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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애송시와 음악105

백석, 선우사 백석 시를 볼 때마다 아, 걍 고등학교 갈까 하는 욕망이 솟구친다.중간기말 시험 전쟁과 생기부를 생각하면 그 욕망은잠시 후 가라앉게 되지만...  시의 위대함은 이런 것이다.흰밥과 가재미를 세상에서 가장 정갈한 존재로 만들어우리 앞에 고이 드높여주는 것,외로움과 쓸쓸함조차도 그것이 시류에 영합하지 않은 결과이기에귀하고 드높은 것이라는 것을단 몇 줄의 단어의 나열로 가슴을 쿵 울리게전할 수 있다는 것. 언제 봐도 백석은 천재다.   예술이 없다면우리는 인간답게 되지 못했을 것이다.   ## 선우사 / 백석 낡은 나조반에 흰밥도 가재미도 나도 나와 앉어서쓸쓸한 저녁을 맞는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우리들은 그 무슨 이야기라도 다 할 것 같다우리들은 서로 미덥고 정답고 그리고 서로 좋구나 우리들은 맑은 물밑 해정.. 2024. 9. 10.
시대를 위로한 가수, 김민기 운동권 세대는 아니지만 김민기 선생님이 만든 노래에 익숙하고 또 좋아한다. 대학 시절에 많이 부르기도 했다. '아침 이슬'을 처음 배운 건 중학교 때로 기억한다. 성당 주일학교에서 불렀는데 청춘의 서러움과 희망이 함께 담긴 아름다우면서도 강인한 힘이 있는 대단히 인상적인 노래였다. 대학 시절 내 노래방 18번은 '작은 연못'이었다. 부드러운 선율에 부르기도 쉬웠지만 마치 동화 같은 스토리텔링, 예쁜 이야기겠거니 했다가 뒤통수를 얻어 맞은 듯이 세상에 대한 강렬한 비판을 은유에 새겨넣은 그 반전 때문에 참 좋아한 노래였다. 그분 노래가 하나하나 다 작품이지만 제일 즐겨 들은 곡은 '철망 앞에서'다. 이념을 이처럼 시적이고 예술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음악가가 몇이나 될까... 언젠가 통일이 되어 판문점에서 .. 2024. 8. 2.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__ 스메타나, 나의 조국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는 격언, 중고딩 때 들었을 때는 뭐 당연한 말 아닌가 했다. 예술 작품은 삶보다 오래 살아남으니 그저 당연하다고만 생각했다. 그뿐이었다.  중년을 통과하는 지금 그 말은 내게 전혀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시간은 모든 걸 사라지고 흩어지게 만든다.그 무상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시간을 이기고 시대를 이기고역사 속에 혼을 가지고 생생하게 살아남는다는 것,그건 정말이지 위대한 것이다. 한 사람의 전생애는 그 삶이 어떤 것이든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지만그 모든 삶은 시간 속에서 사라져야 하는 운명을 갖고 있다. 그런 폭력적일 만큼 도도한 시간의 물결 속에서세대를 거듭해 다시 읽히고 연주되고 회자될 수 있는 것,그래서 역사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살아남는 것,위대한 예술만이 가진 힘이.. 2024. 7. 31.
노래에 취하다 _ 90년대 락발라드 개인적으로 가사가 있는 음악을 크게 즐기지 않는다.노랫말이 없을 때 더 자유롭게 음악에 몰입할 수 있어서...그래서 유행하는 노래를 잘 모른다.유툽 알고리즘에 왜 90년대 히트곡이 올라왔는지 모르겠는데, 클릭하자 마자 와, 타임머신이 따로 없다. 대부분 아는 노래일 뿐 아니라 그 노래를 듣던, 그 나이의 정서, 그 시대의 정서 속으로 슝~~저작권이 지금과 달라 카페든 거리든 노래가 흘러넘쳤던 시절…지금 가요는 그때처럼 깊은 감성은 표현하지 못하는 것 같다.노래에 취해서 듣다가 편의점에 막걸리 사러 나감.다 듣고 반 병 비우고 다음 날 순대 사서 또 들으며나머지 반 병을 비웠다.술이 아니라 노래에 취한 밤…가끔은 눈물나게 그리운 젊음의 추억…https://youtu.be/VU5qpWKdi2I?si=7pA2.. 2024. 5. 16.
안치환이 거기 있었네 _ 지리산, 너 지리산이여~ 유툽 알고리즘에 갑자기 안치환 '지리산, 너 지리산'이 떠서 클릭~ 와, 막걸리 한 잔 마시는데 술맛이 열 배로 맛있어짐... 근 십여 년 만에 듣는 듯하다. 잊고 있었다, 안치환을... 사실 명곡은 다양하게 좋아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젤 좋아하는 가수를 꼽으라면 나는 안치환 한 명인데... 이 노래를 잊고 있었다. 연이어 '타는 목마름으로'도 들어보고... 난 운동권과는 거리가 아주 멀지만, 학생 때부터 운동권 노래는 꽤 좋아했다. 그 장중함이랄까, 가사의 스케일이랄까, 뮤지컬 느낌을 주는 노래여서인 듯... 가사가 지나치게 직설적인 것은 예술성이 떨어져 별로지만 훌륭한 노래가 참 많다. 사실 뮤지컬 '레미제라블'에 필적할 만한 노래는 운동권 노래만한 게 없는 듯... 김광석 노래도 아주 좋지만, 김광석 .. 2024. 4. 30.
책은 위험하다 / 박노해 2024. 4. 23.
참 좋은 말 / 천양희 참 좋은 말 / 천양희​ ​ 내 몸에서 가장 강한 것은 혀 한 잎의 혀로 참, 좋은 말을 쓴다 ​ 미소를 한 육백 개나 가지고 싶다는 말 네가 웃는 것으로 세상 끝났으면 좋겠다는 말 오늘 죽을 사람처럼 사랑하라는 말 ​ 내 마음에서 가장 강한 것은 슬픔 한 줄기의 슬픔으로 참, 좋은 말의 힘이 된다 ​ 바닥이 없다면 하늘도 없다는 말 물방울 작지만 큰 그릇 채운다는 말 짧은 노래는 후렴이 없다는 말 ​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말 한 송이의 말로 참, 좋은 말을 꽃 피운다 ​ 세상에서 가장 먼 길은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이란 말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는 말 옛날은 가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자꾸 온다는 말 ​ 2023. 11. 19.
괜찮다는 말 / 류근 말을 소재로 한 시도 좀 모아봐야겠군. 수업시간, 언어 단원 할 때 모방시 하기에 좋을 듯하다. 2023. 11. 13.
쟌마리 수녀님 새 노래 4곡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란 성가가 있다. 쟌마리 수녀님 노래를 들으면 누군가 날 위해 대신 기도 드리는 느낌이 든다. 바로 곁에서 나를 위해 들려주는 노래 같은 느낌.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위로를 받는 것 같다. 오늘 직접 뵙고 나서 다시 수녀님의 노래를 듣는다. https://youtu.be/upOu0hhetYw?si=qtPeN32hhep7Iv6f https://youtu.be/Ir1BMC6V8NU?si=ymQW_a0sj3eoOiq9 https://youtu.be/DhCrO_hoWfs?si=GeNjUTfX6ZTMF2dG https://youtu.be/KA0D0IfVFvg?si=UYjx7ZGLxN65qydN 2023. 8. 29.
[시] 가시가 있다 / 박노해 대학 때 박노해 시인의 시를 좋아했다. 노동문제엔 1도 관심 없었는데, 그 시의 치열함이 거칠고 단단하면서도 세련된 언어가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요즘 박노해 시인의 시를 다시 보는데, 역시 좋다... 2023. 5. 31.
[시] 땅의 사람들 5 - 고정희 오랜만에 고정희 시인을 읽다. 한 자 한 자 쓰면서 지리산을 곳곳을 함께 헤맸다. 2023. 5. 25.
[시] 사랑은 가슴에 나무를 심는 것 / 박노해 2023. 5. 23.
[시] 늘 단정히 / 박노해 2023. 2. 28.
기형도 ‘빈 집’ / 백창우 곡, 노래 새학년에서 기형도 시인을 가르치게 됐다. 진짜 오랜만에 보는 시인. ‘빈 집’을 정말 좋아했는데.. 내가 꼽은 최고의 이별시. https://youtu.be/pNW48DIygYE 2023. 2. 25.
임윤찬의 쇼팽 너무 놀라서 말문이 턱 막혔다. 녹턴이 이렇게 물 흐르듯 감미로우면서도 단단한 음악이었구나. https://youtu.be/fku6ZSpCQk4 2022. 1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