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이 하나밖에 없다고 수근거리는 제자들, 왜 그렇게 완고하냐며 걱정하지 말라는 예수님.
사실 양쪽이 다 이해 간다. 제자들은 빵이 하나뿐이니 걱정이 되고, 예수님 입장에선 하느님의 일은 하느님의 방식대로 이루어질 텐데 왜 그런 걱정을 하느냐고 답답해했을 법도 하고.
제자들의 태도는 일상에서 우리 모습 같다. 우린 자기한테 뭐가 결핍되었는지는 매우 민감하게 느낀다. 하지만 하느님이 뭘 채워주셨는지는 잘 안 보인다. 없는 것은 확실히 셀 수 있는데 주신 것은 뭘 주셨는지 상당히 애매모호하다. 하지만 잘 안 보이는 그 부분에 인생의 비밀이 있다. 삶의 가장 큰 희열도 어쩌면 거기 숨어있을지도.
예수님의 말씀에 귀기울여본다. 예수님은 부족하다는 생각을 버리라 하신다. 제자들이 가진 빵은 다섯 개였지만 사천 명이 나누어먹고도 남았다고.
예수님은 거듭 빵 다섯 개로 충분하다 하신다. 우리가 가진 걸로도 충분하다고. 뭐가 더 없어도 된다고. 그걸로도 하느님은 하실 일을 다 한다고. 엄청 위로 받았다.
300x25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