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철우(정우성)과 곽철우(곽도원), 북한 최정예요원과 남한 외교안보수석, 서로 적이 될 수도 있는 이 두 남자의 우정이 우리 마음의 한 부분을 묵직하게 툭 건드리는 영화다.
영화에는 두 명의 철우, 자녀를 사랑하고 자신의 조국에 기꺼이 헌신하는, 각자가 자기 조국에 속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고 목숨까지 내던지는 두 남자와 단지 권력을 잡기 위해 핵전쟁도 불사하는 남북한 정치인들의 모습이 대조적으로 펼쳐진다.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과 미국, 일본의 반응도 현실감 있게 등장하고, 다소 촐랑거리는 성격의 곽도원과 무겁고 진중한 느낌의 정우성이 서로를 신뢰해가는 과정이 맛깔나게 그려져 무척 재미있게 보았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나서 드는 생각. 우리는 '북한'을 언론을 통해서만 접해왔고 그래서 우리에게 '북한'은 다소 희화화된 이상한 나라로 여겨질 때가 많고, 그 이상한 나라로부터 북한 동포들을 구해야 한다는 식의 관념을 나는 지금까지 가져왔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나서 북한 주민들에게 '북한'은 그곳의 권력자가 누구이냐를 떠나서 북한은 그들에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고향이자 조국일 거라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되었다. 정우성의 '진정성' 있는 연기가 주는 느낌이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그간 북한을 다뤄온 영화 중에서 내게 가장 인상 깊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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