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고 흥미진진한 책.
저자는 이집트 문명에서부터 현대의 햄버거 문화에 이르기까지 지난 수천년간 인류와 소가 어떻게 관계를 맺어왔는지를 설명한다. 이 책을 읽으며 소가 서구 문명에 끼친 영향이 얼마나 컸는지를 알 수 있었다. 숭배의 대상이었던 소가 식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식이 되면서 야기시킨 사회 경제적 변화는 실로 엄청났다.
유럽 경제가 발달하면서 쇠고기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소를 방목할 곳을 찾아 미국 서부로 눈길을 돌린 목축업자들은 그 땅에서 인디언들을 쫓아내기 위해 버팔로떼를 완전히 멸종시켰고 그 결과 인디언 사회는 완전히 붕괴된다. 지방질이 많은 쇠고기를 선호하던 영국인들의 기호는 옥수수로 사육하는 육우정책을 낳았고, 결과적으로 농업은 사료용 곡물생산으로 전환되어갔다.
저자는 자동화된 정육공장에서 어떤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는지 상세히 묘사했고 전세계적인 육우기지화의 바람이 지구 환경을 어떻게 위협해가는지를 조목조목 설명한다.
목축은 남아 있는 열대우림을 파괴하고, 아프리카, 미국, 호주 곳곳에서 일어나는 사막화의 주된 원인이다. 가축들은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전체 곡식의 3분의 1을 먹어치우는 반면 수많은 사람들은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 전세계 곡물이 인간을 위한 식량에서 가축을 위한 사료로 전환된 것은 인류 역사상 가장 극적인 변화에 속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쇠고기 문화는 인간들의 의식에도 큰 영향을 미쳐서 남녀차별, 계급주의, 국수주의를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
이러한 근거를 통해 저자는 인류가 육식을 포기하지 않으면 다음 세대에 희망을 논할 수 없다고 역설한다. 인류가 쇠고기 없는 세상을 선택한다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국제적 축산 단지가 해체됨으로써 고대 삼림이 회복되고, 사료용 곡물을 생산하던 토지가 해방되어 굶주리는 수백만의 사람들이 생존에 필요한 칼로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식 초대형 비육장의 고통스런 환경에서 소를 해방시킴으로써 우리 자신과 자연 역시 본래의 온전한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믿음이다.
아무래도 채식주의를 실천해야 할까 보다.
곡물로 키운 소의 고기는
불에 탄 삼림, 침식된 방목지, 황폐해진 경작지, 말라붙은 강이나 개울,
수백만 톤의 이산화탄소, 이산화질소, 메탄을 허공에 방출시킨 그 결과물이다.
(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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