌데" 하며아이를 평가하는 대신에 "많이 놀랐구나" 하면서아이가 넘어져서 놀란 경험을 함께 바라보는 것. ​그리고 저자는 말한다. 두 사람이 제3의 것을 함께 바라보는 경험, 그 과정에서 서로의 감각과 관점을 공유하는 '함께 보기'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거라고. 우리의 내면과 정체성이 이 과정에서 만들어질 뿐 아니라모든 문화와 예술, 문명도 이 '함께.. 2026. 7. 14.
살아가는 것을 포기하지 말라... (인생 / 위화) 1.​오랜만에 다시 집어든 소설이다. 위화 작가의 필력에 홀려 정신없이 읽어내려간 건 예전과 같지만 달라진 게 하나 있었다. 결말이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는 것... ​아, 작가는 중국 현대사의 고난을 이렇게 바라보고 있구나... 역사적 상처를 아프게 응시하는 한국 소설과는 결이 다르구나... 개인보다 역사를, 역사보다 민중을, 마침내 삶과 생명 자체를 바라보는구나... 그 드넓은 인식의 지평이, 대륙적인 시선이 신선했다. ​2.​삶은 누구에게나 부조리하다. 우리는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세상에 그저 내던져졌고 살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겪은 부조리가 아무리 무겁다 해도소설의 주인공 푸구이에 비할 바는 아니다. ​국공내전, 토지개혁,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 등 시대는 내내 그를 괴.. 2026. 7. 1.
혁명이 아니라 인간을 기억하는 이야기... (태백산맥 2권 다시 읽기) 1.​스무 살, 태백산맥을 처음 읽었을 때는 뭐 이리 야한 소설이 있나 했다. 아니, 이야기 중간중간에 야한 장면을 왜 이렇게 길게 정성들여 써놓았지? 신문연재소설이니까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나? 암튼 태백산맥은 내가 읽은 가장 야한 소설이었다. ​사십대 중반, 두 번째 읽었을 때는 에로틱한 장면은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대신에 '역사'가 보였다. 해방정국에 왜 그렇게 좌우 대립이 치열했는지, 어느 한쪽이 죽을 때까지 끝까지 싸우려 했는지 의문이 풀렸다. 대립의 주된 원인은 이념이 아니었다. 소작쟁의였다. 토지개혁을 앞둔 농민과 지주의 이해관계가 그 밑바탕에 있었다. 수천 년 동안 자기 땅 한 평 없이 농사를 지으며 수확을 빼앗겨 온 농민들의 땅에 대한 열망, 그리고.. 2026. 7. 1.
읽는 쾌락에 빠지다... (태백산맥 1권 다시 읽기) 태백산맥 세 번째 읽기... 말 그대로 '읽는 쾌락'이 있는 소설이었다. 구체적이고 생생한 묘사를 통해 그 시대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경험, 모순으로 가득찬 역사 속 인간을 보면서 세상이 조금 이해되는 느낌, 누가 선인지 악인지 끊임없이 판단을 유보하면서정말 인간이 단순하지 않다는 것도 다시금 느꼈다. ​이 작품이 인간의 모든 감정을 희로애락은 물론 사무치는 원한과 분노까지 깊게 느끼게 하는 점도 신기했다. 태백산맥은 한국 현대사에서 아직도 완전히 역사적 평가가 정리되지 않은 여순 사건에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그 전개 과정을 아주 상세하게 다룬다.그럼에도 이 소설은 어느 쪽이 정치적으로 올바른가가 아니라 시대의 폭풍 속에서 흔들리고 뿌리 뽑히기도 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로 깊게 읽히는데... 작가가 인간의.. 2026. 7. 1.
29세 청년의 외침에 대하여... (공산당 선언 / 맑스, 엥겔스) 1. 베를린 훔볼트 대학 본관 로비에는그 대학 출신인 맑스의 유명한 테제가 적혀 있다. "철학자들은 지금까지 세계를 여러 방식으로 해석해 왔을 뿐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는 그저 세상이 마음에 안 들어서 바꾸려 한 게 아니었다.그는 인간이 더 자유롭고 창조적인 존재라고 믿었다. 맑스가 보기에 자본주의 상태의 인간은 이상했다. 하루종일 노동하지만 그것이 내 삶의 의미와 연결되지 않고사람들을 협력자로서보다 경쟁자로서 만나고인간의 가치는 돈과 생산성으로만 평가되었다. 의사, 변호사, 성직자, 장인 등 각각의 신성한 역할이 있는 직업들이모두 돈으로만 가치가 매겨지게 되었고가족관계도 금전 관계로 격하되었으며시골은 도시에 종속되었다. 맑스는 이것을 '소외'라고 불렀다. 맑스.. 2026. 6. 14.
생의 본질은 폭력일까, 사랑일까... (자기 앞의 생 / 에밀 아자르) 1. 가끔 생각한다. 이 생이란 것에 대하여. 그리고 발견한다. 아름다움은, 사랑은, 고귀함은, 순간적인 반짝임으로 지나가고고단과 피로, 폭력은 끈질기게 이어진다고. 생의 본질이 사랑이라고 말하기에는역사 속에서 후자의 힘이 너무 세다고. 그리고 실제적으로우리의 시간을 지배하는 것도 후자에 가깝다고. 그리고 다음의 질문.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속성을 지닌 생을 사랑할 수 있을까. 2. 오랜 시간을 건너뛰어 '자기 앞의 생'을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때나 시간이 훌쩍 지난 지금이나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매력적인 에피소드는 여전했지만이번에야 알게 된 것들이 있다.이 유머러스하고 따스한 이야기가 처음부터 끝까지고독, 노년, 소외, 죽음, 존엄 같은 묵직한 화두를 다루고 있다니...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감탄하.. 2026. 6. 7.
자유롭다는 것… (자유론 / 존 스튜어트 밀) 현대 사회에서, 특히 한국 사회에서 '자유'라는 말만큼 오해되고 오용되는 단어가 있을까. 상반되는 정치적 견해를 가진 집단들이 모두 '자유'를 주장한다.그리고 자신들이 '자유'를 수호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자유가 과연 자유일까... 무려 150년도 더 전에 쓴 밀의 '자유론'을 이제야 읽었다.15년 전에 사놓고 책장에서 장식용 노릇을 톡톡히 하던 책이드디어 내 앞에서 살아있는 목소리로 존재를 드러냈다. 그리고 '자유'를 철학적으로, 정치적으로, 역사적으로, 개인적으로폭넓고 풍성하게 조망하는 기쁨을 선물 받았다. 그리고 알았다. 자유란 내멋대로 행동하는 '방종'과 가장 거리가 멀다는 것을... 밀은 자유를 세 가지로 구분하고 자유의 한계에 대해서도 논했다. 1. 내면적 자유. 사상과 .. 2026. 6. 2.
한국의 빅토르 위고... (조정래의 시선 & 황홀한 글감옥 / 조정래) 오랜만에 도서관에 들러서 자료 조사를 했다. 작가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는 방법은 그가 자기 문학과 인생에 대해 쓴 에세이를 참고하는 거다. 조정래 작가에 대해서는 두 권의 아주 좋은 책이 있었다. 은 십여 년 전 출간 직후에 나온 것으로 앞부분은 인터뷰집이다. 정글만리가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그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많고 그와 함께 작가의 문학관, 역사와 사회 등 작가의 관심사 전반을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 정글만리는 안 읽어봤지만 한중 관계의 비전에 대한 저자의 관심이 녹아있는 듯했다. 그 관심 안에는 민족의 분단에 천착해온 작가가 경제민주화 등 시대의 소외에 끊임없이 응답해온 과정이 포함돼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는 동의 못하지만. 은 소설 태백산맥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질문과.. 2026. 5. 7.
낭만과 현실 사이... (모순 / 양귀자) 서점 갈 때마다 의아했다. 아니 양귀자 소설이 베스트셀러? 그것도 1위?20년이나 지난 소설이? 왜냐면 양귀자 소설이 내가 대학 다닐 때 베스트셀러였으니깐.지금은 누래져서 버리고 없지만, 당시 '나는 내게 금지된 것을 소망한다' 이게 대인기였다. 그런데 그때 소설이 지금도 여전히 베스트셀러라고?'모순'은 못 읽었는데 읽어야지 벼르다가 이제야 읽었다.그리고 소감은... 오 이 소설 상당히 괜찮은데? 역주행에는 다 이유가 있구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한국 버전이자 좀 더 세속적인 버전이랄까... 이 책이 가벼움과 무거움을 화두로 삶을 논했다면양귀자의 '모순'은 '낭만'과 '현실'을 화두로 존재를 논한다. 주인공 안진진이 두 남자에게 양다리 걸치는 내용이라 매우 재미있으면서도상당히 철학적.. 2026. 5. 4.
올해 최고의 에세이 __ (쇳밥일지 / 천현우) 올해 처음 읽은 에세이지만 읽으면서 바로 알았다.이 책이 올해 최고의 에세이구나. 몇 년 전 출판됐는데 왜 이제 알았지? 이런 글을 읽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내용은 시린 어린 시절과 갖은 고생으로 가득찬 청년기를 담고 있지만. 이렇게 글을 잘 쓰는 사람이 공장 노동자로 일했다니... 저자가 청년공으로 일하면서 전전한 여러 일터의 풍경은한 마디로 충격이면서 내가 한국 사회를 얼마나 몰랐는가를 깨우쳐주었다. 그 신산한 삶의 풍경을 특유의 유머스런 필치로 맛깔나게 묘사해서울면서 웃으면서 읽은 책. 진짜 노동 현장이 어떻게 굴러가는가를 알려준 책. 그리고 글의 힘도 아울러 깨달은 책. 저자의 다음 책을 기다린다. 2026. 5.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