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난주 마리아묘1 역사를 초월한 진리는 없다 - 제주올레 11코스, 정난주 마리아묘에서 모슬봉을 내려와 길은 다시 마을과 마을, 밭과 밭 사이로 한참을 이어진다. 그 길 끝에 정난주 마리아묘가 나타났다. 십년 전쯤 제주 성지순례 때 와본 적이 있다. 그땐 사실 별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몇 시간걸은 끝에 지친 다리로 도착하니, 글귀 하나 하나가 마음에 스며든다. 그 몇 시간의 걸음이 내 귀를 열어준 것 같다. 들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할까. 그래서 순례가 필요한 걸까. 정난주 마리아는 황사영의 아내다. 그녀의 어머니는 신앙의 선조 이벽의 누이였고 정약용 형제들이 그녀의 숙부였다. 신유박해 때 남편 황사영이 백서 사건으로 능지처참을 당하고(황사영 백서의 내용이 과연 정당한가는 또 다른 문제일 것이다) 1801년 정 마리아는 두 살 난 어린 아들과 함께 귀양길에 오른다. 그녀는 제주도에, 아.. 2010. 1.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