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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4년 전부터인 것 같다. 학교에서 '다문화'가 이야기되기 시작한 것이. 2000년대 들어 국제 결혼이 급격하게 증가했는데, 그 아이들이 이제 자라서 학교에 입학하는 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마 몇 년 더 지나면 더욱 중요한 이슈가 될 것 같다. (스포일러 있음)
영화 '방가방가'를 뒤늦게 보았다. 사무직이란 사무직은 죄다 거절 당한 한 한국인이 외국인 노동자로 위장 취업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 그들과 울고 웃고 부대끼는 삶의 서사를 다뤘다. 예상치 못한 반전, 현실에 대한 풍자와 조소, 등장인물들의 개그(특히 주인공 김인권과 친구 역 김정태의 슬랩스틱이 압권)가 돋보이는 블랙코미디이다. 블랙코미디의 장점은 우리가 세상의 여러 모습과 날카롭게 마주하면서도 삶의 태도로서의 웃음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비판과 웃음의 결합, 뭐, 그게 풍자의 사전적 의미이긴 하지만.
인물들이 좌충우돌하면서 엮어가는 이야기는 '외국인 노래 장기자랑'에서 절정을 이룬다. 나는 이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다. 그리고 영화를 만든 이들의 관점이 가장 선명하게 전달되는 부분이라 생각했다. 노래 경연대회에서 장미, 라자, 알리, 마이클, 찰리는 준비한 한국 노래 '찬찬찬'이 아니라 알리의 고향의 노래를 부른다. 외국인들이 부른 살짝 어색한 한국 노래들 사이로 뜻밖의 낯선 선율이 울려퍼질 때, 이상한 감동이 있었다. 그들이 그들 자신의 노래를, 그들의 혼을 담아 부른 데서 오는 감동.
우리는 그 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았구나 했다. 머나먼 타국에 비록 돈벌러 왔지만, 그들은 그들 자신의 노래를 부를 권리가 있었다. 한 인간으로서 소리쳐 외칠 권리도 물론. 경연대회를 한다면, 한국 노래를 부르는 경연대회가 아니라 그들 고향의 노래를 부르는 경연대회여야 할 것 같았다. 우리 내면을 적셔주는 노래도 그런 노래일 것이다. 타자의 소리에 마음을 닫고 타자마저도 자기화해버리는 것이 한국식 사랑이기에, 그들에게 그들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우리 자신을 열 수 있는 기회이면서 우리가 다르게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워가는 길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그들이 갖고 있는 그 문화적 차이와 다양성이야말로 우리 삶과 정신을 진정으로 윤택하게 해주는 원천이다.
실제로 공장에서 찍었다고 하는데, 영화의 배경이 세트장처럼 부드러운 이미지로 다가오고 인물들의 연기도 다소 매끈하게 느껴져서 잘 편집된 헐리우드 영화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스토리도 좀 말랑말랑한 감이 있고. 좀 더 거칠고 자연스러운 질감이었으면 하는 점이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겠다.
덧붙임) 찬찬찬, 유치한 노래라 생각했는데 아카펠라로는 넘 훌륭했다. ^^;
영화 '방가방가'를 뒤늦게 보았다. 사무직이란 사무직은 죄다 거절 당한 한 한국인이 외국인 노동자로 위장 취업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 그들과 울고 웃고 부대끼는 삶의 서사를 다뤘다. 예상치 못한 반전, 현실에 대한 풍자와 조소, 등장인물들의 개그(특히 주인공 김인권과 친구 역 김정태의 슬랩스틱이 압권)가 돋보이는 블랙코미디이다. 블랙코미디의 장점은 우리가 세상의 여러 모습과 날카롭게 마주하면서도 삶의 태도로서의 웃음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비판과 웃음의 결합, 뭐, 그게 풍자의 사전적 의미이긴 하지만.
인물들이 좌충우돌하면서 엮어가는 이야기는 '외국인 노래 장기자랑'에서 절정을 이룬다. 나는 이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다. 그리고 영화를 만든 이들의 관점이 가장 선명하게 전달되는 부분이라 생각했다. 노래 경연대회에서 장미, 라자, 알리, 마이클, 찰리는 준비한 한국 노래 '찬찬찬'이 아니라 알리의 고향의 노래를 부른다. 외국인들이 부른 살짝 어색한 한국 노래들 사이로 뜻밖의 낯선 선율이 울려퍼질 때, 이상한 감동이 있었다. 그들이 그들 자신의 노래를, 그들의 혼을 담아 부른 데서 오는 감동.
우리는 그 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았구나 했다. 머나먼 타국에 비록 돈벌러 왔지만, 그들은 그들 자신의 노래를 부를 권리가 있었다. 한 인간으로서 소리쳐 외칠 권리도 물론. 경연대회를 한다면, 한국 노래를 부르는 경연대회가 아니라 그들 고향의 노래를 부르는 경연대회여야 할 것 같았다. 우리 내면을 적셔주는 노래도 그런 노래일 것이다. 타자의 소리에 마음을 닫고 타자마저도 자기화해버리는 것이 한국식 사랑이기에, 그들에게 그들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우리 자신을 열 수 있는 기회이면서 우리가 다르게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워가는 길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그들이 갖고 있는 그 문화적 차이와 다양성이야말로 우리 삶과 정신을 진정으로 윤택하게 해주는 원천이다.
실제로 공장에서 찍었다고 하는데, 영화의 배경이 세트장처럼 부드러운 이미지로 다가오고 인물들의 연기도 다소 매끈하게 느껴져서 잘 편집된 헐리우드 영화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스토리도 좀 말랑말랑한 감이 있고. 좀 더 거칠고 자연스러운 질감이었으면 하는 점이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겠다.
덧붙임) 찬찬찬, 유치한 노래라 생각했는데 아카펠라로는 넘 훌륭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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