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야간산행1 "고통을 즐기는 거지" - 한라산 신년 야간산행 2 한라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하얗게 쌓인 눈 때문에 칠흙같이 어둔 밤인데도 산이 밝다. 우리들 마음도 그 무엇보다 밝았다. 12월 31일 내내 폭설로 삼각봉 대피소까지만 갈 수 있다고 했는데, 밤 10시를 기해서 정상까지 등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 무엇으로도 표현할 길 없는 고요한 산속, 쌓인 눈이 그 침묵의 깊이를 더해주는 시간이었다. 눈길은 끝없이 계속되었다. 이 산행을 위해 일박 이일의 시간을 내어 공항에서 날아온 아저씨는 요즘 경기가 하도 안 좋고 힘들어서 무언가 희망을 하나 건져보려고 한라산에 왔다고 했다. 동행한 또 한 분의 할아버지는 지금 이 나이에도 정상까지 갈 수 있을지 자신을 시험해 보고도 싶고, 자녀들 잘 되라는 기원도 하려고, 산행에 나섰다고 하셨다. 이 분들께 일출을 보기 위한.. 2010. 6.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