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쎄 미술관1 가난한 화가의 방 / 파리 '06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여름, 한낮의 빠리 시가지는 내 마음에 짜증을 돋웠다. 배낭을 맨 어깨는 무거워오는데, 관광객은 거리마다 가득찼고, 9년 전 여기 처음 왔을 때의 여유로움과 고즈넉함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참, 그 때는 여름이라도 이처럼 무덥지 않았다. 지구온난화 때문일까, 요즘 유럽이 이상기온이라더니, 정말 더웠다.) 골목마다 있던 쁘띠 호텔은 죄다 사라졌고 값비싼 호텔들이 그 자리를 대신 채웠다. 태양의 기운이 한풀 꺾이고 저녁 어둠이 깔리기 시작할 무렵에야 이 도시의 아름다움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저녁 산책을 하며, 익숙한 길을 다시 걸었다. 그리고 쎄느 강을 건너 노트르담 성당 앞을 지나면서 내가 만난 건 빠리 그 자체보다는 호기심에 충만해 이 길을 걷던 9년 전의 내 모습이었다... 2006. 9.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