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주 여행에서는 어떤 특정한 장소의 아름다움보다는
제주가 오랫동안 품어오고 키워온 말들이 내게 선물로 다가왔다.
사라오름, 아라오름, 사려니숲길, 가시리, 곶자왈, 다랑쉬오름, 따라비오름, 쇠소깍...
제주땅 곳곳을 채우고 있는 이 정겹고 고운 이름들을 가만히 음미하면서
이 이름들을 지은 옛사람들의 마음씨도 이만큼 곱고 다정했으리란 생각을 해보고,
우리 삶의 자리가 좀 더 어여쁜 이름들로 가득차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져보았다.
육지가 잊어버리고 잃어버린 우리 옛이름들을 변방의 작은 섬이 간직하고 있음이 반갑고 신기했다.
201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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