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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소설, 시

토지 4권, 용정촌의 삶과 서희와 길상의 사랑

by 릴라~ 2022. 1. 10.

4권은 용정촌에 이주한 평사리 사람들의 생활상이 자세히 그려져 있다. 새로운 인물들도 많이 등장하는데 교육운동을 하는 송장환, 줏대 없는 인물 윤이병, 그리고 평사리를 도망치듯 떠난 뒤 용정촌에 모습을 드러낸 김두수, 월선의 삼촌 공노인 등이다. 김두수는 일본의 첩자 노릇을 하며 주변 사람들을 자기 이익을 위한 먹잇감으로만 삼는 간악한 캐릭터의 대표격이다.  

 

뭐니뭐니해도 4권을 끌어가는 중심 이야기는 서희와 길상의 애증이다. 서희보다는 길상의 심리 상태가 더 섬세하고 설득력 있게 묘사된다. 평생을 모셔왔던, 수천 수만 번도 얼굴을 더 봤던 애기씨, 그러나 그 둘 사이에 늘 있었던 보이지 않는 벽. 신분 차이라기보다는 오랜 시간 그렇게 일정한 거리를 둔 그들 사이의 거리가 일순간에 허물어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감정을 편안히 풀어놓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 서러움은 서희 집안의 종노릇을 했던 길상 쪽이 한층 깊을 수밖에 없는데 그래서 길상은 아이가 딸린 과부 옥이네에게 마음을 주기도 한다. 어쩌면 자신이 옥이네를 만난다는 소문이 서희에게 닿기를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길상의 사랑은 어떤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작가는 5권에서 이 둘이 탄 마차를 전복시키며 끝없는 평생선을 달리던 이들의 사랑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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