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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이야기/남아공

케이프타운 8. 아파르트헤이트의 기억, 디스트릭트 식스 뮤지엄

by 릴라~ 2019. 7. 19.

케이프타운에서 관광객이 제일 북적이는 곳은 바닷가에 있는 워터프론트. 거기엔 나란히 서 있는 네 사람의 동상이 있다. 남아공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이다. 1960년 알버트 루툴리, 1984년 데스몬드 투투 주교, 1993년 클레르크 대통령과 넬슨 만델라.

노벨평화상을 네 명이나 받았다는 것은 그간 이 사회가 얼마나 평화롭지 못했던가를 반증한다. 보어인이 주축이 된 남아공의 국민당은 1948년에 정권을 잡자 그간의 차별을 더 강화한 유명한 인종분리 정책, 아파르트헤이트를 밀고나간다. 흑인에게 투표권이 없음은 물론, 인구의 10퍼센트밖에 되지 않는 백인들이 남아공의 좋은 땅을 다 차지하고 인구의 대다수인 흑인과 유색인에겐 아주 제한된 구역에서의 거주만 허락되었다.

도심에 있는 디스트릭트 식스 뮤지엄은 그 시대의 기억을 보존하고 있다. 도심엔 노동력이 필요했기에 백인들은 일부 흑인들이 시내에 사는 걸 처음엔 눈감아주었다. 하지만 케이프타운의 가장 노른자위 땅을 흑인에게 내줄 수 없었고 1966년 어느 날 이 거리에 살던 주민들은 가방 하나만 들고 모두 쫒겨난다. 그 지역이 디스트릭트 식스다.

박물관 바닥엔 그때 사라진 마을의 지도가, 중앙엔 사라진 거리들의 이름이 걸린 탑이 있다. 누군가에겐 잊을 수 없는 애틋한 이름들이다. 불도저로 그 많은 사람들의 삶과 추억을 하루아침에 밀어버린 사진 앞에서 먹먹해하다 ‘europeans only’라고 쓰인 당시 벤치를 보고 충격 받았다. 아니 대체 유러피언이 뭐 길래!!!

 

*20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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