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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이야기/르완다

레메라 초등학교 방문

by 릴라~ 2019. 8. 20.

가까운 레메라 초등학교를 방문했다. 같은 아파트에 코이카 봉사단원이 한 분 계시다. 음악교육으로 파견중인 박선생님인데 이분을 통해 학교장으로부터 음악수업 참관을 허락받았다. 르완다는 수도 키갈리에 있는 학교도 대부분 예체능 과목이 개설되어 있지 않다. 이 학교도 음미체가 정규교과에 없어서 일주일에 두 번 박선생님이 방과후 식으로 음악수업을 진행한다.

내가 학교에 도착했을 땐 마침 쉬는 시간이라 아이들이 운동장 가득 놀고 있었다. 나를 보곤 마치 연예인이 나타난 듯 몰려와 신이 나서 악수를 청한다. 다른 선생님이 오셔서 아이들에게 가라고 호령하자 그제야 교무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 교무실이래야 교실 한 칸을 그냥 교무실 겸 교사휴게실로 쓰는 것으로 우리 식 교무실 개념은 아니다. 학생들은 예전 우리처럼 한 반에 50~60명이라 했다. 수도는 그래도 1부제 수업이지만 시골은 학생 수가 많아 3부제 수업까지 한단다.

음악수업은 예정시간보다 30분 지나서 시작되었다. 현지 동료교사가 제 때 준비를 안 해줘서 자주 수업이 늦어진다고 한다. 오늘도 박선생님이 동료교사에게 서두르라고 몇 번 재촉한 뒤에야 아이들이 다 모였다. 아이들은 리듬, 멜로디, 하모니의 개념을 익히는 중이었다. 합창을 하기 전 기초적인 악보를 읽는 연습이었다. 미술은 교재가 있지만 음악은 교과서도 없는 형편이라 한다. 옆 나라 케냐 교과서를 참고한다고. 수업시간의 기자재는 코이카가 지원한다.

이 수업 참가 학생이 스물 몇이라고 들어서 나는 선물로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준비해갔다. 한 명씩 찍어도 필름 40장이면 충분하다 생각했다. 그런데 사진을 찍어도 아이들이 줄지 않는다. 교실 문이 열려있다보니 중간에 합창반 아닌 학생들이 계속 끼어든 거였다. 그래서 남은 학생들은 두 명씩 찍고 박선생님이 카피해서 학생들에게 주기로 했다. 그래도 못 찍은 학생들은 교실 밖에서 울고. 집에 더 있는데 좀 더 넉넉히 가져올 걸 내가 실수했다 싶었다.

돌아와 학교 이야기를 하니 남편은 모두에게 줄 게 아니라면 뭘 주면 안 된다고 당부한다. 아이들이 착하고 예쁘지만 물자가 귀한 동네라 누군 주고 누군 안 주면 애들이다보니 서로 싸우고 난리난다고. 교실 밖에서 훌쩍이던 녀석이 계속 생각이 났다.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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