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동물병원 운영하는 동기로부터 연락이 왔다.
내가 쉬는 걸 알고 잠깐 도와줄 수 있냐며...
프란체스카가 캄보디아 안나스쿨 학생과 교사 18명을 인솔해서
한국 견학을 15일간 진행하는데, 그 프로그램 중에
자기 동물병원 견학도 있다면서...
대식구라 식당과 병원 오가는 게 불편해서 병원에서
가든파티처럼 저녁식사 하기로 했다고...
음식은 다 주문하면 되니 연락이랑 상차림 좀 도와달라고..
한국 견학 일정표를 보니 충격, 이박씩 전국 순례... 제주도까지...
프란체스카에게 톡을 보냈다.
"이 일정 누가 짰노?"
"내가 ㅋㅋㅋ"
"충격적인 일정임 ㅋㅋ"
"다들 그카더라, 무식이 용감이다 ㅋㅋ"
"거의 군대 강행군인데 ㅋㅋ"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가능하면 많이 보여주고 싶고
시간은 부족하고 그러다보니 그런 일정이 됐다고...
병원이 방천시장 김광석길 근처에 있어서
유명한 방천 가족족발과 마실김밥 주문하고
근처 BHC 치킨 주문하고, 과일과 음료는 동기가 사놓았다.
케익 있으면 좋을 듯해서 가면서 케익 사고...
저녁 6시가 가깝자 손님들 속속 도착...
그 어느때보다 따스하고 포근한 저녁이었다.
동물병원이 한옥으로 지어진 곳이라 ㄷ자 정원이 참 예쁜데
정원에도 도란도란 둘러앉고 실내에도 테이블을 차리고...
시내지만 마치 시골 별장에 온 듯 우리들만 있는 것 같았다.
캄보디아 아이들은 넘 곱고 순수했다.
프란체스카는 에세이를 보고 견학 대상자를 뽑았다고 했다.
공부를 매우 잘하는 아이도 있고 완전 못하는 아이도 있고
다양한 배경에서 뽑았다고 한다.
아이들이 고맙다고 다같이 노래 선물을 했고
우리도 답가를 불렀다. 아리랑까지..
교사와 아이들이 여행 소감을 말했는데
제주 4.3기념관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한다.
캄보디아도 제노사이드를 겪었기에 공감이 갔고
또 한국인들이 권력에 저항했다는 것에 너무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캄보디아도 그렇게 일어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동기는 아이들에게 줄 선물도 준비를 했다.
식사 준비 등 적지 않은 비용을 썼을 텐데, 이런 게 추억이라고
세월이 흐르고 나면 이런 순간들이 보석 같을 거라고...
나도 반짝이는 시간의 추억을 선물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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