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숙의 '독일교육 이야기(1~2)'에 비해 특별히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 박성숙의 책이 훨씬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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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독일 부모들은 한국과 달리 자녀가 더 뛰어난 성적을 거두도록 미리 공부시키지 않을까?
이에 대한 답은 명료하다. 선행학습이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하고, 수업 분위기를 망치기 때문이다. 또한 토론과 발표 위주의 독일 수업에서는 선행학습이 성적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과 독일 교육을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는 '선행 교육의 여부'다. 독일도 한때 선행 교육을 했다. 이미 19세기 미하엘 자이러 등 교육학자들은 선행교육의 문제점으로 폭력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선행교육의 우월주의는 나치와 전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우리 아이는 이미 알파벳을 다 깨우치고 책도 읽을 수 있어요. 다른 아이들보다 선행학습이 잘돼 있어요. 선생님이 특별히 신경 써 주시길 바랍니다."
독일의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처음 열린 학부모회의. 한 아버지가 으스대며 말했다. 담임선생님은 단호한 목소리로 그 독일인 아버지에게 한마디 했다.
"1학년이 끝날 무렵 우리 학급의 거의 모든 학생이 댁의 자녀와 같은 수준에 도달합니다. 선행학습을 했다고 부모가 그런 자세를 갖는다면 댁의 아이가 학교생활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
이 장면은 나의 지인이 딸의 학부모 회의에 갔을 때 경험한 것이다. 실제로 그 교사가 지적한 대로 한 학년이 끝나갈 때쯤에는 같은 반 학생들의 학업 수준이 비슷해졌다고 한다. (...)
독일은 특별법으로 규제하지 않는데도 아이들이 선행학습을 하지 않는다. 또한 독일 학부모들은 집에서 자녀들에게 앞으로 배울 내용을 미리 공부시키지도 않고 따로 과외를 하게 하지도 않는다.
무슨 까닭일까?
이에 대한 답은, 먼저 자녀가 학교 진도보다 앞서서 공부하게 되면 학교 교육에 흥미를 잃게 되는 것을 학부모들이 잘 알기 때문이다. 독일 학부모는 선행교육이 자녀뿐 아니라 공교육을 망친다는 것도 잘 인식하고 있다. 선행학습으로 수업내용을 미리 알게 되면 자만심에 수업 분위기를 흩뜨리거나 다른 학생들의 사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독일의 평범한 가정의 학부모나 학교 교사들은 선행학습을 하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pp7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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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19세기 독일에서도 선행학습이 있었다. 그러나 선행학습은 학교 공동체라는 인식과 협동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떨어뜨리는 비판 때문에 사라졌다. 학교 교육을 통해 서로 협동하고 협력하는 것을 익혀야 하는데, 역으로 선행학습으로 경쟁과 견제를 배우면 공동체 의식의 파괴로 이어졌다. 심지어 나치즘이 득세할 수 있었던 것도 선행학습과 연결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왕따 같은 현상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비판도 있다. 학교에서 길러야 할 건강한 민주시민 및 사회적 연대의식이 사라지고 온통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을 배우게 된다. p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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