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아쉬운 것은 바로 내가 초빙한 예술강사님의
연극수업을 보지 못한 것이다.
기사를 찾아보니 학교에 예술강사지원사업이 시작된 건 10년 쯤 되는 듯한데
나는 작년에야 알게 되어 신청했고, 올해 지원을 받았다.
갑작스런 일로 병가를 쓰게 되어 2주간 반별로 4차시,
총 40시간 진행된 수업을 보지 못한 게 젤 아쉽다.
나 대신 수업 임장에 들어간 국어강사님이 사진을 몇 장 보내주시면서
수업 참관 소감을 전해주었는데,
수업 내용도 재미있었지만 진행을 매우 잘하셨다고 한다.
말 그대로 전문연극인의 카리스마가 엿보였고
농땡이들도 잘 대처하면서 모두 수업에 참여시켰다고 한다.
연극놀이에서 시작해서 교과서와 연계하여
간단한 극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강사님이 진행한 연극놀이는 실은 나도 그간
연극연수에서 다 배운 것들이다.
하지만 한두 번 연수를 받는다고 해서 그것을 수업에 구현할 수는 없다.
전문성이란 것은 그렇게 쉽게 발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신규 교사일 때는 열정이 넘쳐서
두 해 정도 연극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다.
그때는 모둠별로 짧은 대본을 만들고
그 대본을 내가 일일이 다 고치고 연기도 손 봐서
이후 발표 수업으로 진행했는데,
수행평가에 들어가지 않아도 다들 즐겁게 참여했다.
그 수업을 2년밖에 못한 이유는
5반이면 모둠이 25~30개쯤 되는데
그 모둠의 대본을 내가 일일이 다 봐주고
연기도 일일이 손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는 지금과 학교 분위기가 달라서
학생들이 방과후에 남아서 지도를 받고 연습을 했다.
모든 모둠을 다 봐주는 그 2주간이 너무 힘들어서
내 연극수업은 그 2년에 끝이 났다.
지금 생각하면 그래도 즐거운 경험이다.
요즘은 스마트폰이 아이들의 유일한 해방구이기에
청소년들의 전인적 발달을 위해서
다시, 연극을 조금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https://vop.co.kr/A0000163591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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