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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시와 음악

[시] 최승자, “안부”

by 릴라~ 2022. 12. 24.

대학 때 넘 좋아한 시인이라
우연히 인터넷의 바다를 헤매다가
최승자 시인의 시를 발견하면 늘 반갑다.
 
젊은 날의 고독과 어떤 알 수 없는 허무감,
특히 사랑이 끝난 뒤의 절절한 허공, 마음의 텅 빈 허공을
절묘하게 포착했던 시인. 
20대 때 느낀 그 허무감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무언가를 시작하지도 않은 나이인데..
 
아마도 그때는 아직 살지 않은 날들이 많아서
그 거대한 시간이 허공으로 느껴졌던 것일까. 
그 시간이 어떤 모습일지 잘 알지 못해서 포착할 수 없어서
그래서 내 앞에 놓인 그 긴 시간이,
내가 알 수 없는 삶의 모습이
허공의 모습으로 내게 다가왔던 것일까..
 
지금은 허공을 느끼지 않는 이유는
내 앞에 남은 시간이 그때보다 훨씬 짧아서인 것일까.  
그 한없이 막막했던,
내 앞의 허공이 그리워지는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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