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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다큐

[다큐] 전사 유인원들의 진화 _ 디스커버리 애니멀

by 릴라~ 2023. 5. 6.

넷플릭스 다큐 "침팬지의 제국" 1~4편을 보고 관련되는 다큐가 더 있다는 걸 알았다.  넷플 다큐에서 다루는 우간다 응고고 숲의 침팬지들, 그 이전 시대를 다룬 다큐다.  넷플 다큐의 '전편'이라 해도 좋을 작품이 바로 디스커버리 '전사 유인원들의 진화'다. 

 

넷플 다큐에선 두 그룹의 침팬지 사회를 관찰하는데, 디스커버리 다큐에선 바로 응고고의 침팬지 무리가 두 그룹으로 분열될 무렵까지를 다루었다. 겹쳐지는 등장인물은 없지만 침팬지 사회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이어서 관찰할 수 있었다. 

 

디스커버리 다큐의 장점은 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장장 23년간이나 응고고 침팬지 그룹을 관찰한 과학자들이 직접 등장해서 그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점이다. 제인 구달보다 훨씬 위대한 과학자들이다. 그들이 처음 응고고에 갔을 때 침팬지는 그들을 피했지만 7개월이 지났을 때 한 침팬지가 그들을 피하지 않고 자신의 개성과 모습을 드러내주었고 그것이 시작이었다. 

 

여러 가지 인상적인 대목이 많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 사춘기 지나고 호르몬의 영향으로 힘을 과시하는 동료 침팬지를 기회가 왔을 때 여러 마리가 힘을 합쳐 죽이는 광경이었다. 죽임을 당한 침팬지는 힘이 상당해 앞으로 더 서열이 올라갈 것이 분명했고 그래서 여럿이서 해치워버린 것이다. 그리고 더 인상적인 것은 그것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낀 '헤어'라는 침팬지가 그 공격에 가담하지 않고 공격받는 침팬지를 보호하는 행동이었다.

 

헤어의 노력에도 이미 치명상을 입은 침팬지는 죽고 말지만 여러 마리를 모두 적으로 만들 수 있는 상황에도 동료를 보호하고자 한 헤어의 용기가 인간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헤어는 늙어서도 고아 침팬지들을 돌보는 역할을 했다. 즉 공격적인 무리 중에도 '이성'이라고 해야 할까,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감지할 수 있는, '지성적인'?? 침팬지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내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야만성에 휩쓸려가지 않은, 한 마리의 침팬지가 존재했다. 아마도 인류의 역사도 이와 유사하게 진행되어 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것이 아마도 과학자들이 23년간이나 응고고의 침팬지를 연구한 이유이리라. 우리가 왜 이렇게 공격적인지, 우리는 어떻게 야만을 극복할 수 있는지, 우리 존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그 비밀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존재는 인간이 만든 '신'이 아니다.

 

우리 존재에 관한 비밀을 계시하는 존재는 우리와 가까운 사촌으로 우리 곁에 존재하는 '침팬지' 동물, 자연, 그리고 이 모든 세계다.

 

 

https://youtu.be/yU6Ji4VBw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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