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sheshe.tistory.com

국내여행 기록/광주, 전남, 전북16

벌교 태백산맥문학관 벌교 보성여관에 짐 풀고 태백산맥문학관에 오다. 민족의 수난사와 분단을 다시 들여다보게 하는 기념비적 대작. 1989년 완간, 국가보안법 위반이라고 온갖 소송에 시달리며 유서까지 쓰게 만든 작품. 시대의 위대한 증언자다. 문학관에서 옛날 신문 기사를 읽으며 요새 기레기들과 달리 글을 왜 일케 잘 쓰지 했는데 기자 이름이 김훈. ㅋㅋ 2022. 7. 16.
대구에서 기차 타고 벌교 가기 세 번 환승, 덜덜 두 번도 가능하나 시간이 안 맞아서. 돌아올 때는 진주 말고 삼랑진에서 환승~~ 2022. 7. 16.
버스 타고 남원 여행 1. 대중버스 남원행 버스를 타려고 실로 오랜만에 찾아간 서부정류장.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평소 보지 못하는 분들을 만난다. 서부정류장에선 허름한 차림새의 노인들이 많았고 다리를 절뚝거리는 장애인을 두 분이나 보았다. 내 삶의 세계에선 보다 말쑥한 사람들이 많다. 정류장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서민들의 모습이 진짜 삶의 현장일지도. 어찌보면 여행이란 세계의 본래 모습 속에 풍덩 뛰어드는 것. 다소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여행의 매력을 느꼈다. 2. 산리지 호텔 남원 스위트 호텔이 만실이어서 어쩔 수 없이 택했는데 깨끗하고 객실도 넓고 위치도 강변이라 만족함. 다음에도 굳이 스위트 갈 필요 없겠다 싶음. 3. 고전문학의 산실, 남원 남원이 흥부전, 춘향전, 만복사저포기, 최척전의 무대인 줄.. 2022. 6. 26.
인상적인 로비, 전남대 사회과학대학 식구가 전남대에 볼일이 있어 오랜만에 같이 갔다. 기다리면서 전남대 민주길을 산책했다. 5.18 흔적이 곳곳에 있었는데 사회과학대학의 윤상원홀이 눈에 띄어 들어가봤다. 그리 크지 않은 로비지만 윤상원의 방이 있고 중앙 통로가 윤상원길로 꾸며져 있어서 신선했다. 전남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윤상원열사는 5.18 때 전남도청에서 총상으로 돌아가셨고, 그의 사후 영혼결혼식에서 부른 노래가 잘 알려진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내가 가본 단과대학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이 전남대 사회과학대학이었다. 중앙 통로인 윤상원길 벽엔 두 가지 질문이 쓰여 있었다.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실천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사회과학도가 늘 간직할 법한 물음이다. 중년에 이런 젊음의 기운이 가득한 물음을 마주하니 풋풋하고.. 2022. 2. 6.
건물 전체가 역사의 현장, 광주 전일빌딩 주말부부 3일차. 블로그, 페북을 갑자기 열심히 하고 있다. 짐 챙겨주려고 명절 직전에 광주에 갔다. 광주 명소는 거진 다 본 줄 알았는데 놓친 곳이 있었다. 전일빌딩. 내가 방문한 5.18 관련 어떤 장소보다 깊은 인상을 받았다. 80년 5월 27일, 도청 진압을 앞둔 시점, 헬기 사격 탄흔 245군데가 남아있는 곳. 철거될 뻔 하다가 기념관으로 리모델링한 지 얼마되지 않는다 한다. 건물 전체가 살아있는 역사의 흔적이고 전시도 충실하다. 옥상에서는 전남도청, 금남로, 양림동 등 주변이 환하게 들어와 당시를 짐작할 수 있다. 광주에 갈 일 있는 분들은 한 번 방문해보시길 추천드린다. 2022. 2. 5.
[순천 여행 03] 12월의 순천만 습지 산책 한국 사람들은 한국의 자연을 과소평가하는 듯. 갯벌이 있는 나라도 많지 않다. https://youtu.be/s5vkuMqyCkU 2021. 12. 28.
[순천 여행 03] 김승옥, 정채봉 작가를 만나는 순천문학관 / 경전선 무궁화호 기차여행 / 순천에서 대구까지 기차 타기 순천문학관에서 알았다. 김승옥 작가가 왜 천재적인 초기작 이후 글을 포기했는지. 정채봉 작가가 순천 출신인지도 처음 알았다. 다녀와서 무진기행을 새로 읽었다. 대학교 땐 별 생각 없었는데 매끄럽게 읽히는 세련된 문장에 놀랐다. 버스편이 끊겨(저녁 버스는 이틀에 한 번) 무궁화호 기차로 돌아온 게 여행의 백미였다. 남도를 느리게 휘돌아가며 보는 저녁 풍경이 감동이 있었다. 무궁화호 기차여행을 해봐야겠다. https://youtu.be/USU-ocFfvMs 2021. 9. 15.
[순천 여행 01] 세계 5대 갯벌, 생명의 땅, 순천만 /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습지 순천에 다녀와서 생각했다. 우리나라 자연을 과소평가했구나. 히말라야 같은 압도적인 풍광은 없지만 산, 바다, 강, 계곡, 갯벌까지 모든 게 다 있는 풍요로운 자연이다. 빙하랑 피오르드 빼곤 다 있는 것 같다. 여긴 다른 계절, 다른 시간에 다시 방문하고 싶다. 한여름 대낮엔 더워 죽음. https://youtu.be/jmVh0sfpRnA [순천 여행] 세계 5대 갯벌, 생명의 땅, 순천만 |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습지 youtu.be 2021. 9. 12.
여행의 본질은 __ 순천에서 대구, 무궁화호 기차에서 코로나 때문인지 덕분인지, 작년부터 국내여행을 꽤 했다. 코로나가 잠잠한 시기를 골라서. 방문한 장소는 참 좋은데, 여행이 짧아서 그런가, 뭔가 여행 같지 않고 잠깐 마실 다녀온 느낌이 많았다. 정말 오랜만에 무궁화호 기차를 타보고 알았다. 그간 국내여행이 왜 밋밋했던가를. 이유는 여정, 즉 이동 경로에 있었다. 직선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웬만한 곳은 한두 시간이면 닿는다. 너무 빨리 집에서 방문지에 닿으니 약간 순간이동한 느낌? 가장 빠른 길로 달려가는 것이 꼭 가장 많이 보는 건 아님을 다시금 느꼈다. 한 달 쯤 전, 순천에서 대구로 돌아올 땐 버스 시간이 맞지 않았다. 저녁 시간 버스가 있는 날이 퐁당퐁당 이틀에 한 번이고, 그날은 오후 3시가 마지막 버스였다. 3시까지 순천만을 다 볼 수 없어서 혹.. 2021. 7. 19.
강진 사의재에서의 하룻밤 한 남자가 있었다. 어릴 때부터 명민했고 성균관에서 문재를 드날렸으며 과거 급제 후에는 임금의 총애를 받아 입신의 길을 걸었던 인물. 그가 가졌던 모든 것을 잃고 남해 바다 끝, 머나먼 강진 땅에 도착했을 때 그의 나이가 고작 마흔이었다. 정조가 승하한 후 황사영 백서 사건이 터지면서 동생(정약종)은 이십대의 나이로 순교하고 그와 형(정약전)은 배교하여 간신히 사형을 면하여 형과는 살아서는 만나기 어려운 흑산도로 길이 갈라지고 그 자신은 만신창이가 된 몸을 이끌고 강진의 한 주막에 당도했던 남자, 바로 다산 정약용이다. 강진에서 나는 정약용이 다산초당에서만 기거한 줄 알았는데 그의 첫 흔적이 남아있는 '사의재'라는 매우 인상적인 장소를 방문하게 되었다. 김영랑 생가 앞의 한식당이 4인상만 가능해서 부근에.. 2017. 10. 3.
화엄 세상을 향한 염원을 담은 곳 - 지리산 화엄사 지리산 화엄사까지는 버스를 세 번 갈아타야 했다. 대구에서 남원, 남원에서 구례, 구례에서 화엄사까지 이동에만 오전이 걸렸다. 다소 불편하고 느린 여정이었지만 마을과 마을을 하나씩 거쳐서 목적지에 이르는 즐거움이 있었다. 역이나 터미널은 한 도시나 마을의 관문이어서 그곳에서 받은 조금씩 다른 인상들도 여행의 소중한 일부가 된다. 남원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광한루가 가까워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남강의 젖줄 요천과 광한루를 한 바퀴 산책해서 좋았고 남원에서 구례까지는 섬진강을 따라가는 길이어서 좋았다. 지리산 자락은 그 어디건 나를 감동시키지 않는 데가 없지만 그 산세의 웅장함과 더불어 화엄사의 위용과 아름다움도 기대 이상이었다. 일주문과 금강문을 지나 보제루 옆을 돌아 경내에 들어서면 국보 67호 화엄사 각.. 2017. 1. 21.
여수 묘도에서 이순신의 자취를 보다 여수에서 내 마음에 고이 남은 곳은 유명한 여수 밤바다도, 주차할 곳을 찾느라 애먹었던 돌산공원도, 엘리베이터 앞에서 줄을 길게 서서 올라갔던 오동도 전망대도 아니었다. 관광지 여수가 아닌, 여수가 본래 지닌 호젓한 정취를 가감 없이 느껴본 곳은 작은 섬, 묘도에서였다. 과거엔 배가 다녔겠지만 이제는 이순신대교가 묘도를 사이에 두고 여수와 광양을 잇고 있다. 이순신대교를 시원하게 달려서 묘도에 도착한 우리가 찾아간 곳은 묘도의 정상, 조선시대 봉수대가 있던 봉화산이었다. 봉화산은 산 중턱까지만 차가 갈 수 있어서 정상까지는 한적한 산길을 30분 정도 걸어올라가야 했다. 264미터의 작은 산이지만 봉화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놀라웠다. 묘도의 오래된 다랭이논과 주변 다도해의 풍경도 절경이었지만 남으로는.. 2017. 1. 19.
두 개의 풍경, 여수 만성리 때로는 하나의 광경 혹은 이미지가 그 도시에 대한 인상을 결정한다. 여수 만성리의 바닷가 풍경이 내게는 그러했다. 일차선 좁은 도로를 따라서 일제시대에 건설되었다는 을 통과하면 도로 오른편으로는, 폐선을 활용한 레일바이크 길과 그 너머 푸른 바다가 시야에 들어오고 도로 왼편으로는, 눈여겨보지 않으면 찾기 어려운 작은 표지판과 함께 만성리 학살 유적지가 자리해 있다. 여수순천 사건 직후 1949년 죄없는 민간인 250명이 인근 종산국민학교(현 중앙초등학교)에서 총살당하고 불태워져 이곳에 암매장되었다. 희생자 위령비가 서 있는 곳은 물론이고 그 근처에 있는 형제묘 또한 누군가 두고간 꽃이 그 마음을 말해줄 뿐 아직 주변 정리가 되지 않아 거의 방치되다시피 버려져 있다. 페인트칠이 벗겨져가는 안내 표지판에는 .. 2016. 10. 24.
아직 오지 않은 말들 - 광주 답사 여행 가을비가 살짝 흩뿌리는 날, 광주행 버스에 올랐다. 9월 초순, 대기가 아직 여름의 더운 기운을 간직하고 있어 날씨는 온화했고 내리는 비도 부드러웠다. 가는 동안 구름과 안개가 산과 마을을 휘감고 있었는데, 도착했을 때는 비구름 사이로 군데군데 하늘이 트이기 시작했다. 3시간 반을 달려 광주 유스퀘어에 도착해서 마중나온 친구를 만났다. 5. 18 관련 사적을 돌아보고 싶다는 내 이야기에 그는 광주를 제대로 알리고 싶다며 고맙게도 하루의 여행 일정을 세세하게 짜놓았다. 맨 처음 간 곳은 5. 18 자유공원이다. 당시 교직에 계셨다가 이제 은퇴하신 문화해설사 선생님으로부터 열흘간의 항쟁 일지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설명 도중 그분의 목소리가 간간이 떨렸다. 그 목소리의 떨림에서 그 시간이 그분의 마음에 어.. 2014. 4. 13.
그 이름으로부터 새어나오는 빛에 관하여 - 광주에서 친구의 안내로 공원 지하 추모공간으로 향하는 길을 내려갔을 때 그곳에는 이름들이 있었습니다. 벽면 가득히 새겨진 내가 전혀 모르는 타인들의 이름. 아이, 소녀, 청년, 어른의 이름. 그들의 몸은 사라지고 벽에 이름으로만 남은 이들... 80년 광주의 이름들이었습니다. 한나절 동안 광주 여러 곳을 둘러봤지만 내 마음에 가장 강한 이미지로 남은 건 5. 18 기념공원에서 만난 이 이름들이이었어요. 뒤에 들른 5. 18민주묘지에서 이 이름들 각각의 얼굴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내게는 이 공간을 채우고 있는 이름들이 더 애틋했습니다. 그리고 이 낯모를 이름들로부터 새어나오는 희미한 빛의 정체를 알지 못해 더듬거렸어요. 이 이름들이 내 마음을 움직이고 내 눈을 아프게 하는 이유가 뭘까요. 이름들 .. 2013.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