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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일상의 기록

가을빛이 스미다

by 릴라~ 2024. 10. 15.

가을비 오신 날. 
빗줄기가 굵지 않고 가는 비가 자박자박 내렸다.
우산을 받쳐들고 여느 때나 마찬가지로 천을산을 도는데
오늘 처음으로 초록 끝에 스미기 시작하는 노랑과 빨강을 보았다.
아, 드디어 단풍이 시작되는구나...
나뭇잎 몇 장은 이미 빨갛게 변색되어 
흙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며
길섶에서 나를 반겼다. 
 
잎은 그저 자신의 시간을 충실히 살아갈 뿐
나무를 떠나 땅 위에 몸을 떨구어도
조금의 처연함도 내비치지 않는다. 
자연의 순환과 변화는 그 자체로 완전해서
그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든 다 아름답다.  
꽃의 계절이 지나고 지금은 낙엽의 계절...
한 계절이 한 생인 나뭇잎들,
이제 자신의 시간을 다하고 하나하나 지는데
그 지는 모습도 하나하나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가을의 전령이 되어준 붉은 잎사귀 몇 잎에 감동하며
천을산을 한 바퀴 돌았다. 
낙엽 아래 사진은 천을산 입구에서 늘 반기는 키 큰 솔숲,
그리고 천을산에서 수령이 가장 오래된 고목 한 그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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