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 위의 아름다움, 캄보디아 앙코르왓의 사원들
사흘권을 끊었지만 앙코르 유적을 다 보진 못했다. 아니, 그것은 불가능하다. 앙코르왓, 앙코르톰, 바이욘, 타프놈, 프놈바켄, 프레야칸, 네펀..... 어느 순간 이름을 다 기억하기 어려워졌고 내가 소화시킬 수 있는 만큼 보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사원들은 배경지식 없이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정글 한가운데, 그 어떤 인공적인 덧칠도 없이 폐허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서 그 신비로움이 더한 것 같다. 사원군으로 들어가는 입구엔 왕국의 게이트라 할 수 있는 웅장한 앙코르톰이 서 있었다. 이 왕국, 이 문명 세계가 자연에 대한 일종의 극복/정복을 바탕으로 이루어졌음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 인간이 만든 새로운 세계, 그것이 문명이었다. 이 거대한 사원군은 12~13세기 동남아 일대를 지배했던 ..
2011. 6.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