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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다큐35

신경 끄기의 기술 / 넷플릭스 다큐 __ 우리는 특별하지 않다 동명의 책이 있나보다. 책의 내용과 얼마나 겹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자가 직접 등장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솔직히 재미있다고는 말 못하겠다. 마약에 빠져 보냈던 저자 자신의 청년 시절의 경험과 2차대전이 끝나고도 30년을 필리핀 정글에서 숨어 살았던 오노다 중위의 이야기가 나란히 전개되는데, 이야기들의 초점이 분명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주 인상적인 대목이 하나 있었다. 70년대부터 '자존감'을 중시하는 교육관이 등장하면서 부모와 교사들이 아이들을 향해 '너는 특별하다'고 가르쳤다는 것이다. 한 세대의 아이들이 그러한 가치관을 지니고 성장했다. 저자는 그것이 가져온 해악을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나는 특별하다고 여기는 아이들은 특권 의식을 지니게 된다. 나는 이러저러한 것들을 누릴 만한 자격이 있다는 것이.. 2024. 1. 5.
문학이 가치 있는 이유는 __ 위화 작가 EBS 위대한 수업 EBS에 이런 좋은 것도 있네. "문학은 그냥 글이 아니다. 문학이 가치 있는 이유는 인간을 이야기하기 때문이고 그 안에 사회와 역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https://youtu.be/7RyxyQm77Gg?si=y8qxuglXy2SQfJ73 2023. 12. 13.
EBS 다큐 <자본주의> 5부작 2012년 제작된 다큐를 이제 보았다. 쿠팡 플레이에서 뜨길래 클릭했는데 넘 재미있어서 5부작을 이틀에 걸쳐 다 보았다. '자본주의'의 역사와 자본주의 경제가 돌아가는 원칙, 자본주의가 초래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한 천재 경제학자들, 자본주의의 미래까지, 한 편도 빼놓을 게 없는 수작. 1부는 시중에 왜 돈이 점점 많아지는가를 간명하게 잘 설명해준다. 난 돈을 계속 찍어대니 그러려니 했는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다큐를 보고 내 무식을 절감했다. 빚으로 돌아가는 자본주의 경제의 기본 작동 원리를 보여준다. 2부는 물건을 사지 않고는 못 배기는 현대인의 소비 심리와 그걸 부추기는 뉴로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 요 편이 아마 제일 익숙한 내용일 것이다. 3부는 보험, 증권, 펀드의 기본 개념과 유의해야 할 점을.. 2023. 9. 26.
다시 태어나도 우리 / 문창용, 전진 감독 _ 올해 본 최고의 다큐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그냥 눈물이 난 경험. 내게 그곳은 히말라야였다. 광활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많이 보았지만 그 앞에서 그저 떨리고 가슴 벅차고 눈물이 난 경험은 히말라야가 유일하다. 어제 본 가 그런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다큐 영화였다. 히말라야가 배경이지만 나를 눈물 짓게 한 건 설산이 아니라 노스승과 어린 제자다. 그들이 나누는 소박한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뭉클하고, 영화가 끝날 때는 어느새 펑펑 울고 있었다. 히말라야 설산을 끼고 있는 라다크의 오지 마을 삭티에 노스님과 동자승이 함께 살아간다. 노스님 우르간은 수행자면서 약초 전문가로 전통 의사로 일해왔지만 그 일에 전념하지 못한다. 일 년여를 함께 지내던 동자승 앙뚜가 다섯 살의 나이에 '린포체'로 선포되었기 때문이다. 린포체는 전생의 업을.. 2023. 9. 22.
[다큐] 살바도르 달리 - 불멸을 찾아서 어린 시절을 보낸 스페인 카다케의 태양과 바다, 암벽, 그 풍경에 미친 듯이 빠져들었던 소년이 있었다. 틈만 나면 그림을 그렸던 소년은 아주 일찍이 자신의 존재에 회의했다. 그의 부모는 그를 먼저 죽은 아들의 환생처럼 여기고 그에게 형의 이름 살바도르를 그대로 붙이고 먼저 간 살바도르와 그를 끊임없이 비교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영향 때문이었을까 살바도르 달리는 어린 시절부터 남들 눈에 띄는 특이한 기행을 일삼으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형과 다르고자 했을 것이다. 시쳇말로 관종이다. 그의 도발적인 성격은 그의 미술 작품에는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달리는 풍경을 있는 그대로 그리지 않았다. 초현실주의 등 당대 새로운 조류를 받아들이면서도 달리는 그것을 한 번 더 뒤집고 비틀어 그가 재해석한 독창적인.. 2023. 8. 8.
[넷플 다큐] 어른 김장하 내 주위에, 그리고 가족 중에도 자수성가한 이가 있어 어느 정도 부를 이룬 인물들이 있다. 하지만 자신이 부유해진 이유가 자신의 재능과 노력 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있어서 가능했다고 그래서 사회에 일정 부분 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는 한 명도 없다. 다들 세금 많다고 아우성이다. (물론 어떤 영역에선 세금이 과한 부분도 있을 것이지만 모든 관심이 세금인 것은 확실히 아쉽다고 볼 수 있다.) 최연소 나이로 한약사 시험에 합격하여 스무 살부터 가게를 열었던 한 청년은 그렇지 않았다. 그가 진주에 열었던 남성당 한약방. 약값이 싸기도 했지만 잘 나았기 때문에 번호표를 받아야 할 만큼 사람이 미어터졌다 한다. 그렇게 번 돈을 사회에 모두 돌려주었다. 1944년생 어르신 김장하다. 그분은 말한다. 자기가.. 2023. 8. 2.
[다큐]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 파시즘이 유럽을 휩쓸던 무렵 프랑코 치하 로마에 살던 가난 트럼펫 연주자는 아들이 생계를 위해 먹고 살 길을 트럼펫 이외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의사가 꿈이었던 아들에게 트럼펫을 배워서 먹고 살라고 아들을 국립음악원에 보낸다. 아들은 낮에는 학교에 다니면서 아버지가 아파서 연주를 할 수 없는 날 밤이면 아버지 대신 무대에서 트럼펫을 연주하는 생활을 한다. 음악원을 다니며 트럼펫보다는 작곡에 더 재능이 있음을 발견하고 작곡을 배우기 위해 학업을 계속한다. 당대 대가로 인정받던 페트라시에게 배우며 우수한 성적으로 음악원을 졸업하지만 음악으로 일자리를 찾기는 막막했다. 결혼을 하며 생계를 위해 시작한 대중음악 편곡. 당시 대중음악의 배경음악은 반주 정도로만 여겨지던 시절에 그 청년이 편곡한 노래들은 .. 2023. 8. 1.
[다큐] 전사 유인원들의 진화 _ 디스커버리 애니멀 넷플릭스 다큐 "침팬지의 제국" 1~4편을 보고 관련되는 다큐가 더 있다는 걸 알았다. 넷플 다큐에서 다루는 우간다 응고고 숲의 침팬지들, 그 이전 시대를 다룬 다큐다. 넷플 다큐의 '전편'이라 해도 좋을 작품이 바로 디스커버리 '전사 유인원들의 진화'다. 넷플 다큐에선 두 그룹의 침팬지 사회를 관찰하는데, 디스커버리 다큐에선 바로 응고고의 침팬지 무리가 두 그룹으로 분열될 무렵까지를 다루었다. 겹쳐지는 등장인물은 없지만 침팬지 사회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이어서 관찰할 수 있었다. 디스커버리 다큐의 장점은 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장장 23년간이나 응고고 침팬지 그룹을 관찰한 과학자들이 직접 등장해서 그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점이다. 제인 구달보다 훨씬 위대한 과학자들이다. 그들이 처음 응고고에 .. 2023. 5. 6.
[넷플 다큐] Chimps Empire 침팬지의 제국 우간다 여행에서 야생침팬지를 본 적이 있다. 워낙 높은 나무에 있어서 목을 길게 빼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검은 실루엣만을 목격했지만.... 내가 방문한 곳은 퀸엘리자베스 국립공원 근처 침팬지들이 사는 작은 숲이었다. 거기서 차로만 5시간 이상 달려가면 있는 응고고 숲. 이 다큐멘터리는 응고고 숲에서 시작된다. 4부작을 단숨에 보았다. 침팬지들 각각의 캐릭터와 그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스토리가 마치 영화처럼 기승전결이 있어 이야기의 결말을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서로 경쟁 관계에 있는 두 무리(중앙 무리와 서부 무리)와 그 무리에 속한 다양한 침팬지들의 성격과 행동 양식을 카메라는 바로 곁에서, 우리가 직접 숲속에 있는 듯이 실감나게 비추어준다. 한 장면, 한 장면 대단한 촬영이 많았다. 서부 무.. 2023. 5. 1.
칭찬의 역효과 ebs 다큐 _ 칭찬은 도전정신을 가로막는다 "잘한다" 말고 적절한 칭찬의 말이 있을까. 잘한다는 건 결국 다른 이보다 잘한다는 말이고 '비교'와 '평가'가 포함된 언어다. "머리 좋다" "최고다"란 말은 더욱 평가의 의미가 짙다. 그리고 이런 말을 들은 아이들은 실패의 위험이 있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보다는, 자신에 대한 '머리 좋다'는 평가를 증명하기 위해 실패할 염려가 없는 만만한 주제에만 도전한다. ymca 강좌에서 아래 다큐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았는데, 고정관념을 깨는 생각할 지점이 정말 많았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격려하고 지지하기 위해서 칭찬하지만, 그 칭찬의 말을 들은 아이들은 부담을 느끼고 자유롭게 과제를 탐구하거나 도전하지 못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상대적 '비교'와 '경쟁' 안에 가두는 결과를 낳는다.. 2021. 5. 3.
산 자여 따르라 | KBS 210226 ㅡ 백기완 선생 추모 다큐 그간 리영희 선생, 김수환 추기경, 노무현/김대중 대통령 등 몇몇 분들이 돌아가실 때마다 한 시대가 지나가는구나 했었다. 그런데 이번엔 정말로 한 시대가 완전히 흘러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기완 선생이 시대의 마침표를 찍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나는 1987년의 백기완 선생을 기억한다. 내가 초등학생에서 막 중학생이 되었을 무렵이었다. 선생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베토벤 머리를 닮은, 펄펄 휘날리는 머리는 그때도 여전했다. 대통령 후보로 나왔고 야권 단일화를 피를 토할 듯이 외쳤다. 당시의 정치 상황은 잘 알지 못했지만 진정성 있는 모습이랄까, 무언가 내게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인물이었다. 이후 백기완 선생의 모습을 언론에서는 잘 보지 못한 것 같다. 2002 월드컵 때 히딩크가 한국에서 만난 분들 .. 2021. 3. 2.
[넷플 다큐] 더 게임 체인저스 The game changers / 루이 시호요스 감독 __ 채식이 더 강한 근력을 만든다? 우리가 ‘상식’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 무지와 편견에 물들어있는지 깨닫게 해주는 영화. 놀랍고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채식(정확히는 식물식)에 대해 기존과는 색다른 관점에서 접근하는 영화다. 나는 고기를 그다지 즐기지 않지만 달걀은 꽤 자주 먹는다. 그러니 채식주의자는 아니고 채식 지향 정도라 해야할 것 같다. 나는 채식이 윤리적인 측면에서 중요하다 생각해왔다. ‘육식의 종말’ 등의 책이 말하듯이 살코기 한 점을 얻기 위해 너무 많은 풀과 목초지와 물이 필요하다. 인류가 직접 곡물을 섭취하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환경이 파괴된다. 고기를 대량으로 싸게 공급하기 위한 공장형축산은 항생제 남용과 동물학대, 분뇨에 의한 오염 등 그밖의 온갖 문제를 불러오기에 항상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 2021. 1. 23.
카일라스 가는 길 | 정형민 감독 나는 평일 저녁엔 영화를 잘 보지 않는다. 피곤해서 집중이 안 되어서다. 하지만 ‘카일라스 가는 길’은 예술전용극장 동성아트홀에서만 상영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지난 화욜 밤, 저녁 먹고 급하게 도심에 갔다. 그래서 영화 초반부에서 놓친 게 있었던 것 같다. 30분 지나도록 웬 특이한 할머니 한 분이 네팔, 몽골, ‘~탄’으로 끝나는 나라의 오지를 여기저기 다니고 계신다. 아니 대체 ‘카일라스’는 언제 가지? 할머니 일행이 파미르 고원을 넘어갈 때 알았다. 티벳의 성산 카일라스로 바로 가는 게 아니라 몽골 대평원을 통과해서 파미르고원을 넘어 키즈키스탄을 지나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을 통과해서 티벳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잠이 확 달아났다. 이 여정의 주인공이 84세의 청송이 고향인 할머니와 그의 아들.. 2020. 9. 21.
[넷플 다큐] 비룽가 Virunga __ 마운틴고릴라를 지키는 사람들 인간은 고독한 종이다. 같은 종이 70억명이나 곁에 있지만 서로를 불신한다. 상상력은 우주로 무한히 뻗어가지만 우리 바로 곁에 있어왔고 우리에 관해 소중한 무언가를 말해줄 수 있는 존재들은 무시한다. 그들이 지적 능력이 없고 단순한 원숭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우리는 우리를 낳은 어머니인 지구 생물권의 세계를 사랑하고 그것과 조화롭게 지내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수만 년에 걸친 문명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다큐 는 콩고민주공화국에 있는 비룽가 국립공원을 지키는 관리인들에 대한 영화다. 콩고, 르완다, 우간다, 세 나라가 만나는 국경 지대에 비룽가 화산지대가 있다. 전세계에서 마운틴고릴라가 유일하게 서식하는 곳이다. 현재 800마리 정도가 남았다. 르완다와 우간다는 상황이 안정되었지만, 콩고 쪽은 여전.. 2019. 5. 22.
길 위에서 | 이창재 감독 — “다음 생에는요?" 영화 는 백흥암에서 수행하는 비구니 스님들의 일상을 스케치한 다큐입니다. 300일의 촬영이 끝나고 주지 스님은 감독에게 묻습니다. 여기서 무엇을 보았냐고. 100여분의 러닝타임이 끝나고 영화는 제게 같은 질문을 던져왔어요. 제가 에서 본 것은 사람들이예요. 상욱 스님, 선우 스님, 민재 행자, 그리고 영운 선원장 스님, 주지 스님..... 그리고 그들 뒤로 펼쳐지는, 그들의 얼굴을 닮은 자연의 풍경. 그 얼굴들은 하나같이 어떤 고요함을 간직하고 있었고 그 고요함 속에 깊은 내면의 출렁임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수행자로 살아가는 노고의 흔적이 배어 있는 그 얼굴들은 백흥암의 사계를 닮았고 그들이 걷고 있는 길의 풍경을 닮았습니다. 그 같은 진실한 표정을 얻기 위해 수행이 필요한 것일까요? 우리의 문명과 사.. 2013. 7.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