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장은 마지막 문장이다 / 김응교
제목을 보고 글쓰기 책인 줄 알았다. 아니다. 문학작품을 그것의 첫문장을 바탕으로 해설하는 책이다. 저자의 필력이 대단하다. 단숨에 읽었다. 이 책의 장점은 첫문장과 함께 그 유명한 고전 하나하나를 개성 있게 기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청소년 소설과 지금 인기 있는 작품도 몇 등장하여 읽는 재미를 더한다. 책에 나오는 첫문장을 발췌해둔다. ## 거기 누구냐? 아냐, 내가 묻는다. 거기 서, 너 누구냐. (셰익스피어, 햄릿) 그럼 여러분은, 이렇게 사람들이 강이라고 하거나, 우유가 흘러내린 흔적이라고 하는 이 뿌옇고 하얀 게, 사실은 무엇인지 알고 있나요? (미야자와 겐지, 은하철도의 밤) 하지만, 여러분은 말하시겠죠. 우리는 당신에게 여성과 픽션에 대해 강연해달라고 부탁했는데, 도대체, 제가 말하려는 '..
2023. 10. 26.
태백산맥 3~4부(6~10권) 분단과 전쟁, 완독 소감
드디어 이 걸작을 다 읽었다. 3부와 4부는 6.25 전쟁에서 휴전, 그 사이 지리산 빨치산 투쟁과 소탕이 이야기의 줄기다. 스무 살에 읽었을 때는 역사적 사실을 잘 모른 채 그저 이야기의 흡입력에 정신없이 빨려들어가 읽었다면, 지금은 소설의 배경이 되는 사건들을 대부분 알고 있어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보도연맹 사건, 국민방위군 사건, 거창양민학살사건, 거제 포로수용소 등 굵직한 사건들을 대부분 알고 있고, 지리산의 주요 골짜기, 백무동, 뱀사골, 피아골, 빗점골, 주요 봉우리 천왕봉, 반야봉, 노고단, 인근 화엄사, 의신마을 등을 모두 알고 있기에 더 생생하게 읽혔다. 지리산이 지금 올라가도 얼마나 돌투성이고 힘든 길인지, 지리산 겨울이 얼마나 매섭고 추운지 잘 알기에 그곳에서 버틴 빨치산들의 고초..
2022. 7.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