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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야기/schooling127

대구교육청이 말하지 않는 IB교육 이야기 노조 주최 IB 간담회 참석, 이런 데 잘 안 가는데 IB가 뭔지 하도 궁금해서 가봤다. IB 관련 책을 두 권 읽었는데도, 내가 교육학 박사 전공인데도 뭔 말인지 잘 모르겠더라. 그 이유를 알았다. IB는 저작권이 있어서 세부 프로그램을 공개하지 않는다 한다. 그러니 책도 두리뭉실하게 적힐 밖에.  저작권은 또 처음 알았네. 학생들 활동 자료도 외부 공개를 못한단다. IB 소유라나. 교육 자료와 결과들을 공유 못하는 게 공교육과 같이 갈 수 있나. 이것 참...  간담회 내용을 간략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초등 IVPYP는 교육 내용만 보자면 IB에 별 거부감이 없다. 지금 교육과정도 교과간 융합이 많아서 IB랑 크게 다르지 않음. 다만 국가교육과정을 IB 과정에 우겨넣는 과정에서 IB 안에 .. 2024. 11. 22.
독도소년단 핸폰 사진 정리하다 발견, 뜨거운 여름날의 추억이다.일만 벌이고 마무리 짓지 못해 아쉽기도 하고.학교가 운동장에 새건물을 짓고 있어서올해 학생들은 운동장을 전혀 쓸 수 없게 됐다.강당은 안전 문제로 평소 잠겨 있고.6월쯤 되자 갈 데 없는 학생들이 날뛰기 시작하여아침 자습 시간에 다같이 독도 플래시몹 춤을 추었다.몇 명은 뒤에 가만 서 있었으나 간식 주겠다는 협박이 대체로 먹혀서기말 준비 전까지 아침마다 한 2주간 추었다. 재밌는 사실은 그게 소문 나서 딴 반 말썽쟁이들이 자기도 추면 안 되냐고. 간식 먹고프다고.그렇게 말썽쟁이 대여섯이 모였고매주 수욜 오후 우리 교실에서 방학 전까지 30분 정도 연습했다. 이름 하여 “독도소년단”2학기 독도의 날에 공연도 하려 했는데학교를 쉬는 바람에 미완의 프로젝트가.. 2024. 9. 23.
티처빌 쌤동네 활동지 작년부터 교사들이 유료 또는 무료로 자료를 공유하는티처빌 쌤동네에 활동지를 시험 삼아 올려보았다. 몇 년 뒤가 될 지 모르겠지만, 나도 슬슬 은퇴 준비를 하고 있고내가 만든 자료를 공유하는 게 맞지 않나 싶었다.  다만, 지적 컨텐츠의 가치가 있기에 무료로 올린 것도 있지만500원, 1000원 정도로 책정한 것이 많았다. 여기에 쌤동네 수수료 30퍼를 제외하면 나한테는 몇 백원이라 수익이 되는 건 전혀 아니지만자료가 그냥 여기저기 굴러다니지 않도록 소액을 책정했다. 그런데!!! 일 년만에 153건이나 판매가 되었는데댓글을 남기는 선생님이 거의 없다. 자료가 큰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거의 무료 배포인데... 153건 판매해도 수익이 그저 몇 만원이다.  너무 싸서 자료의 가치가 없어 보이나 싶.. 2024. 9. 8.
작별, 다시 길 찾기 하혈이 시작된 게 5월 중순이었다. (자궁근종이 갑자기 커져서 생긴 출혈이라나...)처음엔 하혈량이 너무 많아서 이래서 학교 다니겠나 했는데호르몬제 처방 받고 양이 다소 줄어서 경과를 보고 있는데병가를 쓸 수가 없었다. 서평쓰기 수행평가를 이미 6반 모두에서 진행중이라...중학교 평가가 뭐 그리 중요하냐 싶지만 이미 진행중이라 다른 사람이 하기엔 일이 넘 복잡해서어떻게든 내가 마무리하는 게 더 속 편하겠다 싶었다. 어찌어찌 수행평가를 끝내고 기말까지 마무리,,,6월 말이 되었을 때 한계가 왔다. 두 달 가까이 생리를 계속한 셈인데다가 빈혈성 두통까지...과장 안 하고, 사람이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새학교는 1학기 적응이 가장 힘들고 또 울학교는 역대급 폭탄이 있었는지라진짜 몇 달이 몇 년처.. 2024. 8. 26.
급간 비율은 아름다우나 과로사 할 뻔~ 1학기를 마치며 와~ 이러다가 진짜 순직하겠다 할 만큼 수업 및 담임 업무 피로도가 컸다. 내 체력의 한계를 훌쩍 넘어서 선생 계속하겠나 진짜 회의가 든 반 년이었다. 교과부장이라 학기말 성적 통계를 내는데 결과표를 보고 그 이유를 알았다. 1학년은 D가 9프로 E가 12프로 합해서 대략 20프로 정도고 B가 젤 많다. 아름다운 결과~ 매시간 등짝 스매싱 날려가며 (아동학대 고소당하기 딱 좋음) 수업 안 듣는 애들 닥달을 했더니 1학년은 대충 수업을 다 들은 것 같다. 학교시험의 DE 등급 비율은 수업에 얼마나 참여했냐를 보여준다. 외부 시험이라면 물론 기초가 약한 울 학생들 DE 비율이 훨씬 올라갔을 듯~ 반면 2,3학년은 D, E가 50프로다. 3학년은 학급당 인원도 작고 가장 괜찮은 애들이라는데도 .. 2024. 8. 26.
교사인가, 돌봄전담사인가 새학교에 와서 확실히 알았다. 학교는 더이상 배움과 성장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아이들을 먹이고 시간을 때우며 돌봐주는 공간이라는 것을.  교사라는 직업은 이제 의미가 완전히 바뀌었다. 하는 일 자체가 그냥 돌봄전담사다. 입시는 완전히 사교육으로 넘어갔다. 학원에서 배우고 학교는 쉬는 곳. 그리고 조금 열악한 지역은 자기 관리가 안 되는다양한 문제들을 안은 학생들 수가 너무 많아서교사 역할 자체가 돌봄전담사가 되었다.  수업을 통해 세상을 살아갈 지식을 익히고지식을 통해 호기심 가득한 세계를 만나고배우고 성장하는 가운데 지식과 문명과 역사의 가치를 느끼고...삶이 존엄하다는 걸 깨닫고... 그런 것을 이제 아무도 학교와 교사에게 요구하지 않는다.부모도 사회도 학교에서 아이들을 돌봐주기를 바란다. 가.. 2024. 6. 18.
난이도 극강의 학교 세 달 지났지만 삼 년은 지난 듯한 학교가 울 학교다. 아니, 지난 이십년 간 보지 못한 사건사고들을 세 달 새에 다 구경했네.한 마디로 난이도 극강의 학교다.  3월 첫날부터 울 교실 지나가며 행패 부리고 교실 발로 차고 욕하던3학년 A군은 2주씩 외부기관에 위탁교육을 돌고 계신데일 년 7주를 거의 다 채워 2학기는 교실에 머무실 것 같고... (위탁교육기관 담당자가 울면서 전화한다고... 못 맡겠다고...S대학교는 울학교 학생은 절대 안 받겠다고 함) 딴 학교와 비교하면 이분도 최강 중 최강인데, 1학년에 더 극강인 분이 계셔서 관리자는 A군에 별 관심이 없는 듯... 교사에게 반말은 기본에, 지 기분 나쁘면 교사든 학생이든 가리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건드려 사건 일으키면서 학교를 들었다 놨다.. 2024. 6. 9.
결재 라인 내가 나랏돈을 10억을 집행하나, 100억을 집행하나.. 동아리 예산 딸랑 9만원 쓰는데 결제 라인에 자그마치 6명 (교장 빼고도)… 기안 올리다 열불 터져서 몇 자 적는다. 2024. 6. 5.
울 학교 유행어 여기 어린이들은 넌센스 퀴즈를 좋아라 한다.내 이름으로 계속 넌센스 퀴즈를 만드는데, 매달 새로운 버전이 생긴다.전부 내 이름의 발음을 이용한 것. "국어쌤이 자기 소개를 하면?""나비야~" "국어쌤이 기분이 좋으면?""앗싸라비아~" "국어쌤이 기분이 안 좋으면?""왜 시비야~" "국어쌤이 좋아하는 음식은?""너비아니~" "국어쌤이 고양이를 키우면?""비아냥~" 뭐 이런 식인데, 다 기억도 못하겠다. ㅎㅎ 2024. 6. 5.
치킨데이~ 올해 나라에서 주신 또래활동 경비는동네 치킨 집에서 한 방에 다 썼다. 학생들이 치킨을 강력, 희망했기 때문. 1인 1닭, 서른 개 가까이 배달되다 보니 세 박스나 되어캐리어에 올려 복도를 가로지르는데 전교에 치킨 냄새가...울 어린이들은 평소 반장이 소리 질러야 앉을까 말까인데 이날엔 몇 초만에 줄을 사사삭 선다.치킨의 힘이쥐~ 학급비는 지역 경제 활성화가 목표인가, 뭐 그 생각...다른 학교에서는 책을 사준 적도 있는데, 여긴 좀 낙후된 지역이라애들이 원하는 걸 사줬다. 2024. 6. 5.
넘 건전한 축하~ 재작년 1학년 8반 아이들을 동네서 잠깐 만났다. 같은 동네라~지금 중3이 되었고 3학년이 9개 반인데1학년 때 울반 아이들 22명 중에서 8명이 지금 3학년 학급임원이 되었다 한다.여러 명 꼬시긴 했으나 좀 더 꼬셔볼 걸, 10명 넘게...^^ 그 학년은 상위권 학생들이 리더십 있고 품이 너른 편이었고중위권 학생도 성격 좋고 착실한 아이들이 많았다. 공부만 잘하는 까칠한, 최상위권 애들은 다 범어동으로 갔는지는 몰라도암튼 반장, 부반장 맡은 녀석들이 하나같이 친구 챙길 줄 알고, 봉사심 있고, 생활 면에서 균형 잡힌 아이들이었다. 적고 보니, 요 근래 보기 드문 현상이긴 하다. 시험 점수 한두 개가 뭐가 중요한가. 이런 아이들이 우리 사회의 진짜 보물이고, 리더의 자격을 갖춘 아이들이다. 한 녀석은 전.. 2024. 6. 5.
아이들이 보낸 엽서 도착, 추억은 방울방울 5월 15일이 석가탄신일, 마침 쉬는 날이어서지금까지 겪은 스승의 날 중 최고의 스승의 날이 되었다.작년까지 근무했던 K중 아이들로부터속속 카톡이 도착했었는데,,, 새학교로 도착한 엽서는 또 느낌이 다르다.우체국 소인이 찍힌 종이는 물성이 있어서더 무언가를 전달받은 느낌이 든다. K중에서 '스승의 날' 행사로 학생들에게 엽서를 나눠준 모양,,, 한꺼번에 오지 않고 한 통씩 도착해서 더 재밌었다.  시간은 지나고 보면 다 아름답지만, K중에서 보낸 시간은 특히 더 그렇다.솔직히 20년 넘게 근무하면서 힘든 기억이 더 많아서단 한 학교도 '그립다'는 느낌을 주는 학교는 없는데딱 한 학교 K중은 늘 은은한 그리움으로 남아 있다.거기서도 절반은 힘들었는데, 절반은 참 좋은 아이들을 만났다.엽서 보낸 녀석들 중에.. 2024. 6. 5.
반복되는 친구 괴롭힘 S군의 자잘한 친구 괴롭힘이 3달째 계속되어 나도 뚜껑 열림. 그것도 자기를 받아주는 친한 친구에게. 여학생 립스틱을 빼앗아서 얼굴에 쓱 칠한다거나친구가 싫다고 여러 번 말하는데도 몰래 물을 빼앗아먹거나급기야는 친구 지우개에 형광펜을 몰래 발라놓고, 그걸 모른 친구가미술 수행평가 시간에 지우개로 지우는데 활동지에 형광펜이 묻어서본인 표현으론 극도로 분노하게 된 사건.  대체 그건 '장난'이 아니고 '괴롭힘'이라고 몇 번을 말했나.직전 학교에선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데초등 저학년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 매일 일어난다.울 학교 아이들이 전반적으로 정신연령이 낮다고 볼 수밖에...  도무지 이해 가지 않아 나도 검색을 했다. 결과는 다음...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청소년은,과거나 현재 괴롭힘을 받았을 .. 2024. 5. 30.
올해 귀염둥이들 올해는 중1이나 어린이 감성의 친구들이 많다.받은 편지 중 젤 귀여운 것 2통~첫 번째 친구는 아빠랑 사는 한부모 가정인데 얼마나 밝고 싹싹한지본인이 귀엽게 행동해서 선생님들한테 사랑받는 스타일...두 번째 친구는 깔끔하고 행동이 재빨라서 교실의 빈 구석을 바로 알아차리고주번을 도와 몸을 움직여주는 친구... 가족 소개에 아빠는 운전을 잘하고 엄마는 요리를 잘하고 동생은 넘 귀엽다 써서참 밝은 가정이구나 했다. 성격 면에서 우리 반 인재들... 2024. 5. 15.
국어의 ㄱ자도 몰랐다는 분 ㅋ 내가 제일 싫어하는, 너무너무너무 싫어하는 게 성 사안인데 중간 끝나자마자 학급에서 바로 그 성 사안(언어폭력)이 또 터짐... 와, 진짜로 학교 못 다니겠다면서 퇴근하는 바로 그날, 몇 통의 편지를 받았다. 아직 스승의 날이 아닌데, 다른 시간에 어버이날 편지를 쓰면서 같이 쓴 모양... 학교에 있으면 해마다 몇 통은 받는 편지라 그리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데 올해는 넘 고단한 나날이어서일까, 편지 보며 왠지 울컥... K중에서는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주로 편지를 썼는데, 그 반대의 친구들이 쓴 편지라서 그런 듯도 하다. 특히 두 번째 편지의 주인공은 진짜 공부와는 담 쌓은 해맑은 어린이인데, "국어에 ㄱ자도 몰랐는데... 점차 실력이 느는 것 같습니다."를 읽고는 빵 터졌다. 예전 낫 놓고 기역 자도 .. 2024.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