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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이야기/schooling113

럭셔리 체육대회도 끝나고 그간 반티 문제, 각종 예선전으로 온 학교가 한 달 동안 시끄럽게 들썩였다. 서로 같은 반티를 원하면서 학급끼리 싸우기도 하고 반장들이 울기도 하고.. 개난리.. 게다가 반별 댄스를 준비해야 하는데 남학생들이 제대로 연습 안 한다고 여학생들은 불만에 가득차 있고.. 그래서 체육대회만 끝나면 한숨 돌리나 했다. 끝나니 바로 기말 원안 내란다. 하이고.. 울학교 체육대회는 가까운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 열린다. 이건 정말 좋다. 햇빛도 가릴 뿐 아니라 경기장이 잘 보여서 학생들이 자리에서 경기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트랙이 부드러워 부상자도 별로 없고. 뛰어도 다치지 않고. 먼지도 안 나고. 육상진흥센터에서 하는 체육대회의 백미는 계주다. 계주 관람이 정말 재밌다. 관람석에서 경기가 한눈에 보이기 때문. 흡사.. 2023. 5. 31.
교실에서 정원 가꾸기 한 달 지났다. 지금은 사진보다 식물이 많이 자랐다. 햇볕이 좀 더 들이치면 더 잘 자랄텐데 그게 좀 아쉽.. 방울토마토는 하루 8시간은 햇볕을 쬐야 하니깐. 올해 복도 끝 교실을 맡았다. 울반은 복도까지 교실이라 실내 공간이 다른 반보다 훨씬 넓다. 이렇게 넓은 교실은 처음이자 마지막일 듯해서 추억 만들기 중~ 방울토마토, 참외, 해바라기, 봉선화, 채송화를 심었다. 씨 뿌리는 식물이 돈이 적게 들어서.. 한 해 동안 잘 가꾸어보자. 2023. 5. 24.
동아리 캘리그라피 동아리에서 답사반 이런 거 하니까 갈 데 없는 남학생들만 죄다 몰려와서 올해 처음 캘리그라피반 열었는데 성공 ㅋㅋ 여학생이 훨 많다. 학생들보다 내가 더 열심히 배운 캘리그라피 수업. 강사님은 동네 글그림캘리그라피에서 섭외한 전문 일러스트레이터. 2023. 5. 23.
알약편지 만들기 중간고사 원안 4월 중순 제출, 서술형 채점 학생 확인 마감 오늘.. 근 한 달을 시험에 시달렸다. 원안 고치고 또 고치고,, 시험 치고 나서는 서술형 땜에 난리난리. 공부에 관심 있는 동네라 부분점수 안 주냐고 채점 땜에 난리난리.. 6월 초 넘어가면 기말 원안 내라 할 건데 이건 뭐 가르침이 아니라 시험 뒤치다꺼리 하다가 시간을 다 보내네. 근 한 달 시험에 시달리고나니 벌써 방학해야 할 듯하다. 시험 출제 들어가면서 교사도 수업 집중력이 확 떨어지고 애들은 학원에 시달려 집중력 떨어지고 악순환의 반복. 진짜 낭비도 이런 낭비가 없다. 공부 못하도록 누군가 조직적으로 구조적으로 방해하는 느낌. 제발 배움 그 자체에 주목하자. 시험이 많아도 너무 많다. 하루하루 수업활동에 가치를 두는 사회가 돼야 교육.. 2023. 5. 12.
중학교 2학년은 지금.. 심리적으로 성인의 만취 상태와 같다고 한다 ㅋㅋ 완전 동감, 오늘도 취하신 분들을 숱하게 봤다. 문짝 두들겨 부수고… 소리 지르고 뒹굴고… 취하지 않고서야 저럴 수가 없지. 지켜보는 이도 고된 나날이다. 2023. 4. 20.
교사에게 연구실은 꿈인가 책상이 옛날보다 좀 커졌지만 여전히 너무 작은 공간. 책 놔둘 데가 없어 책상 앞에 쌓아둔 박스.. 차가 없어 집에 못 옮겼다. 개학하면 치워야지. 이런 콜센터 같은 공간에서 무슨 연구가 되겠나. 20년 동안 진짜 변한 게 하나도 없음. 2023. 2. 28.
누가 엘리트인가 작년 12월 학교축제의 기억. 많은 생각을 했다. 반마다 1~2등 하는 학생들은 학원 숙제로 바쁘다고 죄다 빠지고 그 다음 등수 학생들과 성적이 중간인 학생들이 대거 남아서 저녁까지 몇 시간을 자기 시간을 내서 교실을 꾸미고 갔다. 누가 엘리트인가. 학급일에 자기 시간을 내고 즐겁게 봉사할 줄 아는 학생들 그들이 진짜 엘리트가 아닐까. 현실은 자꾸 정반대로 가서 잘하는 학생들을 공부만 하라고 외통수로 몰아넣고 있다. 남아서 일한 학생들이 넘 예뻐서 한 턱 쏘기도 한 날. 우리 사회에서도 누가 진짜 엘리트인가… 가만가만 자문하게 된 학교축제의 기억.. 요건 옆반의 귀신의 집 2023. 2. 22.
2022 학교 풍경 1학기엔 적어도 우리 학년은 꽤 평화로웠던 셈인데 (뭐 딴 학년은 유명한 폭탄이 계셔서 그때도 난리였지만) 2학기엔 전학년이 몸살을 앓았다. 울 학년만 예를 들면 학생간 성희롱 사건이 있었고 그것 때문에 전학 가니 마니 실랑이가 오가던 중에 가해자가 적반하장으로 학교, 담임 등 관련자 모두를 고소하고 특히 담임을 아동학대로 고소, 그분은 병가 들어가고... 여기저기 고소를 일삼던 가해자는 결국 전학 안 가는데 성공, 학폭 심의 결과 다른 반으로 이동하고.. 딱 한 달 지났나, 다른 반에 가서도 또 비슷한 일을 저지름. 이건 뭐, 학교를 걍 무시하고 의도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건데,, 당사자는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발뺌하니 이번에도 강제전학은 아닐 듯하고.. 공동체의 질서를 해치는 이런 학생 하나 학교는 감.. 2022. 12. 14.
교과서 격세지감 20년도 더 전 내가 신규 교사일 무렵엔 우린 정말로 진지하게 교과서를 비판했다. 교과서가 삶의 전체성에 비해 너무 부분적이라고. 조각난 지식을 다루고 있다고. 2022년 현재, 이렇게 바뀌었다. 교과서를 제대로 읽으라고. 교과서가 지식의 전모를 볼 수 있는 그나마 나은 창구라고. 이미 삶은 너무나 분절되고 파편화되어 전체적인 지식을 알려면 교과서를 봐야 한다고. 영상 세대가 이것저것 아는 건 많은데 책을 많이 안 읽다보니 전체 맥락을 모르고 논리가 부족하고 앞뒤 상황 파악을 잘 못한다. 그래서 지식의 맥락을 이해하려면 교과서라도 반복해서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교과서가 다른 매체보다는 정확한 지식과 그 지식이 엮인 전체 그림을 담아낸다고. 세상이 어찌 이리 변했나. 2022. 12. 10.
흔적 2022 (학생 만족도) 한 해가 끝나간다. 올해는 부모님들의 답변이 마음에 많이 남았다. "국어과목을 단순한 교과 학습을 떠나 작품을 통해 아이들에게 가치관을 심어주신다." "중학생 아이들이 조금 힘겨우시더라도 지금처럼 한 명 한 명 모든 아이들을 사랑으로 이끌어주셨으면 좋겠다." 교직의 어려움은 사실 일 년 내내 혼자 하는 싸움이라는 데 있다. 교실 수업도 몇 백 명의 아이들과 오직 혼자 헤쳐가는 것이고 담임 또한 스물 몇 명의 아이들과 혼자 부대끼는 것이고. 실은 굉장히 외로운 싸움이다. 동료와 대화가 이루어지면 좀 더 낫긴 하지만 혼자 하는 싸움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수업을 끌고가는 것도, 학급을 경영하는 것도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그렇다. 교수는 가르치기도 하지만 연구도 큰 임무라 연구 성과가 남는다. 그게.. 2022. 12. 5.
흔적 2019 (학생 만족도) 2018년은 다운 안 받았나보다. 자료가 없다. 2019년은 내게 여러모로 의미 있는 해다. 아마 처음부터 끝까지 학생들이 산만하지 않게 따라오면서 별탈 없이 잘 마무리된 해가 2019년인 것 같다. 내 스타일 학습지가 완전히 정착한 해이기도 하고. 그 전까진 버전이 수없이 바뀌었다. 수준 있는 학생들을 만나서 근 십 년 중에서 가장 수업이 잘 된 해. 전자책 https://www.bookk.co.kr/book/view/84041 선생님은 B등급 학교와 교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진솔하게 기록한 책이다. 교실에서 만난 다양한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1부에, 사춘기 청소년들의 방황과 적응의 문제를 2부에, 학교교육 전반에 걸쳐 제도적인 www.bookk.co.kr 종이책 https://www.bookk.co... 2022. 12. 2.
흔적 2015~2017 (학생 만족도) 학교를 떠날 준비를 조금씩 하고 있다. 학교를 떠났을 때 내가 어떻게 살았는가를 보여주는 유일한 흔적이 이 “말”들이 아닐까 한다. 2017년은 첫 장만 찍어두었고 2016년은 자료가 없고 2015년은 PDF로 다운 받은 파일이 있다. 고교 입시가 싫어서 중학교로 다시 돌아간 첫 해, 진짜 사표 쓰고 싶을 정도로 적응 못하고 힘들었는데 이젠 다 지나간 추억이다. 2017년 흔적 2015년 흔적 https://www.bookk.co.kr/book/view/75280 선생님은 B등급 학교와 교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진솔하게 기록한 책이다. 교실에서 만난 다양한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1부에, 사춘기 청소년들의 방황과 적응의 문제를 2부에, 학교교육 전반에 걸쳐 제도적인 www.bookk.co.kr https:.. 2022. 12. 2.
흔적 2014 (학생 만족도) 올해 학생만족도 조사가 끝났다고 학교에서 알려준다. 사실 없어져야 마땅하다. 악용하는 학생들이 많고 또 열심히 지도하는 분들이 학생들과 갈등이 있을 경우에 그분들이 결과가 더 나쁜 경우가 많으므로. 전체적으론 없어져야 한다고 보지만,, 개인적으론 이맘때쯤 작은 선물을 받는다. 평소 알지 못했던, 학생들의 마음이 담긴 인사다. 경력 20년을 넘기니 나도 이 일이 힘에 부쳐서 그만하고 싶기도 하고 또 학교에 남아있는 시간도 빠르면 5년, 늦으면 10년 정도일 것 같다. (정년까진 15년 남았는데 연금 개시가 만65, 한국 나이로 67이지만 그래도 정년까진 못할 것 같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보상이 없고 누구 하나 알아주는 이 없는 직장이기에 이런 흔적이라도 남겨둬야 할 것 같다. 사진 파일을 뒤져보니 안 .. 2022. 12. 2.
이노무 클릭질, 호모 클릭시스?? 연말연시가 가까워오면서 각종 부서에서 계속 알림이 온다. 필수 연수 이수했냐고. 실은 난 일 년 80시간인가 연수 안 들은 지 오래됐다. 걍 안 듣고 B등급 받을래, 이다. 박사학위까지 받았는데, 뭐든 걍 스스로 공부하면 되지 타인의 연수가 실은 그리 필요치 않다. 내가 스스로 연구할 시간이 절대 부족할 뿐. 나에겐 시간만 있으면 된다. 연구할. 근데 그 생활도 이제 끝나가나보다. 뭔, 법정 의무 연수가 이리 많나. 법정 의무 연수 많으로도 수십 시간 채울 듯. 다문화 연수, 감염병 연수, 학교폭력예방 연수, 아동학대 연수, 성인지 감수성 연수, 긴급복지 신고 의무자 연수,,, 헉헉 아직 덜 썼다. 생각나는게 이 정도. 거기다 결핵 연수까지.... 그거 들을 시간이 어딨나. 다 클릭질인데 연수를 몇 분마.. 2022. 11. 24.
폭풍 사이로 햇살 한 줌 2학기, 울 학교가 개판이다. 각종 민원으로.. 온갖 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서 학생부장 살이 쏙쏙 빠지고 있음. 하나하나 열거하자면 끝이 없어 걍 생략한다. 대부분 민원은 큰 일이 아니라 학생간 작은 다툼이 해결이 안 되어 교육청까지 올라가는 게 태반. 폭풍 전야 같은 구름이 왔다갔다 하는 중에 잠깐 햇살이 비치는 순간들이 있다. 책 빌려주어 감사하다는 쪽지를 남기고 간 남학생. 마들렌을 구워서 친구들과 선생님들에게 선물한 남학생. 빼빼로데이에 학급 친구 전원에게 손수 만든 과자를 선물한 여학생 등등... 잠깐의 햇살을 기록으로 남겨둔다. 2022. 1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