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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영화, 드라마

쓰리 빌보드 ―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캐릭터를 구현한 영화

by 릴라~ 2018. 3. 28.

 

오랜만에 좋은 영화를 보았다. 몇 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수작. 일단 시나리오가 훌륭하고 배우들의 연기도 대단하다. 헐리우드 영화 스타일이 아니어서(북유럽 영화 같은 느낌?) 작가 프로필을 보니 영국 감독이다. 서사가 워낙 탄탄해서 처음부터 영화가 종료되는 시점까지 한 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강간 후 살인으로 딸을 잃은 어머니의 범인 찾기가 서사의 주된 줄기지만 이 영화가 초점을 두는 것은 사회적 문제나 무능한 공권력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이 사건을 둘러싼 인물 하나하나의 '삶'의 태도이다. 윌러비 서장의 인간미는 물론, 모든 등장 인물들의 태도가 인상적이었고 비극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삶에 대한 따스한 메시지를 곁들인다. 

 

그중에서도 영화가 가장 주목하는 인물은 역시 밀드레드와 딕슨일 것이다. 어머니 밀드레드의 거침없이 행동하는 용기를 보며, 우리 문화는 이런 강한 캐릭터, 공권력이 정의를 해결해주지 못할 때, 폭력까지 포함하여 개인적인 모든 저항을 시도하는 이런 캐릭트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는 이런 캐릭터를 상상하지 못하고 그것이 우리의 나약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단순무식했던, 지성이라고는 없었던 경관 '딕슨'의 변화는 이 영화에서 가장 독창적인 부분이었다. 서로 적대적이었던 밀드레드와 딕슨은 영화가 끝날 무렵에는 같은 길을 가고 있다. '딕슨'과 같은 인물의 내적 변화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것은 쉽지 않다.  감독에게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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