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들의 자녀가 이제 대체로 중고딩이 되었다.
초딩도 있지만 중딩이 더 많다.
대부분 자녀교육에 대한 걱정들을 토로한다.
그 이야기를 죽 듣다가 알았다.
많은 이들이 부모와 역할과 교사의 역할을 혼동한다는 것을.
부모와 스승은 역할이 다르다.
부모가 모든 것을 다 해줄 수가 없다.
부모와 가족이 보살핌과 애정을 주는 존재라면
스승은 인생의 방향을 밝혀주는 존재다.
어떤 것에 강한 호기심을 갖게 되거나 매혹되거나
열정을 쏟게 되는 건 그 길을 보여주는 스승이 있기 때문이다.
꼭 사람이 아니더라도 자연일 수도 있기에
교사보다는 스승이라는 단어를 썼다.
학생이 공부하는 주제를 사랑하게 만드는 게 교사의 역할이다.
공부를 좋아하게 하는 건 부모가 할 수 없다.
부모가 할 수 있는 최상의 일은
어릴 때부터 정리정돈 등 생활에서 규칙적인 습관을 갖게 하는 것,
인스턴트 식품을 멀리하도록 식습관을 잡아주는 것,
늘 편이 되어주고 잘하든 못하든 한결같이 애정으로 보듬어주는 것,
그리고 여유가 된다면 공교육에서 다 감당하지 못하는
예체능 교육, 악기나 운동을 어릴 때부터 접하게 해주는 것이다.
이것도 너무너무 중요하며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평생에 남는 참으로 가치 있는 일인데,
부모님들이 이 역할보다는
당장 점수 잘 나오는 데 더 관심을 갖는 것 같다.
어떤 주제를 탐구할 가치가 있도록 느끼게 하는 것,
배움이 흥미로우며 추구할 만한 것이라고 느끼게 하는 것,
호기심과 열정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것이 교사의 역할이다.
시험 잘 보도록 내용을 요약해서 입에 떠먹여주는 게 아니라.
이 시대는 부모의 역할도, 교사의 역할도혼란 속에 있다.
부모는 신이 아니다. 모든 것을 잘할 수 없다.
규칙적인 생활 습관, 식습관, 예체능을 포함한 교양에 대한 관심, 그리고 사랑
이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나머지는 아이가 집 밖에서 얼마나 좋은 스승,
좋은 인연을 만나는가에 달려 있다.
넓은 세상에서 인생의 방향을 밝혀주는 인연을 풍성하게 만나길 바라면서
기초체력을 튼튼하게 길러주고
애정으로 지켜주고 보듬어주는 것,
그것이 가정의 역할이다.
학교 이야기/학교 & 교육 이야기
부모의 역할 vs 교사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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