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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그분과 함께 1~2 - 월터 취제크 러시아에서 그분과 함께. 1 카테고리 종교 지은이 월터 J.취제크 (바오로딸, 2006년) 상세보기 이 책을 읽으며, 섭리를 믿는다는 것이 과연 어떤 것인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너무 오래 영적 독서를 안 했다는 반성에 저번에 바오로딸 서점에 들렀을 때, 담당 수녀님이 추천하신 책. 두 권을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 고집투성이에다 욕쟁이였던 소년 취제크가 어떤 이끌림에 의해서 신학교에 들어갔는지 그리고 예기치 못했던 사건들 끝에 러시아로 향하게 된 과정과 체포되어 무려 23년 동안을 악명 높은 강제수용소를 전전하며 보낸 삶의 궤적이 아무런 연민이나 과장 없이 아주 담담하게 쓰여져 있다. 그리고 그 담백한 어조가 실은 깊은 감동을 주었다. 그는 자신이 거기 있어야 하는 이유를 한 치도 의심하지 않았다. 때로.. 2005. 10. 4.
체인징 마인드 - 하워드 가드너 체인징 마인드 카테고리 자기계발 지은이 하워드 가드너 (재인, 2005년) 상세보기 다중지능이론으로 유명한 하버드대의 가드너 교수가 마음의 변화를 비즈니스적 측면과 결부시켜 기술한 책이다. 제목이 말해주듯이 ‘마음’ 그 자체보다는 '마음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우리 마음은 하루 동안에도 수십 번, 수백 번 바뀌는데,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마음의 변화는 '중요한' 마음의 변화로 '의식적으로' 일어나는 변화 즉 실체를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 힘의 작용으로 일어나는 변화를 말한다. 1부에서는 마음의 변화를 설명하는 이론을 제시한다. 저자는 마음의 변화를 일으키는 일곱 가지 지렛대로 이성, 연구 조사, 동조, 표상의 재구성, 자원과 보상, 실제 사건들, 저항을 꼽았고, 이 지렛대가 어떤 식으로 작용하여 .. 2005. 10. 4.
지능에 대한 고정관념 그저께 사람들과 IQ에 대해 토론했다. 인간의 머릿속 능력을 재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의 문제에 대해. 비네가 처음 시도한 이래,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IQ 문제라고 해봐야 고작해야 괄호 채우기나 단답형 형식인데 그걸로 어떻게 학생들의 사고력, 문제해결력을 측정할 수 있냐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재려고 하는 것이 태어나기 전부터 가지고 온 능력인지, 아니면 어린 시절의 경험을 통해 후천적으로 형성된 능력인지도 불분명했다. 물론 나는 IQ 자체를 그다지 신뢰하지는 않지만 학생들의 학습 능력에 대한 참고 자료 정도는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것 역시 고정관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석탄이 옷의 원료가 될 수 있는가? 지금 같으면 될 수 있다는 대답이 가능하지만 이만년 전에 이 질문을 던진다면, 석탄은 결.. 2005. 9. 23.
오늘, 유성처럼 살아도 - 도로시 데이 오늘 유성처럼 살아도 카테고리 종교 지은이 도로시 데이 (성바오로딸수도회, 1995년) 상세보기 도로시 데이... 문득 그녀가 그리워졌다. 학생 때 그녀의 글과 그녀의 삶에 반해서 진짜 인생이 있다면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사회주의자로 출발해서 '가톨릭 노동자'를 창간한 저널리스트이자 '환대의 집'을 운영하며 평생을 노동 운동에 투신했던 인물. 옛날에 읽던 책은 선물하고 없는 지라 새로 책을 샀다. 그녀는 평생 수많은 글을 써왔는데 이 책은 그 가운데 중요한 것들을 모아놓은 선집으로 1940년대에서 70년대에 이르기까지 도로시 데이가 처했던 시대 상황과 그 상황 속에서 그녀가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왔는지 잘 드러난다. 그녀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초자연적인 신의 사랑에 깊이 이끌렸으며 전쟁과 .. 2005. 9. 18.
마운틴 고릴라의 우정 다이안 포시. 르완다에서 야생 마운틴고릴라와 18년을 함께 살며 고릴라 연구와 보호에 몰두한 여성 과학자. 결국 밀렵꾼의 총에 목숨을 잃게 되는데, 성장 과정도 그렇고 죽음도 그렇고, 길지 않은 생애를 고독과 병마와 싸워온, 결말까지 지극히 비극적인 인생이어서 기억에 남아 있다. 아니, 그녀의 이 말을 난 잊지 못하고 있다. 그녀는 고릴라말로 고릴라와 의사소통을 할 정도로 고릴라화된 사람이었는데, 마운틴고릴라에게 친구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경험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놀랍고 감동적인 것이라고 했다. 인간들 사이의 관계에서는 늘 우선 순위가 있어서 이를테면 가족이 제일 소중하고 그 다음엔 친구가 소중하고 그런 식으로 사람들이 복잡한 관계망 속에서 일정한 자리를 차지하는 식이라면, 한 고릴라가 다른 고릴라와 .. 2005. 9. 12.
그림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 - 나카니시 요시오 그림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 (개정판)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나카니시 요시오 (사계절, 2004년) 상세보기 괴로움을 받아들이는 따뜻함이 진정한 애정이 아닐까 괴로워하는 아이들은 사랑에 굶주리긴 했지만 결코 문제아가 아니지. 문제를 안게 된 것일 뿐.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 지금도 사랑을 찾아 헤맨다. 오늘날만큼 교육이 위기로 떠오른 적이 일찍이 없었다. 이 책은 이지메, 등교 거부, 비행, 폭력, 자살 등 충격적인 교육 문제의 원인이 아이들이 유아기에 충분한 애정을 받지 못한 데에 있음을 지적한다. 초등학교 이후의 도덕교육으로는 부족하며 유아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다. 초중고등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은 대부분 그 때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아주 이른 시기에 싹튼 문제가 그 때 .. 2005. 9. 8.
소크라테스의 변명 / 플라톤 (에우튀프론, 소크라테스의 변명, 클리톤이 실려 있음) 철학의 왕자, 소크라테스. 아테네 저자 거리를 돌며 진리를 설파한 사람, 산파술, 그리고 비극적인 죽음. 소크라테스에 대해 그간 얼마나 많이 들어왔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책을 읽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나 자신도 조금 놀랐다. 물론 ‘대화편’도 플라톤에 의해 기록되기는 했지만 말이다. 지금껏 그에 ‘대해’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그를 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거야말로 착각이었다. 델포이 신탁은 아테네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 소크라테스라고 했다. 소크라테스는 그 결과에 의아해하는데 자신이 진선미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뛰어난 정치가와 시인, 수공 기술자를 찾아간다. 정치가는 자신의 무지조차 깨닫지 못했고,.. 2005. 9. 6.
다큐 - 다빈치 코드의 허와 실 05 EBS 다큐멘터리 축제를 놓치고 말았다. 작년엔 정말 좋은 작품들을 많이 보았는데, 올해는 TV를 거의 안 보다 보니, 하는 줄도 몰랐다. TT 일요일이라 우연히 채널을 돌리니 세상에,,, 다큐 축제 마지막 날이었다. 그리고 한 작품을 보게 되었다. 소설 '다빈치 코드'는 읽지 않았다.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들에 비하면 내용이 너무 가볍더라고 동생이 말했기 때문이다. 또한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 그리고 메로빙거 왕조, 장미 십자단, 템플 기사단, 시온 수도원에 관련된 전설,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푸생에 관한 이야기들, 렌 르 샤토의 비밀 같은 소설의 핵심 내용들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고, 예전에 불가사의를 다룬 다른 책에서 다 읽었기에 그 소설에 별반 호기심을 느끼지 못했다. 다큐는 속도감 .. 2005. 9. 4.
페다고지 | 파울로 프레이리 ― 자유의 실천으로서의 대화 '자유는 목숨을 걸어야만 획득할 수 있다. (...) 물론 자기 목숨을 걸지 않는 개인도 한 '인간'으로서 인정받게 됨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는 이 '인간'이라는 진실을 독립된 자아의식으로 획득하지 못한다.' (헤겔) 활자를 따라가는 게 힘들었다. 그동안 너무 부드러운 것만 읽었고, 그리고 속독에 너무 익숙해 있었다. 읽으면서 끊임 없이 게을러지려 하는, 대강 건너 뛰려하는 나를 보았다. 다시 읽는데도 왜 이리 새로운지. 억눌린자를 위한 교육. 한 인간이 세계를 명명할 권리를 잃었을 때, 그는 '인간답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프레이리에게 삶의 목표, 교육의 목표는 인간 해방이다. 역사를 통해 볼 때 인간화와 비인간화의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하고 오직 인간화만이 인간의 사명이라고 그는 믿는다... 2005. 9. 1.
마지막 인사 밖에서 바라보아야만 항상 진짜가 보이는 것일까. 마지막 출근날, 개학이라서 인사를 하러 학교에 들렀다. 내 자리엔, 새 담임 선생님이 앉아 계셨고.. 그 자리가,, 그렇게도 힘들고 괴로웠던 자리였는데 떠나려고 보니 그 가시방석이, 그냥 가시방석이 아니라 얼마나 황홀하고 아름다운 가시방석이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바랐던 대로 잘 되지 않는 일들 때문에 나는 의기소침했고 실망했고 그리고 아주 많이 고통스러워했었다. 그러나 오늘에 와서, 비록 실수투성이고 일을 매끄럽게 잘 하지는 못했지만 나 자신 적어도 대충 살지는 않았음을 내가 여기서 보낸 시간이 복된 시간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다만 나는 너무 성급했었고, 우리의 만남 속에 깃든 작은 빛을 알아보지 못하고 일상의 괴로움 속에만 함몰되어 있었다. 그 이유는, .. 2005. 8. 22.
일상도를 살아가는 인간 - 송봉모 일상도를 살아가는 인간(성서와인간 10) 카테고리 종교 지은이 송봉모 (성바오로딸수도회, 2001년) 상세보기 예수회 송봉모 신부의 '성서와 인간' 시리즈 열번 째 . 얇작해서 좋다. 쉽고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어 이 시리즈 열 권이 다 마음에 든다. 그리스어로 '때'를 가리키는 말은 두 가지라고 한다. 하나는 로 영원을 향한 시간, 생의 전환점을 가져다 주는 구원의 시간을 가리킨다. 또 하나는 로 흘러가는 시간, 그저 소모되고 마는 시간을 가리킨다.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처럼 우리 삶도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일상적 시간인 크로노스, 언젠가는 쓸쓸히 사라지는 삶. 허망한 삶. 다른 하나는 구원의 시간인 카이로스. 사랑하고, 의미를 추구하며, 나날이 새로워지는 영원한 삶. 내 삶이 얼마나 카이로스적인지 깊이 .. 2005. 8. 16.
광복 60주년 행복하다. 내게 이 있어서.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이 있어서. 나의 이 식민지와 독재의 긴 터널을 빠져나와 눈부신 비상을 준비하고 있어서. 광복 60주년. 친일인명사전이 편찬되어서, 남북이 함께 광복적을 축하하게 되어서, 늦어도 한참 늦었지만, 바야흐로 친일 청산 작업이 시작되어서, 노무현이 대통령이어서, 청계천에 전태일 거리가 조성된다고 해서, 그래서 행복하다. 어찌 이 나라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 땅을 지키기 위해 피흘려온 수많은 젊음들이 있었는데.. 이제서야 속속 밝혀지는 역사의 진실을 확인하면서 확신하곤 한다. 머지 않아 국사 교과서가 새로 씌어지리라는 것을. 김대중과 이회창. 이회창이 대통령이 되었더라면, 이 모든 변화가 적어도 이삼십년은 늦어졌겠지. 6. 15는 상상도 할 수 없었겠.. 2005. 8. 15.
너는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 지리산의 여름 큰 산은 하산길도 만만치 않다. 1박 2일 산행의 막바지, 지친 걸음으로 산을 내려가노라니 아직 멀었냐는 소리가 입에서 절로 나온다. 그러자 마침 동행하던 대피소 직원분이 '집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오고 싶을 텐데'라며 놀린다. 그래, 돌아가자마자 금세 보고 싶어지겠지. 그리워 몸살을 앓겠지. 대체 이 산의 무엇에 매료된 걸까. 단 한 차례도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법이 없이, 구름과 바람과 빛과 시간과 함께 흐르는 산. 볼 때마다 새롭고 변화무쌍한 산. 한없이 깊고 넓은 그 품 안에 수많은 숲과 나무와 생령들을 담고 있는 산. 그는 한 번도 자신의 전모를 보여주지 않았다.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부분은 여전히 신비에 쌓여 있고, 그래서 사람을 홀린다. 미치게 한다. 근 한 달만에 다시 찾은 지리산이었다... 2005. 7. 28.
추방된 사람들 추방된 사람들 감독 토니 가트리프 (2004 / 프랑스) 출연 로맹 뒤리스, 루브나 아자발 상세보기 귀환... 에 대한 영화. 그들이 잃어버린 고향으로, 그들 핏속에 흐르는 생명의 근원으로... 돌아가야 함을 이야기하는 영화. 별 다섯을 줄 만한 작품은 아니지만, 낯선 길 위에서의 풍경과 길을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강렬한 음악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음악이 없다면 이 영화의 묘미는 죄다 사라졌을 것이다. 프랑스에서 뿌리뽑힌 삶을 살았던 자노와 나이마. 프랑스인 자노. 돌아가신 아버지의 고향이자 자신의 유년 시절을 보낸 알제리로 떠난다. 기억은 희미하지만 그가 유일하게 행복했던 시절이기도 한 그곳으로. 거기서라면 그는 자기 삶이 어디서부터 어긋났는지를 되짚어 볼 수 있겠기에. 거기서라면 삶의 잃어버린 조각.. 2005. 7. 15.
비 오는 날의 운문사 장마가 계속되는 날이면 한옥집이 생각난다. 대청 마루에 앉아서 처마 밑으로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고운 벗과 차 한 잔 나누고 싶다. 아침부터 장맛비가 내리던 일요일, 먼 데서 손님이 찾아와서 비 오는 날이면 더욱 운치가 있는 절, 운문사에 들렀다. 운문(雲門), 구름문.... 극락교,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어 더욱 아쉬웠을까.. 저 문 너머로 걸어가면 딴 세상과 마주칠지도... 만세루에 앉아서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친구는 이제 '낙숫물'이란 말이 사라질 것 같다고 한다. 대웅보전 지붕 위의 이끼가 정답다. 안녕, 친구... 그대의 익살스러운 표정이 맘에 드네.. 저 꽃문을 열면... 저녁 공양을 위해 아궁이에는 불이 타오르고... 불이문 안을 엿보며... 不二, 둘이 아니라 하나인 세.. 2005.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