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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영화, 드라마

인사이드 르윈 — 삶의 모든 환상이 사라진 자리

by 릴라~ 2014. 2. 25.

 

 

 

이렇게 정직해도 좋은 것일까. 너무 리얼해서 황당하기까지 한 영화. 그 어떤 초월도 비상도 없다. 가난한 무명음악가 르윈의 일상은 어쩜 이리도 풀리지 않나 싶을 만큼 찌질하고 궁상 맞다. 어릴 땐 청어떼의 소리를 녹음할 만큼 재치 있는 소년이었지만 지금은 추운 겨울에 코트 한 장 없이 친구 집 소파를 전전한다. 때때로 등장하는 고양이가 실소를 자아낼 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찌질한 르윈의 일상에 한편으론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론 불편했다. 이 영화가 그 어떤 환상도 공급하지 않은 채 르윈의 일상을 파고들기 때문이다. 더 나은 삶에 대한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결말이 다소 허무하기까지 한 이야기지만 그것이 우리 마음속에 허무의 감정을 남기지는 않고 오히려 둔탁한 울림을 남긴다. 그 이유는 아마도 르윈이 그 출구 없는 상황에서도 줄곧 노래를 부르고 있기 때문인 듯했다. 그리 대단하지도 명성을 끌지도 못할 포크송이지만, 자신의 성질을 다스리지 못해 타인과 자주 충돌하지만, 그는 자신이 부르고 싶은 노래를 다만 부르고 있었다. 희망 없는 삶이지만 그는 환상으로 도망가지 않고 계속 노래한다. 그는 꿈꾸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타락하지도 않는다. 다만 그 자신의 모습대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면서 영화는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 이 상황이라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라고. 그 순간 르윈의 삶은 더이상 궁상맞지 않으며 오히려 숭고해 보인다. 그리고 우리는 알게 된다. 그가 현실에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는 것을.

 

 

 

 

 

 


인사이드 르윈 (2014)

Inside Llewyn Davis 
8.3
감독
에단 코엔, 조엘 코엔
출연
오스카 아이삭, 캐리 멀리건, 저스틴 팀버레이크, 이단 필립스, 로빈 바틀렛
정보
드라마 | 미국, 프랑스 | 105 분 | 201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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