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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역사, 인물

[셰익스피어처럼 걸었다 / 최여정] __ 런던 여행 최고의 길잡이

by 릴라~ 2025. 2. 1.

런던 여행을 준비하며 관련 작가들의 책을 읽는 중이다. 디킨스, 버지니아 울프, 조지 오웰을 오랜만에 다시 읽고 뿌듯. 셰익스피어와 코난 도일 정도 더 보면 되겠지 했는데 알면 알수록 목록이 끝없이 늘어난다.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밀턴의 실낙원, 초서의 켄터베리 이야기, 고교 때 최애 시인이었던 윌리엄 블레이크... 런던이 고향은 아니나 그곳에 무덤이 있는 브론테 자매 소설까지... 다니앨 디포의 걸리버 여행기도... 
 
유토피아, 실낙원, 켄터베리 이야기는 안 읽은 책이고, 나머지는 다 30년쯤 전에 본 책인데, 사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이걸 다 다시 읽고 가야 하나 싶다. 마음은 앞서는데, 다 소화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런던에 고작 나흘 머무는데 독서 목록을 보자니 이대로라면 2주는 있어야 할 듯...
 
<셰익스피어처럼 걸었다>는 도서관에서 셰익스피어를 검색하다가 발견한 책이다. 셰익스피어의 발자취를 중심으로 런던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여행서이자 인문서 느낌의 책인데, 기대보다 훨씬 훌륭하다. 셰익스피어의 생애와 주요 작품은 물론 런던을 중심으로 그가 살았던 시대의 풍경 속에 뛰어드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16~17세기가 마치 영화를 보듯이 그려지는 점이 이 책의 큰 장점이었다. 그 시대의 런던으로 떠나는 여행이랄까.
 
근래에 복원된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은 물론 영국 최초 공공극장 '더 씨어터'를 비롯해서 당시 유행처럼 들어섰던 극장들의 흥망성쇠와 연극 산업에 종사한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했다. 엘리자베스 1세와 제임스 1세 치세의 문화 정책과 영국 사회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고. 특히 1666년 런던 대화재 이후 크리스토퍼 렌이 심혈을 기울여 설계하고 그렇게 재탄생한 런던 도심이 지금의 런던의 기초가 되었음을 알았다. 대화재 전후의 사회상도 짐작할 수 있었다. 
 
셰익스피어가 스쳐간 런던 곳곳의 장소들은 그만이 독점한 곳이 아니다. 다양한 작가들의 삶의 이야기도 함께 흘러가는 곳이다.  이 책은 셰익스피어의 친구와 적대자들, 후원자들, 왕실 인물들, 그리고 이전과 이후 시대의 다양한 작가들의 이야기도 함께 다루고 있어 런던의 역사를 개괄한다는 점에서도 좋았다. 영국이 프랑스보다 백 년이나 빨리 명예혁명이 이루어졌다는 것도 인상 깊었다. 그 배경에는 걸출한 학자들이 있는데, 토마스 모어나 존 밀턴 같은 이도 이 책에서는 비중 있게 소개하고 있으며, 그들의 저작을 꼭 읽어봐야겠다 싶다. 
 
코난 도일이나 버지니아 울프 등만 다루지 않을 뿐 런던을 배경으로 하는 주요 작가들이 많이 등장해서 더욱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런던 여행에 대해 그 어떤 가이드북보다 상세한 정보와 흥미를 주는 책이다. 셰익스피어와 당대 인물들을 중심으로 런던 구석구석을 살펴보니 그 도시가 더 친숙해지고 정감이 간다. 여행 가기 전에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 책에 나오는 장소들을 모두 방문하지는 못하겠지만, 좀 더 꼼꼼하게 방문지를 정리해볼 참이다. 이 책은 런던 여행을 위한 최고의 길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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