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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왕산 단풍 산행 / 절골, 가메봉, 대전사 가을에 지리산 한 번 가는 게 쉽지 않다. 올 가을은 주왕산에서 마무리, 절골 코스 계곡이 넘 다정하고 아름다워서 설악이 부럽지 않은 길이었다. 계절이 흐르는 숲은 언제나 신비로움으로 가득하다. https://youtu.be/hEAJM1isLtE?si=y1_vkxrR1XbcdomA 썸네일 두 개 만들었는데 D 의견대로 첫 번째 걸로~ 2024. 11. 18.
가족 관계, 흐름과 고착 사이 집에 들르니 모친이 고민이 있다 하신다. 감 수확은 다 끝났지만 가지치기 등 밭 정리가 남아 있었다. 뒷정리도 일이 꽤 많다고 한다. 근처 농사짓는 노부부가 오셔서 해주셨는데 당연히 일당 드릴려고 도움 받은 건데 한사코 거절하는 바람에 일당 못 드리고.. 뭘 선물해야 하나 고민중.. 떡 할까? 당뇨 있으면 안 드실텐데? 홍삼엑기스 어때? 그거 안 먹는 사람은 안 먹을텐데, 블라블라.. 올해 감 농사는 풍작이었다. 시월엔 매주 감을 땄다. 내가 일손을 거들지 않았다면 모친 혼자 감당하기 힘들었을 게다. 일을 쉬어서 올해만큼 감따기에 열중한 해가 없었는데 와, 몸살 날만큼 힘들더라. 아파트 대단지 바로 옆 그린밸트 이 양지바른 좋은 땅을 사놓고 아빠는 다음 해 돌아가셨다. 이 땅에 씨 한 번 못 뿌린 채.... 2024. 11. 17.
자기를 안다는 것 자기를 아는 건 타인을 아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나의 많은 부분은 나 자신에게 마치 타인처럼 겹겹의 베일에 쌓여 있기 때문이다. 자기의 생각을 아는 건 접근이 좀 더 수월하다. 생각은 객관적으로 검토 가능하니까 한 걸음 물러나 생각하기를 시도해볼 수 있다. 비록 그 물러남이 순간 그치고 우리는 금세 예전의 생각으로 돌아가버리지만. 생각도 그럴진데 감정을 아는 건 더 어렵다. 사실 감정이 진짜 생각인데 감정은 생각보다 더 밀착되게 내 존재와 딱 들러붙어 있어서 나에게서 떼놓기가 더 어렵다. 감정은 진짜 나 같아 보여서 객관화가 어렵다 다시 말해 나의 견해들보다 나와의 동일시가 더 강력하다. 감정도 의견처럼 변화무쌍한 것으로 불교에선 그러한 성질을 무상이란 단어로 표현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 2024. 11. 13.
울산 여행의 모든 것 _ 도심에서 해안까지 젊은 시절엔 이국적인 풍광이 마냥 좋았다. 사막의 끝없는 고요, 만년설의 시린 빛, 빙하의 청량함 같은 것.. 중년이 되니 우리 땅에 마음과 발길이 옮겨간다. 어딜 가든 우리 역사의 한 조각을 발견하는 기쁨이 있고 그 작은 파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뜻밖의 위안과 안식을 선물하곤 한다. 따로 떨어진 앎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전체를 가늠할 수 있는 것, 국내 답사의 가장 큰 매력이다. 1. 도심 여정 1) 태화강 전망대 ~ 태화강 동굴피아 ~ 남산루 ~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 2) 외솔 최현배 기념관 ~ 생가 ~ 외솔한옥도서관 ~ 울산병영성 3) 박상진 역사공원 4) 울산왜성(학성공원) 2. 해안 여정 1) 울산대왕암공원 2) 울산대교전망대 3) 장생포고래박물관 ~ 울산함 ~ 장생포고래마을 https://.. 2024. 11. 8.
경주 남산 용장골, 삼릉, 약수골 _ 코스별 문화재 완벽 정리 남산엔 어느 하나 같은 길이 없다.각기 다른 풍경과 이야기를 품은 길은천 년 넘게 이어지며 새로운 발걸음을 맞는다.깊고 아늑한 골짜기엔 물이 흐르고기암절벽엔 부처가 살아 숨쉰다. 자연의 오랜 붓질과 인간의 간절한 손끝에서 피어난남산의 길들은 그 자체로 부처님께 가는 지도다. 돌멩이 하나, 나무 한 그루도 예사롭지 않고대지의 숨결을 뿜어내며 그들의 노래를 들려준다. 그 아득한 아름다움을 따라간 날...  https://youtu.be/BtspQ1sNZU8?si=h_VXNslrmAHM5BAv 2024. 11. 8.
어린왕자와 장미 꽃 선물을 그리 반기지 않은 시절이 있었다.며칠 안 가면 시들시들 결국 버려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활짝 피는 건 잠시, 시들어가는 과정이 더 길고 지루하게 여겨졌기 때문이었다.20~30대엔 그랬다. 잠깐 기쁨을 주고 시들어가는 꽃보다는무언가 영원한 것들이 좋았다. 젊음 너머도 상상하지 못했다.살아온 시간이 길지 않기에 '시간'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형성되고 무르익지 못한 시절이었다. 물론 때로 지난 날을 추억하고, 아 왜 이렇게 한 해가 빨리 가지 투덜대곤 했지만그래도 그땐 시간이 '계속되는 현재'에 더 가까웠던 것 같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순환이 아니라열대에서 여름이 계속되는 것처럼. D가 결혼기념일에 맞춰 세 종류의 장미를 보냈다. 장미 꽃다발과 장미 장식품과 장미 화분들... 내 선물은 .. 2024. 10. 28.
한숨 쉬며 적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후기 평소 관현악은 좋아하지만 오페라는 즐기지 않는다. 아주 옛날, 유명한 프라하 팀 공연의 기억, 가수들이 다 훌륭했음에도 3시간이 너무 길고 스토리 또한 공감이 안 갔기 때문이다. 진짜 오랜만에, 한 이십 년만?? 대구 오페라축제를 보러 감. 아마 휴직해서 여유가 있어서인 듯하다. 오랜만에 한 번 볼까, 하는 마음이 생겼다. 한 편은 비발디 작품에다가 카스트라토 어쩌고 다양한 소리의 어울림이 있다는 광고에 속아서 티케팅, 또 한 편은 창작 오페라인데 '이육사 시인'에 관한 것이라 어떻게 내용을 구성했을지 궁금해서 선택했다. 결론. 두 편 다 대실망. 먼저 비발디의 . 하아... 광란의 오를란도가 아니라 좀이 쑤심의 오를란도다. 관현악 연주는 참 좋았다. 바로크 음악이라 더 차분하고 성가곡 느낌? 하지만 마.. 2024. 10. 20.
챗지피티 시대 인터넷에서 재밌는 댓글을 본 적이 있다. “챗지피티 나오기 전 : 창의성만 살아남는다 챗지피티 나온 후 : 막노동만 살아남는다” 맞는 말이다. 웬만한 창의성으론 챗지피티를 능가하지 못한다. 장난으로 챗지피티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는데 상식적인 답도 있으나 보통의 일반인보다는 훨씬 나음. 십 년 뒤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 같다. ## — 나 지금 외롭고 심심해, 밤인데 뭐 할까 — 밤에 외롭고 심심할 때 할 수 있는 몇 가지 추천을 해볼게요: 1. 독서: 좋아하는 책이나 새로운 책을 읽어보세요. 마음에 드는 소설, 에세이, 또는 명상서가 있다면 잠시 몰입할 수 있을 거예요. 2. 음악 감상: 편안한 분위기의 음악이나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앨범을 들으면서 휴식을 취해보세요. 3. 명상: 조용한 곳에서 .. 2024. 10. 19.
구독자 이천 명 유툽 구독자 이천 명이 되는데 걸린 시간은?자그마치 4년이다. 사실 시간이 남아야만 하는 활동이라반 년 혹은 적어도 몇 달씩 쉬기도 하고방학 땐 한 달에 몇 개를 만들기도 하고 대중 없었다.  원래 유툽은 내가 만들고 싶은 영상을 만드는 게 아니라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영상을 만드는 게 정답인데난 그냥 내가 만들고 싶은 영상을 만들었다. 걷기나 트레킹 위주로 만들었다면 훨씬 빨리 성장했겠지만우리 역사나 문화 답사 영상도 만들어보고 싶었다. 트레킹 영상에 비해 조회 수는 별로 안 나오지만...  그간 달라진 점이라면 처음엔 3분 짜리 만드는 것도 넘 힘들었는데지금은 같은 시간에 10분 정도 분량도 힘은 들지만 그럭저럭 만든다는 것. 그래도 편집에 오래 걸리기는 한다. 허리 아파서 하루 종일 붙들고 있지는 못하.. 2024. 10. 17.
[제주도우다 1~3 / 현기영] — 제주 4.3을 집대성하다 "영미야, 너 방 안의 코끼리란 말 알지? 우리가 자는 어둡고 좁은 방에 들어와 있는 코끼리, 너무 크고 너무 어두워서 그 실체를 잘 알 수 없는 것. 그게 4.3이야. 우리를 깔아뭉개버릴 것 같은 압도적인 무게와 거대한 부피. 정말 무섭다!" (3권 p357) 팔순을 넘긴 현기영 선생이 쓴 역작 '제주도우다' 3권을 이제 다 읽었다. 선생의 필력이 없었더라면 끝까지 읽지 못했을 소설.시작하는데 오래 걸렸을 뿐, 책장을 접어들자 이야기의 끝이 궁금해중단할 수가 없었다. 대작가는 다르구나 했다. 이토록 많은 등장인물과 이토록 끔찍한 사건들... 작가는 '안창세'라는 소년과 조천리 마을 사람들을 중심 기둥으로 잡아서이야기를 풀어간다. 그 이야기 속에는제주 사람들이 조선 이래 대대로 겪어왔던 거칠고 투박한 .. 2024. 10. 17.
가을빛이 스미다 가을비 오신 날. 빗줄기가 굵지 않고 가는 비가 자박자박 내렸다. 우산을 받쳐들고 여느 때나 마찬가지로 천을산을 도는데 오늘 처음으로 초록 끝에 스미기 시작하는 노랑과 빨강을 보았다. 아, 드디어 단풍이 시작되는구나... 나뭇잎 몇 장은 이미 빨갛게 변색되어 흙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며 길섶에서 나를 반겼다. 잎은 그저 자신의 시간을 충실히 살아갈 뿐 나무를 떠나 땅 위에 몸을 떨구어도 조금의 처연함도 내비치지 않는다. 자연의 순환과 변화는 그 자체로 완전해서 그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든 다 아름답다. 꽃의 계절이 지나고 지금은 낙엽의 계절... 한 계절이 한 생인 나뭇잎들, 이제 자신의 시간을 다하고 하나하나 지는데 그 지는 모습도 하나하나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가을의 전령이 되어준 붉은 잎사귀 몇 잎.. 2024. 10. 15.
캄보디아 안나스쿨 학생들과의 만남 얼마 전 동물병원 운영하는 동기로부터 연락이 왔다.내가 쉬는 걸 알고 잠깐 도와줄 수 있냐며...  프란체스카가 캄보디아 안나스쿨 학생과 교사 18명을 인솔해서 한국 견학을 15일간 진행하는데, 그 프로그램 중에자기 동물병원 견학도 있다면서...  대식구라 식당과 병원 오가는 게 불편해서 병원에서가든파티처럼 저녁식사 하기로 했다고... 음식은 다 주문하면 되니 연락이랑 상차림 좀 도와달라고..  한국 견학 일정표를 보니 충격, 이박씩 전국 순례... 제주도까지...프란체스카에게 톡을 보냈다. "이 일정 누가 짰노?""내가 ㅋㅋㅋ""충격적인 일정임 ㅋㅋ""다들 그카더라, 무식이 용감이다 ㅋㅋ""거의 군대 강행군인데 ㅋㅋ"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가능하면 많이 보여주고 싶고시간은 부족하고 그러다보니 그런 일정이.. 2024. 10. 15.
한강 작가 노벨상, 마땅히 받을 만한 사람이 받았다 어젯밤 친구가 톡을 보내왔다.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아~~  평소 한류에 상당히 시니컬한 나도(아이돌 양성 과정이 무슨 예술이냐고)정말 깜짝 놀라고 가슴이 벅찼다.이건 정말이지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야…한국 근대사의 깊은 어둠 속,정치와 어긋난 욕망이 겹겹이 엉켜사회가 길을 잃고 혼탁할 때도한국문학은 언제나 살아있었다.언제나 시대를 정직하게 응시하고세파에 휩쓸려가지 않고어둠 속에서 올빼미눈으로 어둠을 갈라온수많은 작가들이 있었다.왜 한강이냐고?한국문학이 번역의 장벽 땜에 제대로조명받지 않은 탓도 있지만노벨상 선정위원회의 수상 이유가 핵심을 말해준다.“실험적인 문체, 시적 산문”가끔 이게 시인가, 소설인가 싶을 만큼섬세하고 은유가 풍부한 문장,과거와 현재, 산 자와 죽은 자를 넘다드는예상을 뛰어넘는 .. 2024. 10. 11.
희망의 싹, 아프리카 비닐하우스 D가 우간다로 간 지 일 년이 넘었지만 사실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농업 어쩌구 지원사업이라길래 걍 그러려니 했었다. 요번 방문 때 D가 관리하는 현장 중 한 곳에 들렀는데, 이제야 무얼 도와주는지 알게 됐다. 우간다는 아직 농작물의 종자가 확보되지 못했다 한다. 예컨대 우린 다양한 작물마다 그 품종의 우수한 종자가 확보되어 있어 그걸 심어 재배한다. 하지만 우간다는 걍 주위에서 대대로 써온 걸 그냥 심는다고 한다. 작물마다 우수한 종자가 선별되지 못한 것이다. 그러면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 사업의 핵심은 종자를 확보하는 것이라 한다. 우간다에서 가장 널리 먹는 대표 작물 6개를 정해서 그 작물에 대해 가장 생산성이 높고 우수한 종자를 확보하는 뭐 그런 거라 한다. 즉.. 2024. 10. 10.
망고나무 주렁주렁 매달린 풍성한 바나나 줄기와 함께 내게 아프리카의 빈곤과 비참을 잊게 하는 게 있다. 바로 나무와 숲이다. 우간다도 경작지 확보를 위해 숲은 계속 잘려나가고 있지만 대부분 도시가 해발 천미터 고지대에 위치해 어느 길모퉁이에서건 고목을 발견한다. 열대우림의 위엄에 걸맞게 나무가 빨리 자라기 때문에 까마득하게 올려다보는 키 큰 나무들이 많다. 첫 번째 사진은 망고나무. 파울로 프레이리가 왜 ’망고나무 그늘 아래서‘란 책을 썼는지 알겠다. 드넓은 그늘을 가진 나무. 두 번째 사진은 나무 이름 모르겠음. 엔테베 식물원이다. 세 번째 사진은 빅토리아 호수. 이곳의 원경은 참으로 아름답고 평화롭다. 근경은, 비포장도로에 먼지 풀풀 나는 정말로 심란한 삶의 풍경이지만.. 푸름에 주목하면, 아프리카의 원초적 .. 2024.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