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욜, 학교혁신 국제심포지엄에 가서 스웨덴, 핀란드, 프랑스의 사례를 들었다. 통역사와 함께 한 발표라서 내용이 싹싹 안 들어오고 늘어지는 감은 있었지만, 그 나라의 교장/교사가 직접 이야기를 전해주어서 글이 아닌 피부로만 느낄 수 있는 어떤 감응이 있었다. 그분들의 소신과 철학, 그리고 권위라곤 전혀 없는 소탈한 말하기 방식이 좋았다. 유럽의 학교들은 지속적인 '영감'을 줄 수 있는 학교환경을 창조하고자 했고, 어떤 기능/능력이 아니라 '가치'를 기르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미 교과서 진도를 나가는 방식을 버리고 한 학기 동안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공부를 하고 있었다.
핀란드 스트렘뵈리 초등학교 (프레네의 철학을 따름)
- 옛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교육환경을 굉장히 창조적으로 만듦.
- 학교를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질문 네 가지.
How to get the curriculum to life in a meaningful way?
How to get pupils to be active in learning process?
How can school be democratic?
How can pupils grow up to be active, peaceful, critic and domocratic?
- 모든 걸 다 하진 못하므로 교육과정을 만들 때 무엇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가에 초점을 둘 것.
- 교과 통합 프로젝트. 핀란드어, 역사, 미술, 공예, 수학 등이 모두 관련되어 이집트 역사를 배우고 이집트 공예품을 만들고, 최종 전시 및 발표회까지 진행됨.
- 절대 반복 수업을 하지 않고 학생들이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도록 교육과정을 편성.
- 학교를 comunity, open school의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서로 존중하고 평등, 서열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 일주일에 한 번 학생들과 멘토 교사가 티타임을 가지며 감사할 것, 비판할 것을 이야기하며 서로 돌봐줌.
-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에 마인드맵으로 이미 알고 있는 것, 알아야 할 것, 알고 싶은 것들을 점검하고 공부를 시작함.
- 발표를 마치면서 교장이 핀란드 노래를 한 곡 틀어주면서 미래의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art와 nature라고 한 말이 인상 깊었음.
스웨덴 푸투룸 학교
- 지자체에서 미래형 학교를 만들기 위해 다방면으로 준비하여 설립한 학교. 학교를 만드는 전과정을 소개함. 이런 학교가 실재로 존재한다는 것이 놀라웠음. 말 그대로 21세기 학교임.
-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는 환경이 제 3의 교사라는 것. 인간이 환경을 만들지만 그 환경이 인간을 다시 창조한다는 것. 그래서 리모델링을 할 때 정말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배려함. 실내에도 작은 정원을 만들고 아프리카의 식물을 기르는 식으로. 학교의 모든 공간이 가정처럼 친숙하면서도 독창적이고 아름답게 구획되어 있었음. 전통적인 교실은 없음. 모든 방은 마을 광장을 닮은 커다란 공간을 중심으로 만들어졌고 여러 사람 앞에서 발표하는 것이 점점 중시되므로 한쪽에 무대가 있고, 구내식당, 목재작업이나 바느질을 위한 방, 물리/화학 실험방, 음악실, 의상실, 체육관, 도서관 등이 있음. 학생들의 자발적 요구에 따라 꾸민 공부방도 있음.
- 무학년제 학교로 큰 하나의 학교 안에 작은 세 개의 학교를 운영함. 공간을 세 가지 색깔로 나누어 구분하고 있었음.
- 교실, 시간표, 종소리, 책가방, 교탁이 없는 학교. 학생들은 학습기록장에 매주 학습목표를 적고 스스로 공부할 분량을 결정함. 고학년 학생들은 학교에 오는 시간과 집에 가는 시간도 자유로움. 기록장은 매주 교사와 부모가 점검함.
- 교과목은 fact로서 가르치지 않고 암기도 없으며 문제를 제기하고 탐구를 하는 방식으로 공부함. 학생들은 서로 대화하고 컴퓨트를 사용하고 책을 읽고 학교의 모든 공간을 자율적으로 이용하면서 스스로 공부를 함.
프랑스 경험의 학교
- 위 학교들과 달리 파리 교외의 보통 공립학교. 건물도 특별할 것이 없으며 이민자들이 다수를 차지해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학생들이 많다.
- 핀란드, 스웨덴 학교들이 참으로 이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프랑스의 경험의 학교가 가장 마음에 남았다. 이야기를 끌어간 교장의 철학 때문이기도 했고, 프랑스의 현 교육 상황을 진솔하게 들려주었는데 그 현실이 우리와 비슷한 맥락이었기 때문이다.
- 프랑스는 현재 수십년간의 지식전달방식을 바꾸지 못하고 있으며(한 과목당 55분, 하루에 7번, 쉬는 시간, 전통적 과목) 학교의 가르침이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수업 시간을 더 많이 편성하는 것으로 현재 학생들의 학습능력 저하를 극복하고자 하나 이런 시도는 학교를 더욱 황폐화시키고 있다. 조세프 로세트 교장은 전통적 방식의 설교는 언어, 문장, 인간의 경험, 문화에 대해 어떤 맥락도 만들어내지 못한다고 보고 있으며 도제식교육을 화석화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 그는 특히 현재 프랑스에서 이민자들에 대한 관용의 정신이 사라지는 것을 몹시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인류가 전해온 위대한 유산들, 역사, 과학에 들어있는 정신을 전할 때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가꾸어갈 수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가 택한 방식이 '경험의 교육'이다. 경험이란 참고 이겨내고 겪어내면서 자신을 초월하는 것을 의미한다. 배움은 일종의 여행으로서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서 자신을 넘어서면서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는 '삶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교육'을 지향했다.
- 경험의 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나의 가슴, 세계 속에서'는 미술/역사/체육/춤/시쓰기를 통합한 예술 공연이다. 이민자인 학생들이 자신의 뿌리와 관련된 춤을 추고 자신의 전통과 정체성을 시로 표현하고 그 다양한 소리들이 하나의 공연 속에서 녹아들게 했다.
- 프로젝트 '헤라클레스의 아이들'은 유럽 문화의 뿌리인 그리스 신화 중에서 헤라클레스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것이다. 원작에서 헤라클레서의 어린아이들은 아테네로 피난을 갔고 아르고스는 아이들을 본국으로 송환하지 않으면 아테네에 전쟁을 선포하겠다고 협박한다. 이 때 아테네 시민들은 그 피난민들을 위해 싸우게 되는데, 이 연극에 참여하면서 아이들은 민주주의, 망명, 약자에 대한 원칙, 희생, 용기 등의 가치를 배우게 된다. 직접 아테네에 수학여행을 가서 영화를 찍었다.
- 교장은 지역의 예술인, 안무가들을 초대하고 기업의 후원을 받아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을 통해 학교에 가기를 원치 않았던 많은 학생들이 자기 재능을 발휘할 수 있었으며, 문화, 문학, 과학으로부터의 아름다움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했다.
경험 프랑스의 이야기로부터 우리가 고생하고 난관을 겪어내는 경험을 통해서 자신을 초월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학생들에게도 그런 삶의 경험을 선사해야 한다는 것, 학교가 그런 경험의 기회를 오히려 박탈하고 있다는 것, 그러한 찐한 경험을 통해 우리가 생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는 것, 인류가 가꾸어온 문학과 예술에 깃든 참된 정신을 이해할 수 있고, 그것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이를 통해서 과거와 연결되고 미래로 나아가려는 책임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을 깊이 느꼈다. 프랑스의 역사와 전통에 대한 애정을 발표자로부터 느낄 수 있어서 그것도 참 좋았다.
공간 핀란드와 스웨덴의 사례로부터는, 환경, 우리가 24시간 마주하고 있는 삶의 공간을 우리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 창조하는 것이 넘넘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환경이 곧 우리 자신이며 우리의 일부이며, 우리 또한 그것의 일부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런 삶의 공간-특히 공적인 공간-을 아름답게 창조하려는 노력보다는, 그저 내 한 몸 예쁘게 꾸미고 입는 데에 모든 정열을 쏟고 있는 것 같다. 아름다움은 좋은 것이지만, 외모에만 천착하는 것은 고립된 주체의 몸부림에 다름 아니다. 공간에 대한 무관심은 주변에 대한 무관심, 삶에 대한 무관심, 세계에 대한 무관심을 의미하며, 그런 맥락에서 나르시시즘의 한 양태이다.
핀란드 스트렘뵈리 초등학교 (프레네의 철학을 따름)
- 옛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교육환경을 굉장히 창조적으로 만듦.
- 학교를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질문 네 가지.
How to get the curriculum to life in a meaningful way?
How to get pupils to be active in learning process?
How can school be democratic?
How can pupils grow up to be active, peaceful, critic and domocratic?
- 모든 걸 다 하진 못하므로 교육과정을 만들 때 무엇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가에 초점을 둘 것.
- 교과 통합 프로젝트. 핀란드어, 역사, 미술, 공예, 수학 등이 모두 관련되어 이집트 역사를 배우고 이집트 공예품을 만들고, 최종 전시 및 발표회까지 진행됨.
- 절대 반복 수업을 하지 않고 학생들이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도록 교육과정을 편성.
- 학교를 comunity, open school의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서로 존중하고 평등, 서열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 일주일에 한 번 학생들과 멘토 교사가 티타임을 가지며 감사할 것, 비판할 것을 이야기하며 서로 돌봐줌.
-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에 마인드맵으로 이미 알고 있는 것, 알아야 할 것, 알고 싶은 것들을 점검하고 공부를 시작함.
- 발표를 마치면서 교장이 핀란드 노래를 한 곡 틀어주면서 미래의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art와 nature라고 한 말이 인상 깊었음.
스웨덴 푸투룸 학교
- 지자체에서 미래형 학교를 만들기 위해 다방면으로 준비하여 설립한 학교. 학교를 만드는 전과정을 소개함. 이런 학교가 실재로 존재한다는 것이 놀라웠음. 말 그대로 21세기 학교임.
-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는 환경이 제 3의 교사라는 것. 인간이 환경을 만들지만 그 환경이 인간을 다시 창조한다는 것. 그래서 리모델링을 할 때 정말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배려함. 실내에도 작은 정원을 만들고 아프리카의 식물을 기르는 식으로. 학교의 모든 공간이 가정처럼 친숙하면서도 독창적이고 아름답게 구획되어 있었음. 전통적인 교실은 없음. 모든 방은 마을 광장을 닮은 커다란 공간을 중심으로 만들어졌고 여러 사람 앞에서 발표하는 것이 점점 중시되므로 한쪽에 무대가 있고, 구내식당, 목재작업이나 바느질을 위한 방, 물리/화학 실험방, 음악실, 의상실, 체육관, 도서관 등이 있음. 학생들의 자발적 요구에 따라 꾸민 공부방도 있음.
- 무학년제 학교로 큰 하나의 학교 안에 작은 세 개의 학교를 운영함. 공간을 세 가지 색깔로 나누어 구분하고 있었음.
- 교실, 시간표, 종소리, 책가방, 교탁이 없는 학교. 학생들은 학습기록장에 매주 학습목표를 적고 스스로 공부할 분량을 결정함. 고학년 학생들은 학교에 오는 시간과 집에 가는 시간도 자유로움. 기록장은 매주 교사와 부모가 점검함.
- 교과목은 fact로서 가르치지 않고 암기도 없으며 문제를 제기하고 탐구를 하는 방식으로 공부함. 학생들은 서로 대화하고 컴퓨트를 사용하고 책을 읽고 학교의 모든 공간을 자율적으로 이용하면서 스스로 공부를 함.
프랑스 경험의 학교
- 위 학교들과 달리 파리 교외의 보통 공립학교. 건물도 특별할 것이 없으며 이민자들이 다수를 차지해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학생들이 많다.
- 핀란드, 스웨덴 학교들이 참으로 이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프랑스의 경험의 학교가 가장 마음에 남았다. 이야기를 끌어간 교장의 철학 때문이기도 했고, 프랑스의 현 교육 상황을 진솔하게 들려주었는데 그 현실이 우리와 비슷한 맥락이었기 때문이다.
- 프랑스는 현재 수십년간의 지식전달방식을 바꾸지 못하고 있으며(한 과목당 55분, 하루에 7번, 쉬는 시간, 전통적 과목) 학교의 가르침이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수업 시간을 더 많이 편성하는 것으로 현재 학생들의 학습능력 저하를 극복하고자 하나 이런 시도는 학교를 더욱 황폐화시키고 있다. 조세프 로세트 교장은 전통적 방식의 설교는 언어, 문장, 인간의 경험, 문화에 대해 어떤 맥락도 만들어내지 못한다고 보고 있으며 도제식교육을 화석화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 그는 특히 현재 프랑스에서 이민자들에 대한 관용의 정신이 사라지는 것을 몹시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인류가 전해온 위대한 유산들, 역사, 과학에 들어있는 정신을 전할 때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가꾸어갈 수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가 택한 방식이 '경험의 교육'이다. 경험이란 참고 이겨내고 겪어내면서 자신을 초월하는 것을 의미한다. 배움은 일종의 여행으로서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서 자신을 넘어서면서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는 '삶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교육'을 지향했다.
- 경험의 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나의 가슴, 세계 속에서'는 미술/역사/체육/춤/시쓰기를 통합한 예술 공연이다. 이민자인 학생들이 자신의 뿌리와 관련된 춤을 추고 자신의 전통과 정체성을 시로 표현하고 그 다양한 소리들이 하나의 공연 속에서 녹아들게 했다.
- 프로젝트 '헤라클레스의 아이들'은 유럽 문화의 뿌리인 그리스 신화 중에서 헤라클레스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것이다. 원작에서 헤라클레서의 어린아이들은 아테네로 피난을 갔고 아르고스는 아이들을 본국으로 송환하지 않으면 아테네에 전쟁을 선포하겠다고 협박한다. 이 때 아테네 시민들은 그 피난민들을 위해 싸우게 되는데, 이 연극에 참여하면서 아이들은 민주주의, 망명, 약자에 대한 원칙, 희생, 용기 등의 가치를 배우게 된다. 직접 아테네에 수학여행을 가서 영화를 찍었다.
- 교장은 지역의 예술인, 안무가들을 초대하고 기업의 후원을 받아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을 통해 학교에 가기를 원치 않았던 많은 학생들이 자기 재능을 발휘할 수 있었으며, 문화, 문학, 과학으로부터의 아름다움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했다.
경험 프랑스의 이야기로부터 우리가 고생하고 난관을 겪어내는 경험을 통해서 자신을 초월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학생들에게도 그런 삶의 경험을 선사해야 한다는 것, 학교가 그런 경험의 기회를 오히려 박탈하고 있다는 것, 그러한 찐한 경험을 통해 우리가 생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는 것, 인류가 가꾸어온 문학과 예술에 깃든 참된 정신을 이해할 수 있고, 그것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이를 통해서 과거와 연결되고 미래로 나아가려는 책임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을 깊이 느꼈다. 프랑스의 역사와 전통에 대한 애정을 발표자로부터 느낄 수 있어서 그것도 참 좋았다.
공간 핀란드와 스웨덴의 사례로부터는, 환경, 우리가 24시간 마주하고 있는 삶의 공간을 우리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 창조하는 것이 넘넘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환경이 곧 우리 자신이며 우리의 일부이며, 우리 또한 그것의 일부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런 삶의 공간-특히 공적인 공간-을 아름답게 창조하려는 노력보다는, 그저 내 한 몸 예쁘게 꾸미고 입는 데에 모든 정열을 쏟고 있는 것 같다. 아름다움은 좋은 것이지만, 외모에만 천착하는 것은 고립된 주체의 몸부림에 다름 아니다. 공간에 대한 무관심은 주변에 대한 무관심, 삶에 대한 무관심, 세계에 대한 무관심을 의미하며, 그런 맥락에서 나르시시즘의 한 양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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