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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시와 음악

길 - 칼 융

by 릴라~ 2009. 6. 11.
자신의 길을 가는 많은 사람들이 결국 실패하고 만다는 사실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 그는 자기 자신만의 법에 복종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것이 마치 자신에게 새롭고 놀라운 길을 속삭이며 가르쳐주는 신령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 이 목소리의 부름에 깨어났다고 하는 사람은 적지 않다. 이들은 이 소리를 듣고 즉시 남들과는 구분되어 남들은 모르는 문제와 맞닥뜨린 자신을 발견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 남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하기조차 불가능하다. 무너뜨릴 수 없는 편견의 벽에 가로막혀 이해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너라고 별 수 있는 줄 아냐?" 하고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또는 "그런 게 어딨어"라고 한다. 만일 그런 일이 있다고 해도 금세 병적이라는 낙인을 찍어버린다. ... 이런 사람은 금방 분리되고 고립되어 버린다. 자기 내면에서 요구하는 법칙만을 따르기로 결심한 탓이다. "네 '멋'대로야!"하고 모두 질겁한다. 하지만 그는 잘 알고 있다. 그것은 제멋대로가 아니라 엄연한 '법칙'인 것이다. ... 유일하게 의미 있는 삶이란 자기만의 법칙에 따른 자기 실현, 절대적이고 무조건적인 자기 실현을 위해 분투하는 삶인 것이다. ... 사람은 자기 존재의 법칙에 충실하지 않은 만큼 자기 삶의 의미를 깨달을 수 없는 법이다.

우리 내면에 있으나 발견되지 않은 이러한 특질은 정신의 살아 있는 부분이다. 고대 중국 철학에서는 이 내면의 길을 '도'라고 일컬었으며, 목적지를 향해 거침없이 흘러가는 물에 흔히 비유하곤 했다. 득도의 경지에 이른다는 것은 완전함을 성취하고, 목적지에 다다르며, 임무를 완성하는 것이다. 또한 만물 본연의 존재 의미의 시작과 끝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이다. 

- 칼 융 (피터 메티슨 '신의 산으로 떠난 여행'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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