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석1 너는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 지리산의 여름 큰 산은 하산길도 만만치 않다. 1박 2일 산행의 막바지, 지친 걸음으로 산을 내려가노라니 아직 멀었냐는 소리가 입에서 절로 나온다. 그러자 마침 동행하던 대피소 직원분이 '집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오고 싶을 텐데'라며 놀린다. 그래, 돌아가자마자 금세 보고 싶어지겠지. 그리워 몸살을 앓겠지. 대체 이 산의 무엇에 매료된 걸까. 단 한 차례도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법이 없이, 구름과 바람과 빛과 시간과 함께 흐르는 산. 볼 때마다 새롭고 변화무쌍한 산. 한없이 깊고 넓은 그 품 안에 수많은 숲과 나무와 생령들을 담고 있는 산. 그는 한 번도 자신의 전모를 보여주지 않았다.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부분은 여전히 신비에 쌓여 있고, 그래서 사람을 홀린다. 미치게 한다. 근 한 달만에 다시 찾은 지리산이었다... 2005. 7.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