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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철학, 심리

거짓의 사람들 / 스캇 펙

by 릴라~ 2018. 3. 27.

이명박 같은 성격 유형의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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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미워할 줄 모르는 것, 자신을 거스르지 못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가 악하다고 부르는 책임 전가 행위의 뿌리요 핵심적인 죄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런 모습은 도대체 어디서 생겨나는가? 양심 기능이 모자라서 그러는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재소자 또는 일반 사람들 중에는 양심이나 초자아가 심하게 결손된 사람들이 있긴 하다. 정신과 의사들은 그들을 정신병 환자 또는 반사회적 이상 성격자라고 부른다. 그들에겐 죄책감이 없다. 죄를 지을 뿐만 아니라 무분별하게 닥치는 대로 범행을 저지르는 것이 그들의 특징이다. (.....)

 

내가 악하다고 부르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 경우와는 다르다. 그들에겐 자신의 자아상을 완전하게 지켜야겠다는 생각만 꽉차 있어서 어떻게든 외형상의 도덕적 순결을 유지하고자 갖은 애를 다 쓴다. 이 문제에 관한 한 그들은 아주 세심한 신경을 쓴다. 사회적 규범이랄지, 이런 것들에 대해 그들은 꽤 민감하다. 바비의 부모처럼 그들은 옷도 잘 입고, 출근 시간도 잘 지키고, 세금도 잘 내는 등 겉으로 보기에는 흠잡을 데 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 같다. 

 

악한 사람들의 도덕성을 이해하는 데는 '이미지', '외형상', '겉으로 보기에는' 같은 말들이 퍽 중요하다. 그들은 선해지려는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으면서 겉으로 선해 보이려는 욕망은 불처럼 강하다. 그들의 '선함'이란 모두 가식과 위선의 수준에서의 선함일 뿐이다. 한마디로 그것은 거짓이다. 그들이 '거짓의 사람들'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실 이 거짓은 남을 속이려는 것이라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속이려는 것일 때가 훨씬 많다. p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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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의 부모는 자신들이 하는 일이라면 그 어떤 것에 대해서든 그에 걸맞는 자기 합리화가 있었다. 그것은 나에게 하는 것이기도 했겠지만 그보다는 자신들 스스로를 위한 하얀 회칠이었다. 문제는 양심의 결손이 아니라 양심을 공정하게 다루기를 거부하려는 태도다. 우리는 자신으로부터 숨으려 할 때 악하게 된다. 악의 사악성은 직접 드러나게 자행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은폐 과정의 하나로서 간접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악은 죄책감의 결손에서가 아니라 그것을 회피하려는 시도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악 자체보다는 그 악의 위장된 모습을 그대로 보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거짓이 감추고자 하는 악한 비행보다는 그 거짓 자체를 볼 수 있으며, 실상보다는 은폐를 보게 될 수 있다. 우리 앞에 나타나는 것은 증오를 덮고 있는 미소, 분노의 탈을 쓴 부드러운 매너, 그리고 불끈 쥔 주먹을 감싸고 있는 비단 장갑이다. 악한 사람들은 위장 전문가들인 까닭에 그들의 사악성을 꼭 꼬집어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p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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